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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바로알기

만천명월(萬川明月) (조선일보 2009.02.13) ▲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조선시대 임금은 자기 스스로를 어떤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을까? 군왕의 자리는 어떤 자리인가? 정조는 심환지(沈煥之)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호를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이라고 했다. '수많은 냇물을 비추는 밝은 달과 같은 존재'로 스스로를 규정한 것이다. 정조는 군왕인 자기 자신을 밝은 달로 생각하였음이 드러난다. 명월(明月)은 군왕의 상징이었다. '만천명월'과 비슷한 맥락의 표현이 월인천강(月印千江)이다. '달의 빛이 일천 강에 비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달은 부처를 상징하기도 하고, 임금을 상징하기도 한다. 달은 하나이지만 만천(萬川)과 천강(千江)에 두루 비친다. 달은 밤에 보면 물에 비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한자문화권에서는 해보다 달.. 더보기
정조 비밀어찰 1책 더 발견 (조선일보 2009.02.12) 국립중앙박물관 2003년 구입정조가 심환지(沈煥之)에게 보낸 비밀어찰 1책 분량이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에 소장 중인 것으로 12일 공식 확인됐다. 최광식 관장은 “1책 분량의 정조 어찰을 우리가 소장 중이며, 그것이 심환지에게 보낸 어찰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에 수록된 편지의 정확한 분량이나 성격 등에 대해서는 현재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은 지난 9일 정조어찰 299통 5책 분량을 발굴했다고 공개하면서, “원래 이 어찰들은 6책 분량이었지만, 나머지 1책은 국립박물관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적이 있다. 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정조 비밀어찰 1책은 지난 2003년 매입 형식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 관장은 “우리가 소장한 정조 어찰은 탈초(脫草)와.. 더보기
`그댄 어디 갔기에 날 까맣게 잊었는가` (조선일보 2009.02.11) 채제공 죽으니 안개속에 앉아 있는 듯" 正祖의 비밀편지에 드러난 인간미"헤어진 뒤로 어느덧 달이 세번 바뀌고 50일이 지났는데, 그리운 마음에 잊지 못하고 있다. 요사이 강가에 거처하면서 잘 지내고 있는가? 나는 일을 보느라 바빠 잠깐의 틈도 내기 어렵다. 닭 우는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가 오시(午時·오전 11시~오후 1시)가 지나서야 비로소 밥을 먹으니, 피로하고 노둔해진 정력이 갈수록 소모될 뿐이다." 정조(正祖·1752~1800)가 1797년 10월 7일 노론 벽파(僻派) 영수 심환지(沈煥之·1730~1802)에게 절절한 마음을 담아 보낸 편지다. 자신과 대립각을 세운 정적(政敵)을 '요리'하기 위해 보냈다고 하더라도 꽤나 감상적이다. 정조는 당시 예조판서였던 심환지를 우의정에 임명하기 위해 금강산.. 더보기
정조 독살설 (조선일보 2009.02.11) 필자가 정조 독살설을 추적하기 위해 오랫동안 사료를 섭렵하면서 가장 이해가 가지 않았던 대목은 심환지를 내의원(內醫院) 제조로 그냥 둔 부분이었다. '정조실록'에는 정조의 와병 사실이 재위 24년(1800) 6월 14일 처음 등장한다. 그날 정조는 예전에 심환지에게 보낸 서신에서 '호로자식'이라고 욕한 내의원 제조 서용보(徐龍輔)를 불러 진찰을 받는다. 그런데 다음날 서용보를 교체해 그에게 치료를 맡길 수 없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나 심환지는 계속 내의원 제조로 근무시켰다. 이번에 공개된 서신은 그 의문을 상당 부분 풀어주었다. 정조가 사망 13일 전 심환지에게 와병 사실을 알린 것이 그가 정조의 의문사에 아무 관련이 없다는 근거라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 타당성이 떨어진다. 오히려 그간 알려졌던 것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