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색뉴스/세기의 사건사고

유럽 항공대란 사흘째…9.11 이후 최악 (연합뉴스 2010.04.17)

유럽 항공대란 사흘째…9.11 이후 최악(종합2보)
아이슬란드 화산재 구름 (AFP=연합뉴스)

공항 폐쇄ㆍ항공편 취소, 기차.버스는 북새통
항공편 중부ㆍ북부유럽 불가, 남부 일부만 가능
"향후 24시간 항공대란 계속…4∼5일간 화산재 바람 불 수도"

유럽의 항공대란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화산재가 대기를 타고 퍼지면서 지난 15일 영국부터 시작된 항공기 운항 금지 조치가 17일에도 유럽 대부분의 주요 공항에서 이어졌다.

9.11 테러 이후 최악의 항공대란으로 피해액이 수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항공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유럽의 항공기 운항을 담당하는 유로컨트롤은 향후 24시간 동안 화산재 확산에 따른 항공 대란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4∼5일간 유럽 상공에 화산재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상학자들의 전망이 나오면서 항공 대란이 내주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텅 빈 영국 런던의 히드로 공항 터미널 (AP=연합뉴스)

현재 비행기 운항이 전면 금지된 곳은 벨기에,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독일, 헝가리, 아일랜드, 라트비아, 네덜란드, 슬로바키아, 스위스, 우크라이나, 영국, 스웨덴 등 주로 북부와 중부 유럽이다.

부분적으로 운항이 통제되고 있는 곳은 오스트리아, 프랑스, 이탈리아, 리투아니아, 노르웨이, 폴란드, 세르비아 등이다. 스페인과 발칸 남부, 이탈리아 남부, 불가리아, 그리스, 터키에서는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상태다.

유럽 전체적으로 17일 2만2천여편 가운데 1만6천편의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세계 최대 항공사인 델타항공은 미국-유럽 간 75개 항공편을 결항하는 등 유럽과 북미를 잇는 전체 노선도 절반가량 축소됐다.

유럽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인 영국 히스로 공항과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은 17일에도 항공기 운항이 전면 금지됐으며,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은 이날 정오까지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된 상태다.

항공편을 구하지 못한 여행객들은 기차와 버스, 여객선 등 대체 교통편을 찾느라 분주했다.

미국 국방부도 전장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다친 부상자들을 옮기는 항공기를 포함해 많은 비행편의 노선을 재조정했다.

영국 민간항공국(CAA) 대변인은 "유럽은 9.11테러 이후 항공 여행에 있어 최악 의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1년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9.11테러 때에는 미국 영공이 3일간 폐쇄되고 대서양을 횡단하는 유럽 항공사 노선의 운항이 전면 금지된 바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번 사태로 하루 2억달러의 손실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화산재 여파가 수주 동안 계속되지 않는다면 유럽의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비롯해 경기회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화산 분출이 이어질 경우 향후 6개월간 항공 운항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 항공사들의 재정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우려는 유럽주식 시장에서 항공사들의 주가하락으로 이어졌다.

유럽의 주요 증시는 16일 강보합세를 유지했지만 루프트한자와 브리티시 에어웨이즈, 에어 베를린, 에어 프랑스-KLM, 라이언에어의 주가는 1.4∼3%가량 하락했다.

항공대란의 근원지인 아이슬란드의 경우 화산 폭발이 줄고 있지만 용암과 함께 화산재가 여전히 뿜어져 나오고 있다.

유로컨트롤은 이런 화산재가 유럽 동부 및 남동부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슬란드 대학의 지질학자인 마그누스 투미 구드문드손은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이 상공 8.5㎞ 높이까지 화산재를 분출하고 있다며 유럽의 항공 대란을 초래한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의 활동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ofcourse@yna.co.kr

텅 빈 영국 런던의 히드로 공항 터미널 (AP=연합뉴스)

"아이슬란드 폭발 화산 활동 증가"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의 흔적들
16일(현지시각)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120km가량 떨어진 강 하류에 화산 폭발로 깨진 빙하 조각이 떠내려와 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지난 14일 에이야프얄라요쿨 빙하 밑에 있는 화산이 폭발해 화산재가 대기를 뒤덮으면서 항공기 운항이 대거 중단됐다.

빙하만나 식으며 화산재 생성.. 항공대란 길어질 수도

유럽의 항공 대란을 초래한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의 활동이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이슬란드 대학의 지질학자인 마그누스 투미 구드문드손은 17일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이 상공 8.5㎞ 높이까지 화산재를 분출하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구드문드손은 화산재가 바람에 밀려나면서 이날부터는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상공에서 화산 활동을 정확하게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화산 폭발로 녹아내린 빙하의 양을 측정하면 화산재가 얼마나 더 분출될지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산재는 마그마가 차가운 빙하와 만나 식으면서 생성되기 때문에 빙하가 많이 남아있으면 그만큼 화산재가 더 내뿜어져 항공대란이 길어질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이슬란드 '화산대란' 수개월 이어질 듯>

몰려오는 화산재
( 아이슬란드 남쪽 에이야프얄라요쿨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로 14일 화산 위에 화산재가 섞인 구름대가 몰려 있다. 한 달 사이 두 번째로 일어난 폭발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해 수백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또한 화산재 구름의 확산으로 영국 등 북부 유럽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온난화로 인한 빙하 감소로 마그마 활동 활성화"

아이슬란드에서 일어난 화산 폭발로 유럽의 항공이 운항이 대거 중단돼 막대한 손실과 혼란이 빚어지는 가운데 화산활동이 수개월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각) 시작된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폭발로 유럽 각지의 주요 항공편이 2만편 이상 대거 취소되면서 사상 최악의 항공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각국의 항공편 취소로 인한 금전적 손실이 하루 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워싱턴 화산재경보센터 관계자는 최근 알류샨열도에서도 대형 화산 폭발이 있었지만 이번 폭발이 유럽 항공 운항의 길목에 영향을 미치는 아이슬란드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엄청난 피해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 국립화산연구소 관계자는 이번에 분출된 마그마의 경우 수분 없이도 화산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주변 빙하가 다 녹아 없어진 뒤에도 화산재가 계속 생성될 수 있다고 말해 운항 차질이 길어질 가능성을 나타냈다.

화산 분출이 앞으로 몇 차례 더 이어질 수 있으며,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폭발이 더 큰 화산 폭발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은 아이슬란드대학 시거런 하인스도터 연구팀이 지난 석 달간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의 활동을 분석한 결과 최근 분출이 심해졌고, 앞으로 수개월간 마그마가 빙하 바로 밑으로 흘러나오는 분출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또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의 마그마가 지하에서 주변 화산으로 이동한 뒤 수십년 동안 활동이 없었던 인근의 대형 카틀라 화산을 통해 분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구 온난화가 앞으로 수십년 동안 아이슬란드의 만년설을 녹이면서 빙하의 무게를 감소시켜 마그마를 분출시키는 등 화산 폭발을 촉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화산학자인 프레이스타인 시그문드손은 지구 온난화가 빙하 감소와 마그마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며 앞으로 수십년 동안 아이슬란드에서 화산 폭발이 잦아지거나 더 큰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8년 보고서를 통해 아이슬란드 최대의 바트나요쿨 빙하가 1890년부터 녹으면서 주변부가 연 25mm씩 상승하는 등 지형 변화를 일으켰으며, 이로 인해 지난 1세기 동안 지하에서 1.4㎦의 마그마가 생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폭발의 경우 화산을 덮고 있는 빙하가 너무 적고 가볍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와 폭발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