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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 로 필/칼 럼

특별기고- `전남슈퍼김 1호`를 아시나요 (무등일보 2010. 12.02. 00:00)

특별기고- '전남슈퍼김 1호'를 아시나요
입력시간 : 2010. 12.02. 00:00


이인곤 전남도 해양수산환경국장

우리나라 대표 반찬 중의 하나는 무엇일까?

따뜻한 쌀밥과 잘 어우러져 식욕을 돋우어 주고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것. 바로 김이다. 김은 옛 선조들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와 가장 친근한 존재다.

김은 1640년(인조 18년) 전남 광양에서 처음으로 양식됐다고 전해진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것으로 보아 신라시대부터 먹어 온 것으로 보인다. 경상도지리지·동국여지승람 등에도 김을 토산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렇듯 김은 우리 역사와 함께한 가장 오래된 해조류이며 서·남해안 양식 어업인들의 주된 소득원이었다. 김이 다른 해조류와 달리 꾸준히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고유한 풍미를 갖고 있으며, 값이 싸면서도 영양이 풍부하다.

양식 기술의 향상으로 생산량이 증가된 것도 대중화의 중요한 몫을 차지했다.

양식 기술은 1980년대에 인공채묘기술과 새로운 양식방법이 보급됐고, 1990년대 이후 외해어장을 중심으로 노출부류식이 개발되면서 시설량이 급증했다.

실제 전남도의 해조류양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김은 우리나라 전체 해조류양식 시설량 2천267건의 32.4%(735건), 6만9천58㏊의 66.3%(4만5천767㏊)를 점하고 있고, 생산량은 14만3천톤으로 64%(224천톤), 생산액은 1천417억원으로 73%(1천943억원)나 된다.

그러나 김 품종 중 가장 많이 양식하고 있는 방사무늬김(일반김)의 경우 종자인 유리사상체가 일본으로부터 30∼35%가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2012년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제도 시행 이후 로열티 지급에 대한 부담이 커져가고 있다. 신품종 개발이 시급한 이유다.

우리나라는 각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품종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특히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해조류바이오연구센터에서는 UPOV에 대비해 해조류 품종보호제도 기반연구(2008∼2017년)를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김양식 어업인들의 마음을 충족시킬만한 실용품종은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남도 수산기술사업소 해남지소에서 개발한 '전남슈퍼김 1호'는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김 양식의 혁명을 가져 올 수 있는 이 새로운 품종의 개발은 UPOV 시행에 맞춰 외국 품종 도입에 따른 로열티를 절감하고, 기후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김 신품종 개발이 시급한 과제임을 인식하면서 시작됐다.

1차년도 시험양식 결과, 일반김에 비해 성장도, 색택 등에서 월등한 차이를 보여 이것에 고유한 명칭을 부여하고, 무분별한 명칭 사용을 막기 위해 올 3월 해남에서 전남도지사를 비롯한 양식어업인 330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 신품종 명명식을 개최했다. 그리고 이 행사에서 신품종 김을 '전남슈퍼김 1호'로 명명했다.

지난 9월에는 해남군 김 양식 전 어촌계 및 선도어가와 완도를 비롯한 5개 군의 시범지역에 종자를 분양하고, 본격적인 2차년도 시험양식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전남슈퍼김 1호는 채묘시 포자 방출과 부착력이 뛰어났고, 초기 성장이 우수해 45일 만에 첫 수확을 거뒀다. 이는 일반 김보다 15∼20일 정도 빠른 것이다. 물김 판매가격은 포대(60㎏)당 8만∼9만원으로 일반김 6만∼7만원 보다 30% 이상 높게 팔리고 있다.

전남슈퍼김 1호 종자 개발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2010년에 34억3천만원, 2011년에는 102억9천만원이 예상돼 김양식 어업인의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품종 전남슈퍼김 1호는 조기산 돌김 생산종료 이후 일반김이 생산되기까지의 약 40∼50일간의 공백기에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업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또 갯병에 강해 안정적인 김 생산을 도모할 수 있어 양식어업인 소득향상과 김양식 산업전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UPOV의 위기를 넘고, 더 좋은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국내의 제한된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국제 경쟁력을 가진 품종의 개발도 필요하다.

이제는 지금까지 먹거리 단계에 머물렀던 김의 가치를 기능성 식품, 의약용, 바이오에너지의 원료 등으로 한 차원 끌어올려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연구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