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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 로 필/칼 럼

은 뜯기, 달러 뜯기(한겨레 2020-05-08 06:01) [책&생각] 강명관의 고금유사1610년 명(明)은 조선에 염등(冉登)을 사신으로 보냈다. 세자 책봉을 허가해 달라는 조선의 요청에 대한 응답이었다. 조선 왕이 자신의 후계자로 누구를 세우건 중국이 가타부타 할 문제가 아니지만,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터이다. 세자 책봉 조서(詔書)를 가지고 온 염등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다. 사실 사신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부터 광해군과 조정의 관료들은 좌불안석이었다. 염등이 뜯어갈 은(銀)을 마련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염등이 임진강 앞에 이르렀을 때 작년에 놓았던 부교(浮橋)가 빗물에 떠내려가고 없었다. 염등은 화를 내며 은 1천 냥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황해도에서 어찌어찌 마련해서 300냥을 주기로 했다. 이것이 시작이었다. 닷새 뒤인.. 더보기
장자가 화를 낸 까닭 (강원도민일보 2010.06.29) 장자가 화를 낸 까닭 장자(莊子)는 중국 전국시대 제자백가(諸子百家) 중 도가(道家)의 대표적 사상가이다. 장자는 도(道)를 천지만물의 기본원리라 여겼다. “도는 어떤 대상을 욕구하거나 사유하지 않으며(無爲), 스스로 자기존재를 성립시키며 저절로 움직인다(自然)”는 일종의 범신론(汎神論)인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주장했다. 이같은 장자의 사상은 노자(老子)의 무위사상(無爲思想)을 계승하는 것이다. 한 때 초(楚)나라의 위왕(威王)이 재상으로 삼으려 했으나 장자는 이를 사양하고 평생 벼슬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현세와의 타협을 철저히 배제하고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다. 이렇듯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움을 즐겼던 사람이었지만 장자도 크게 화를 낸 적이 있었다. 집에 식량이 떨어진 장자가 지방장관격인 감하후.. 더보기
[삶의 향기] 한국 정치엔 유머가 없다 (중앙일보 2012.12.18 00:44) [삶의 향기] 한국 정치엔 유머가 없다 조화유 재미 칼럼니스트·소설가 지지율 1% 내외의 여성 후보가 잘못 만들어진 공직선거법 때문에 대선 후보 TV토론에 끼어들어 지지율 50%에 육박하는 여성 후보에게 “나는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습니다. 반드시 떨어뜨리고 말겠습니다”라며 오만불손하게 대드는 장면을 보고 정말 놀랐다. 한국 정치판이 어쩌다 이 정도로 살벌해졌는지 모르겠다. 지난달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이 투표일을 10여 일 앞두고 NBC TV 심야 토크 쇼에 출연했을 때 진행자인 커미디언 제일 레노는 그에게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부동산 재벌 다널드 트럼프가 오바마의 대학입학지원서와 성적표, 그리고 여권발급신청서를 공개하면 오바마가 지정하는 자선단체에 5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제안.. 더보기
[특별기고]갯벌천일염은 '전남 스타일' (광남일보 2012.09.27 12:01) [특별기고]갯벌천일염은 '전남 스타일' 이인곤 전남도 해양수산국장 최근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가수가 세계대중문화의 한 축을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절로 어깨가 펴지는 부분이다. 그러면서 "그 노래가 왜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인기가 있는 것일까?"라는 물음도 가져본다. 단순하게 답을 내려 봤다. '강남 스타일'은 단순한 노래뿐만 아니라 춤이 함께 어울려 하나의 트랜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쉽고, 단순하다. 그래서 누구나 "한 번 따라해 볼까?" 라는 동기부여를 준다. 그것이 재미가 되고 그룹화되면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모든 사람들에게까지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 2012 소금박람회가 지난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4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