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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 로 필/칼 럼

[뷰앤비전]`영산강 살리기`는 시대적 소명 (광남일보 2010-07-20 17:27)

[뷰앤비전]'영산강 살리기'는 시대적 소명

광남일보 | 기사전송 2010-07-20 17:27

이인곤 전남도 해양수산환경국장


요즘 남도의 젖줄인 영산강 개발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남도의 젖줄인 영산강은 총연장 길이 115.5㎞. 유역면적 3371 ㎢로 담양군 용면 용추봉(龍湫峰)에서 발원하여 담양 ㆍ광주 ㆍ나주 ㆍ영암 등지를 지나 영산강 하굿둑을 통하여 황해로 흘러든다. 남서로 유유히 흐르면서 광주천(11.8㎞) ㆍ황룡강(45㎞) ㆍ지석천(34.5㎞) ㆍ고막원천(21.4㎞) ㆍ함평천(15㎞) 등의 지류와 합류한다.

예전의 강 포구 주변엔 각종 물고기며 패류, 낙지 등 수많은 어패류가 서식하여 그 명성 또한 널리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목포 세발낙지, 영산포 흑산홍어 등 각 포구마다 지역 특성에 따라 개발된 음식들이 이젠 옛 추억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1981년 12월에 영산강 하구둑이 축조되어 바닷물의 유입이 단절되면서 영산강은 우리에게 매년 반복되던 침수와 범람을 막고 농업용수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순기능적으로 산업적 이용가치의 변화를 가져왔으나 강 본연의 생태 환경적으로는 큰 변화를 가져 왔다.

바다와 단절된 지 30여년이 지난 지금 남도민의 젖줄이자 강 줄기 따라 넓게 펼쳐진 나주평야 등 기름진 옥토로 우리들의 양식창고 역할을 하던 영산강은 우리 인류가 수렵행위의 유목민 생활에서 벗어나 농경생활을 시작하던 때부터 우리 선조들에게 풍부한 양식을 제공하는 터전이었다.

그 옛날 농경 생활에서부터 시작하여 산업시대 이전까지는 풍부한 물산, 즉 농업과 수산업이 번성하였던 시절이 불과 30여 년 전의 일이었다.

그러나 산업시대 이후 광주권역의 급속한 도시화와 영산강 하구둑의 축조와 상류에 장성댐 등 4개의 댐을 막아 건천화가 가속화된 가운데 우리의 젖줄인 영산강의 오염은 날로 심화되어 현재 5급수 이하로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오염된 영산강을 다시 살리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소명이다.

그러나 몇몇 시민단체에서는 영산강 살리기를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영산강 살리기는 영산강을 죽이는 게 아니라 죽어가는 영산강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그래야 후손들에게 부끄러움 없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도인의 젖줄이자 식량창고 역할을 했던 영산강이 살아야 전남이 살 수 있다는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즉 영산강의 물로 농업을 일구어 풍부한 식량을 제공하였고, 그 물이 서해로 흘러들어 바다에 필요한 영양염류를 제공하고 황금어장을 이루어 지금도 우리들의 식탁에서 즐겨 찾는 갈치ㆍ조기ㆍ병어ㆍ민어 등 풍부한 수산물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영산강에서 공급된 모래 등으로 만들어진 서해 갯벌지대는 각종 어패류의 산란, 서식장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해안 모래사장은 훌륭한 해변경관을 형성하여 우리에게 휴식처로서 안락한 해변을 제공하고 있기도 한다.

호남지역은 예로부터 각종 물산이 풍부하고 넘쳐나 우리나라 최고의 음식문화가 발전하게 되었다. 그래서 남도 음식문화가 전국적으로 알려져 이제는 지역의 맛깔스러운 음식 맛은 하나의 관광 상품이 됐고, 남도 음식맛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우리들 중에 이러한 풍부한 물산과 음식맛을 제공해 주는 영산강이 죽어 가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이 시대에 소명의식을 갖고 영산강 살리기에 앞장서야 한다.

영산강이 예전의 깨끗한 모습을 되찾았을 때 우리 지역에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다. 사람이 모여들면 비즈니스가 성립하고 전남이 번성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영산강이 살아야 전남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