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und the World] 카사노바 육필 일기 원본 공개한다
입력 : 2010.02.20 03:03
- ▲ 카사노바의 초상화.
佛국립도서관, 110억원에 매입
바람둥이의 대명사, 카사노바(1725~1798년)가 여성 편력 모험담을 생생하게 기록한 육필 일기가 조만간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17일 독일의 소장가로부터 카사노바의 육필 일기를 700만유로(한화 110억원)를 주고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측은 총 37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일기의 원본을 수개월 내에 가감 없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국제 순회 전시회를 통해 다른 나라 시민에게도 카사노바 일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도서관측은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한 독지가의 지원을 받아 구입자금을 마련했으며, 1821년 이 일기를 입수, 가보로 간직해 온 독일의 출판인 가문 후손과 2년 반에 걸친 협상 끝에 어렵사리 일기를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 ▲ 프랑스 문화부가 18일 공개한 그의 일기 원본./AP 연합뉴스
카사노바는 본명이 지아코모 지로라모 카사노바로, 이탈리아 베네치아 출신이지만 일기는 프랑스어로 쓰여 있다. 카사노바는 11세 때 집 관리인 여동생과 첫 성관계를 맺었고, 성인이 된 다음 변호사·바이올리니스트·군인·직업도박꾼 등으로 유럽 전역을 누비고 돌아다니면서 총 122명의 여성과 깊은 관계를 가졌다. 카사노바는 이런 여성 편력 내용을 자신의 일기에 상세히 담았다.
이 때문에 카사노바의 친필 일기는 금서 목록에 올려져 출판이 원천봉쇄되거나 어렵사리 출판 허가를 받아도 수많은 가위질을 당해야 했다.
브루노 라신 프랑스 국립도서관장은 "지금까지 전 세계를 통틀어 500여종의 카사노바 일기가 출판됐지만, 종교적·정치적 이유로 행해진 엄격한 검열 탓에 내용이 부실하거나 위작(僞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원본에 담긴 내용은 (카사노바의) 명성만큼이나 에로틱하고 오늘날 기준으로 봐도 쇼킹한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카사노바는 바람둥이로만 알려져 있지만, 프랑스 혁명 전후 당대 최고 지식인 장 자크 루소·볼테르 등과 교류한 지식인이었다. 라신 프랑스 국립도서관장은 "카사노바는 당대 사회상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관찰, 기록한 진정한 유럽인"이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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