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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뉴스/세기의 사건사고

예수가 부활 뒤 인도에서 여생 보내? (조선닷컴 2010.03.28 21:42)

예수가 부활 뒤 인도에서 여생 보내? 예수무덤 관광 명소

입력 : 2010.03.28 20:50 / 수정 : 2010.03.28 21:42

예수가 여생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인도 카슈미르의 건물 /영국 BBC 방송
28일부터 시작하는 한 주간은 기독교에선 고난 주간. 기독교에선 다음달 2일 금요일을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날로, 4일인 일요일을 ‘부활절’로 기린다.

그런데, 인도에서는 예수가 부활한 뒤 여생을 보낸 곳이라며, 인도 카슈미르주(州)의 주도 스리나가르에 있는 ‘예수의 무덤’이라는 곳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27일 보도했다. 부활한 예수가 이곳에서 ‘여생’을 보냈다고 믿는 이들에게 한번쯤 꼭 들러야 할 ‘성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로자발(Rozabal) 무덤’으로 불리는 이곳은 스리나가르 중심가의 골목 속에 있는 오래된 건물이다. 무장 세력들이 인근에서 몇 차례 교전을 하기도 했지만 최근 치안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2년쯤 전만 해도 택시기사가 몇번씩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서나 갈 수 있을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오히려 이 건물의 문이 닫혔다고 한다. ‘예수의 무덤’ 일부를 훼손해 기념품으로 챙겨가려는 사람들이 있어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이곳이 관광객들에게 한번쯤 들러야 할 곳이 된 것은 유명한 여행안내서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에 소개되면서부터. BBC는 “지친 모습의 호주 관광객들이 론리플래닛을 들고 와 무덤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며 “무덤이 폐쇄돼 있다는 사실에 크게 실망하는 모습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절충주의적 기독교인, 온건한 이슬람교도, ‘다빈치 코드’의 열성팬들이 주(主)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기독교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후손이 묻힌 무덤을 찾아가는 내용을 다룬 소설 ‘다빈치 코드’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로자발이 ‘예수의 무덤’으로 알려지게 된 이유의 하나는 다름아닌 ‘장삿속’이다. 주변의 상인들은 관광객들이 몰려들면 수입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로자발의 경비원은 50개 정도의 영어 단어를 구사할 수 있고, 관광객들에게 기념품으로 팔기 위해 ‘고대의 도자기 타일’도 준비해놓고 있다. 그는 “예수는 서기 80년에 있었던 불교도들의 모임에 참석했다”고 말하며 ‘예수가 앉았던 자리’를 가리켜 보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예수가 인도에 살았다는 이야기는 불교와 기독교의 공통점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19세기 역사학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주제다. 또 예수의 기원을 인도에서 찾으려는 일부 기독교인들에 의해 이런 이야기가 등장했을 수도 있다.

BBC는 예수가 12세부터 30세가 될 때까지의 시기를 복음서에 등장하지 않는 ‘사라진 시기(the missing years)’로 보는 견해를 소개하며, “이 시기에 예수가 인도에 와서 불교 사상을 체득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독교 교파 ‘승리의 세계 교회(Church Universal and Triumphant)’ 등은 예수가 인도에서 죽지는 않았지만, 카슈미르에 살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예수를 (무하마드에 이어) 둘째 가는 예언자로 보는 이슬람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아메디야(Ahmeddiya) 교파 등이 로자발에 예수의 무덤이 있다는 주장을 수용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