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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뉴스/세기의 사건사고

멕시코만 기름유출 책임 공방 가열 (연합뉴스 2010-05-04 10:32)

멕시코만 기름유출 책임 공방 가열
BP "사고 아닌 방제 책임만 인정"
美의회, 석유회사 손배책임 상향 추진
경제 전문가 "원유유출로 美 경제 더블딥 우려"

미국 멕시코만 석유시추시설 폭발에 따른 원유 유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추시설 소유주와 이를 임대한 영국 석유회사 BP 사이에 책임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BP는 이번 원유유출에 따른 방제작업에 대한 모든 책임을 인정하지만 석유시추시설의 폭발 사고에 대한 책임은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BP는 지난달 20일 갑작스러운 폭발 사고로 침몰한 석유시추시설 `딥 워터 호라이즌'은 BP가 트랜스오션사(社)로부터 임대해 사용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BP의 토니 헤이워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사고에 대한 책임이 아니라 유출된 원유와 그에 대한 대처와 방제작업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하루 최대 20만갤런(약 75만7천ℓ)의 원유가 바다로 쏟아져 나와 푸에르토리코의 전체 면적과 맞먹는 규모의 해상이 기름띠로 오염된 상태며 BP와 트랜스오션 모두 대규모 소송에 직면할 위기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BP가 미 멕시코만 연안 어부들을 방제작업에 투입시키기 위해 고용 계약을 체결하면서 회사를 상대로 기름유출과 관련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사실이 드러나 비난이 일고 있다.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은 "현재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당장 중단돼야 할 일"이라며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ABC뉴스 인터넷판이 이날 보도했다.

나폴리타노 장관은 "그들은 연방정부가 투입한 비용과 각 주, 특히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개인과 지역사회의 피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헤이워드 CEO는 "그것은 초기의 잘못된 조치였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사용돼 온 계약서를 이용했던 것이고 이후 그러한 내용을 삭제했다"며 이미 계약서에 서명한 경우 무효화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방제 작업과 피해 보상에 이르는 모든 비용에 대한 책임을 BP가 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미 연방법에 따르면 BP의 손해배상 책임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1989년 엑손 발데즈호 기름 유출 사고 직후 통과된 연방법에 따르면 BP는 방제 작업에 따른 모든 비용을 책임져야 하지만 다른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은 7천500만달러로 제한된다.

그러나 이번 사고의 규모로 볼 때 멕시코만 연안 주들의 피해는 이 액수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로버트 메넨데즈 뉴저지 상원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일부 상원의원들은 원유유출 사고에 따른 경제적 피해에 대한 석유회사의 손해배상 한도를 100억달러로 상향하는 내용의 법안을 이날 의회에 제출했다.

한편 사고로 멕시코만 연안 습지대가 심각하게 오염되면서 이 일대 생태계가 회복되기까지 수년 또는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는 환경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투자회사 컴버랜드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코토크 회장은 이번 원유유출 사고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던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사고로 보험사들과 재보험사들이 직접적으로 입게될 손실액은 모두 10억~1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날 보도했다.

보험업계는 이번 사태 이후 기업들의 보험료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에너지 관련 업체들의 재보험료가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