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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인물열전

요즘 조폭, 고교생 모집하러 人事담당자까지? (연합뉴스 2010.03.20 20:25)

요즘 조폭, 고교생 모집하러 人事담당자까지?

입력 : 2010.03.20 03:39 / 수정 : 2010.03.20 20:25

어린 청소년을 꾀어 조직원으로 가입시키고 유흥주점 등을 무대로 폭력을 행사해온 경기 북부 폭력조직 4개파 조직원 8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파주스포츠파 조직원들은 하나같이 몸에 문신을 그려넣었 다. 그 조직은 멋모르고 발을 들여놓은 어린 학생들의 마음에 문신처럼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겼다. / 외부제공
경기도 고양경찰서에 붙잡힌 '파주 스포츠파(派)' 조직원은 모두 26명이다. 이 가운데 두목 김모(40)씨 등 12명은 구속됐고 행동대원 김모(22)씨 등 조직원 14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그런데 파주 스포츠파 조직원이면서도 입건되지 않은 10여명이 있다. 바로 고교 재학생 혹은 중·고교 중퇴생들이었다. 경찰이 이들을 풀어준 것은 '가해자'라기보다 '피해자'로 봤기 때문이다.

파주 스포츠파가 고교생을 조직원으로 가입시킨 것을 보면 2008년 개봉 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 1-1'의 내용과 흡사하다. 영화에는 고교생들이 조폭에 가입해 살인을 저지른 뒤 탈퇴하려다 친구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아이들은 어떻게 조직에 들어갔을까. 파주 스포츠파에서 가장 어린 조직원은 20대 초반이다. 그들은 기율을 익힌다며 선배들에게 야구방망이로 구타당했다. 잔심부름까지 도맡다 보니 하루 3시간 정도밖에 잠을 잘 수 없다.

이런 이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자기 밑에 '졸개'를 두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고교 후배들에게 조직 가입을 권유했다. 중학교에선 싸움 잘하는 아이들을 '1진''2진'이라고 부른다.

고교에서는 싸움 잘한다는 아이들을 '노는 애들'이라고 부른다. 학교가 달라도 '서열'이 있으며 '노는 애들'끼리는 유대관계도 좋다고 한다. 파주스포츠파의 경우 조직원을 뽑는 '인사담당자'가 따로 있었다.

인사담당자 박모(27)씨 등 3명은 2008년 7월 청소년 40명을 모아 놓고 그 중 가장 '잘 친다(싸움을 잘한다는 말)'는 5명을 뽑아 강제로 조직에 가입시켰다. 그때의 기준은 싸움실력은 기본이고 '지연(地緣)'도 작용한다.

다른 지역출신인 경우 아무리 싸움을 잘해도 조직에 가입시키지 않는다. 나중에 마찰이 생겨 조직을 떠날 경우 밖에다 밀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에 들어간다고 해서 바로 '두목'에게 '인사 올리지' 않는다.

'인턴'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인턴들은 '선배를 알아야 한다' '양아치 짓은 절대 안 된다' '전쟁(패싸움)이 나도 상체는 건드리면 안 된다' '피는 안 섞였어도 우리는 형제다', '도망치면 죽는다'는 걸 뼈저리게 배운다.

이 과정을 '처세를 가르친다'고 하는데 처세에서는 무엇보다 예의범절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맞담배 피우는 것, 자리에 먼저 앉는 것, 숟가락을 먼저 드는 것 등은 철저히 금지돼 있다.

술을 마실 때도 기본적으로 두세 번은 거절을 한 뒤 그래도 권할 경우 이빨과 입이 보이지 않게 손으로 가리고 마셔야 한다. 선배가 화장실을 갔다가 나올 때는 화장실 앞에서 물티슈를 들고 기다려야 한다.

웨이터 생활을 하다 뽑히게 되는 경우는 바로 '기왓장을 올려(승진시킨다는 표현)'준다. 웨이터가 그 주점의 부장으로 승진하는 것이다. 직위가 급상승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조직에 가입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부장이지만 '형님'들 앞에서 상체를 90도 숙여 인사하고 식탁 위의 냅킨을 예쁜 모양으로 두세 번 접어 놓고 형님들이 운영하는 불법 오락기계를 옮겨야 하는 것엔 예외가 없다.

이번에 붙잡힌 조직원들은 '선배들 앞에서 겉옷을 입지 않고 있었다' '선배들이 운영하는 주점에서 술을 빌려왔다' '형님들 구두를 제대로 닦아놓지 않았다' 등의 이유로 '줄빳다'를 맞았다고 진술했다.

신규 조직원들은 '신입빵'을 맞고 '합숙소'에서 자기도 했다. 방은 선배들이 얻어주는데 이번에 잡힌 파주스포츠파의 경우는 3명 정도가 한 집에서 생활했다. 합숙소에서는 몸집을 불리기 위해 밥과 고기를 많이 먹는다.

그 가운데 한 조직원은 가입 6개월 만에 70㎏에서 95㎏까지 몸무게가 급증했다. 어떤 조직원은 한 번에 밥 열 공기를 먹으라고 해 꾸역꾸역 먹다 토하기도 했다. 이런 생활에 염증을 느낀 몇몇은 도망치거나 가입을 거부했다.

하지만 파주 스포츠파는 이런 아이들을 가만히 놔주지 않았다. 행동대원 김모씨는 2008년 9월 28일 조직에서 나가고자 하는 당시 18살 조직원을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회칼로 이마 부위를 베어냈다.

그 부위에서는 아직도 머리가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김씨는 조직 가입을 거부하는 학생의 허벅지에 칼을 찔러 넣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경찰에서 "조직을 탈퇴하면 가족과 여자친구까지 다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했다.

고양경찰서 강력1팀 담당형사는 "이번에 잡혀온 아이들은 하나같이 '조직에 가입했던 걸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말한다"며 "조폭에 오래 있다보면 생일 케이크도 회칼로 자를 정도가 되는데 그때는 후회해도 늦는다"고 말했다.

龍 문신 늘어 조폭들이 괴롭다고?

입력 : 2010.03.27 03:02 / 수정 : 2010.03.27 16:20

일반인들, 영어문구나 동물 문신하다 요즘은 조폭 전유물인 용 문신 늘어

경찰이 공개하는 조직 폭력배 검거 자료 사진에는 특징이 있다. 사진 속 조폭들은 대개 윗도리를 벗거나 아예 사각팬티만 입고 있다. 거기엔 예외 없이 몸을 휘감은 문신(文身)이 있다. 이들은 어디서 이런 문신을 새길까?

Why?는
전주 월드컵파·범서방파 등 조폭들의 문신을 그린다는 업자를 22일 만났다. 4년째 문신을 그리고 있다는 김현태(가명·31)씨는 "'그림'을 그리다 오는 길"이라며 "다시 작업하고 있는 전주의 여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문신 시술업자를 '타투이스트(tatooist)'라 한다. 김씨는 "그냥 '그림 그린다'고 한다"고 했다. 학생 때 만화를 잘 그린 그에게 불량배들은 '볼펜으로 등에 그림 좀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한두 번 응하다 흥미를 갖게 됐다.

김씨가 작업한 문신들. 팔뚝에 그린 ‘잉어’(왼쪽)와 등에 그린 ‘용과 해골’(오른쪽). 김씨는 “‘용·해골’은 ‘용 문신만 하면 밋밋하다’고 해서 상상력을 발휘해 별 의미 없이 화려하게 그려본 것”이라 했다. 예전엔 배경그림도 ‘물살’에 그쳤는데 요즘은 흩날리는 벚꽃·단풍잎·번개·구름 등으로 다양해졌다고 한다.

당시 불량배들은 김씨에게 만화책 '불문율'에 등장하는 아카도라(あかとら·붉은 호랑이)를 그려달라고 했다. 볼펜 그림이 지워지면 "또 그려달라"며 찾아왔다. 그러다 한 친구가 미용실에서 쓰는 눈썹 문신용 기계를 구해왔다.

김씨는 이때 친구 10여명에게 문신 기계로 직접 그림을 그려줬다고 한다. 그는 지방대 애니메이션학과에 합격했지만 집안 사정으로 진학을 포기한 후 26세 때 대전의 타투숍에서 기술을 배워 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김씨는 "
일본, 미국에는 '예술을 한다'는 자부심을 가진 문신업자가 많다지만 제 주변에는 돈 때문에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요즘 타투이스트들은 대부분 인터넷사이트·타투숍에서 일반인을 모집해 시술한다.

김씨는 "알음알음 지인 소개로만 그리다 보니 고객 10명 중의 7명이 '조직 생활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등은 '한판' 기준에 120만~150만원을 받는데 작업하는 데엔 3~4일 정도가 걸린다.

A4용지 크기는 보통 3시간 걸리고 30만원을 받는다. 수트를 입은 것처럼 온몸에 하면 가격을 흥정한다. 김씨는 "많을 때는 한 달에 1300만원까지 벌어봤고 일이 없을 때는 한 달 동안 아예 놀기도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의사 아닌 사람이 시술하는 모든 문신은 대상이 일반인이건 조폭이건 불법이다. 대법원은 2001년 문신을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보건 위생상 위해가 생길 수 있는 행위"로 봤다.

따라서 김씨의 문신 시술 역시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 대상이다. 김씨는 "침대와 의자만 있으면 시술이 가능해 조폭들은 주로 여관·모텔방을 잡아놓거나 개인 집에서 하루 8시간씩 며칠에 걸쳐 그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대나무에 바늘이 수십 개 꽂힌 도구를 쓰기도 하지만 김씨는 "1초에 바늘이 120~130번 움직이는 디지털 기계로 작업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서울·부산·목포·전주 등지로 출장을 나갔다.

김씨는 "'○○파'라는 조직폭력배 이름은 언론이나 경찰에서 붙이는 것이지, 실제론 '내가 ○○파 누구다'라고 내세우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그는 "'조폭'이란 말도 잘 안 쓰고, 그냥 '(조직) 생활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일반인 문신과 조폭 문신은 얼마나 다를까?

일반인은 영어문구나 자기가 기르던 애완동물 사진·가족 사진 등을 손바닥만한 크기로 하는 경우가 많다. 김씨는 "요즘에는 조폭 전유물로 여겨지던 용 문신을 하는 일반인도 늘어나 조폭이 고생하고 있다"고 했다.

더 크고 화려한 문신을 찾기 때문이다. 주로 용이었던 도안이 잉어·부처·예수·관우·수호신·도깨비·달마·기생·호랑이·연꽃·벚꽃·단풍잎 등으로 다양해졌다. 그런 것들에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용은 왕이라는 뜻이에요. 잉어는 자식과 아랫사람들을 많이 둔다는 의미고요. 일본에서는 두목이 아니면 용보다 잉어 문신을 많이 하고
중국에서는 계급에 따라 그릴 수 있는 그림이 다르다고 해요. 국내 조직은 자유롭고요."

김씨는 "도깨비 '한냐(はんにゃ·般若)'가 멋지다고 문신하는 조폭도 있는데 한냐를 꺼리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한냐는 불교에서는 지고신(至高神)을 뜻하지만 승려와 사랑을 이루지 못해 한 맺혀 죽은 여자 도깨비라는 유래가 있다.

김씨는 "그래서 호불호(好不好)가 엇갈린다"며 "이 문신을 했다가는 도깨비가 들러붙어 평생 여자를 못 만난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그는 "그리는 입장에선 일반인이 원하는 도안보다 조폭 문신이 더 작업하기 쉬운 편"이라고 했다.

"조폭들에 대해선 안 좋은 기억도 많아요. 돈을 어떻게든 덜 내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때리진 않지만 문신이 합법이 아닌 이상 돈 떼이면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불이 아니면 절대 움직이지 않아요."

국내조폭, 연변흑사파·베트남 하노이파 '동생' 될 날 온다?

(조선닷컴 2010.04.18 01:03)

입력 : 2010.04.17 07:46 / 수정 : 2010.04.18 01:03

외국인 조폭이 몰려온다

대검찰청에 설치된 외국인조직범죄 합동수사본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외국인 범죄자 1354명을 적발해 이 중 157명을 구속하고 92명을 강제 출국시키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조선닷컴 4월 7일

지난해 8월 8일 새벽 서울 남대문로 5가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의 '세븐럭' 카지노 앞. 거한(巨漢) 여럿이 호텔에서 나오는 화교(華僑) 마모씨를 어디론가 데려가려 했다. 마씨는 그들이 회칼을 꺼내들자 호텔 안으로 도망갔다.

거한들은 회전문 안 로비까지 마씨를 쫓아갔다. 그들은 조선족 조폭들이었다. 전치 2주 상처를 입은 마씨 역시 대만 출신 조폭 두목이었다. 조선족 조폭이 노린 것은 마씨가 가지고 있는 기프트카드 유통권이었다.

기프트카드는 카지노에서 VIP회원들에게 사은품으로 주는 것이다. 이 사건은 서울 남부와 경기도 일대에서 활동해온 조선족 조폭이 서울 도심 진출과 함께 카지노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최근 서울 서초동 노래방 앞에서 접대부 일을 마치고 나온 베트남 여성(29)이 남자 3명에게 둘러싸였다. 괴한들은 여성의 머리채를 휘어잡더니 강제로 승용차에 태웠다. 괴한들은 이 여성을 부천의 가정집에 사흘간 감금했다.

이들은 "돈을 주지 않으면 성매매 업소에 팔아버리겠다"고 협박해 베트남에 있는 여성의 가족에게 5000달러를 뜯어내고서야 여성을 풀어줬다. 그들은 베트남에 기반을 둔 '하노이파' 조직원들이고 국내에도 조직이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 110만명 시대,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조폭 규모는 어떻게 될까. 수사당국은
중국, 베트남, 필리핀, 태국, 방글라데시, 러시아 등 14개국 65개파 조직 46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소규모 '지역 건달'이나 '불량배'가 포함돼 있지 않다. 이 숫자는 국내 조폭 200여개 5500여명과 비슷하다. 외국인 조폭은 서울 가리봉·대림·구로동과 경기도 안산·시흥·수원 같은 외국인 밀집지역에 어김없이 뿌리내리고 있다.

외국인 주먹들이 '조폭화'된 것은 2000년 전후다. 처음엔 불법체류자를 상대로 돈을 빼앗거나 환치기, 불법 도박장을 운영했다. 지금은 유흥업소 관리, 인신매매, 마약밀매, 보이스피싱, 청부폭력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일 외국인 수만명이 집결하는 안산 원곡동엔 유흥업소를 돌며 보호비를 받는 조직이 있다"고 했다. 외국인 조폭의 절반은 조선족을 주축으로 한 중국계다. 외국인 조폭 4600명 가운데 2300명이나 된다.

중국계는 본토 조폭인 '흑사회(黑社會)' 멤버들이 국내에 들어와 여러 파를 만들면서 분화했다. 흑룡강파·연변흑사파·뱀파·호박파 등이 그들이다. 이 가운데 현재 가장 잘나가는 조폭이 '연변흑사파'다.

'연변흑사파'는 2001년 흑사회 행동대장 출신 양모(41)씨가 부산항을 통해 밀입국한 뒤 2005년 조선족 31명을 규합하면서 만들어졌다. 이들이 서울 가리봉 차이나타운을 장악하는 과정을 가리켜 '가리봉 잔혹사'라고 한다.

이들은 등에 칼, 다리에 도끼를 차고 다니면서 차이나타운 유흥업소와 도박장에서 돈을 뜯어냈다. '피를 뒤집어쓸 때까지' 싸우는 잔인함에 타 조직이 떨 정도였다. 한때 가리봉동 '맹주'였던 '흑룡강파'마저 맥없이 무너졌다.

2006년 12월 복수에 나선 흑룡강파 조직원이 가리봉동 호프집에서 연변흑사파 두목의 배를 칼로 찔렀다. 8일 만에 반격에 나선 연변흑사파는 흑룡강파 행동대장을 납치해 칼로 찌르고 발목을 부러뜨려 버렸다.

이를 고비로 서울 서남부와 경기 안산, 경남 창원, 인천 등 전국 차이나타운이 연변흑사파의 수중에 들어갔다. 연변흑사파는 2007년 두목 양씨 등 30여명이 한꺼번에 검거돼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내 조직이 재건됐고 현재 외국인 조폭 사회의 '넘버원'으로 군림하고 있다. 연변흑사파는 최근 서울 강남 룸살롱이나 카지노, 오락실 등에 조직원을 진출시키는 등 강남 유흥가 장악까지 시도하고 있다.

연변흑사파는 팔·다리 절단 250만~500만원, 살인 1000만원 식의 청부 폭력까지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변흑사파의 라이벌로 급부상하는 조직은 베트남 '하노이파'다. 베트남 북부 하노이 출신이 주축이다.

밀입국한 현지 조직원이 불법체류자, 근로자를 규합해 세를 불리고 있는데 서울 구로동과 포천·안산·안양·김해·마산 등 공단 밀집지역에서 활동한다. 고리사채·납치폭행·인질강도·성매매·마약밀매 등 손 안 대는 범죄가 없다.

최근엔
한국에 온 젊은 베트남 신부들을 꾀어 유흥가에 넘기거나 베트남 여성들을 위장결혼 수법으로 불법 입국시키는 데도 간여하고 있다. 일부 베트남 남자들은 외국인 사회에서 '하노이파'를 사칭하고 다닌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 사건으로 들어온 베트남인들은 자신을 '하노이파 출신'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조사해보면 대부분 '뒷골목 건달'에 불과했다. 그 정도로 하노이파 위세가 대단해졌다"고 했다.

베트남 계열 조폭엔 '호찌민파'와 '하이세우파' 등이 있지만 하노이파에 비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한국 조폭과 가장 닮은 조직은 방글라데시 '군다'다. 군다는 방글라데시어로 '폭력배' '깡패'를 의미한다.

이들은 합숙생활, 90도 인사 등 국내 조폭 생활방식과 행동을 모방한 '한국형 조폭'이다. 방글라데시인 거주지마다 '안산 군다' '서울 군다'라는 조직이 있다. 불법 체류자를 상대로 돈을 뜯어내고 도박장을 운영해 먹고 산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외국인 조폭보다 세는 약하지만 국내 적응력이 뛰어나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문신이 클수록 고위 간부로 알려진 필리핀 '가디언스파'도 조직원이 200명에 이를 정도로 부쩍 몸집을 키우고 있다.

위장결혼 수법으로 국내 업소에 태국 여성을 공급하고 있는 태국 폭력조직 '싸만코차호타이파'와 태국인 업소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는 '딸라타이파'도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다. 반면 일본 야쿠자, 러시아 마피아는 이들과 달리 호텔 사업이나 벤처기업 인수,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다.

외국인 조폭들은 최근 국내 조폭들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어에 능숙한 연변흑사파는 오래전부터 활동 무대가 겹치는 영등포·구로·대림동 일대 국내 '토종' 조폭과 연합전선을 펴고 있다고 한다.

조선족 종업원이 많은 오락실·유흥업소에서 사고가 터지면 국내 조폭과 연변흑사파가 긴밀히 협조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사고 친 조직원들을 서로 숨겨주는 식의 공생(共生)관계도 맺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은 외국 조폭이 토종 조폭을 '형님'으로 모시지만 머지않아 형님·동생이 뒤집히는 관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 조폭이 국내 기반을 넓혀가고 있지만 이들을 퇴치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고 한다.

중국·베트남·필리핀 등 국가들은 주민등록 시스템이 취약하다. 신분 위장이 그만큼 쉽다는 것이다. 조폭이 들어오는지 근로자가 들어오는지 입국 단계에서 걸러내기가 어렵다. 외국인들이 지문 날인을 안 하는 것도 문제다.

여차하면 본국으로 도망가 수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대검 관계자는 "범죄자를 가려내 추방을 해도 이름을 바꾸거나 위조여권을 이용해 재입국하는 외국인이 연간 2000명을 넘는다"고 했다.

외국인 지문 확인은 2012년 7월 시행을 목표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10월 27일 한시적으로 만들어진 외국인조직범죄 합수부가 최근 6개월간 검거한 외국인 조폭은 19명이었다.

범죄자 1354명을 적발했지만 단독 범행이 많았고 마약사범이나 문서위조 사범이 대부분이었다. 합수부는 "외국인 조폭이 지금까진 자국민만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데다 잠복기에 들어가 쉽게 포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외국인 폭력조직을 방치했다간 국내 조폭과 대등한 수준으로 커버릴 수 있다"면서 "장기간 기획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외국인 근로자뿐 아니라 내국인도 '외국산 주먹'에 떠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안산에서 이권사업 개입 조폭 81명 붙잡아
(조선닷컴 2010.05.06 17:49)
경기도 안산지역에서 시민 축제 등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하고 폭력을 일삼아온 폭력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이같은 혐의로 ‘안산원주민파’ 두목 한모(42)씨 등 21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유모(41)씨 등 6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5년부터 작년까지 경기도 화성시가 주최하는 해양축제에서 노점상 단속 및 질서유지를 위탁받은 업체와 결탁해 조직원 10여명을 동원, 무전기를 소지하고 순찰 활동 등을 한 뒤 1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08년 5~9월쯤 조모씨가 경매로 낙찰 받은 경기도 안산시 한 공장에 유치권을 행사한다며 조직원 8명이 찾아가 협박해 3000만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2004년 1월부터 작년 8월까지 유흥업소 등을 상대로 65번에 걸쳐 폭력을 휘두르고 보호비 명목으로 2억5000여만원을 빼앗아 왔다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범행 뒤 도주·은신한 일부 조직원 검거에 주력하고 지역 토착비리와 관련된 폭력조직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