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제관계/중 국

<미국서 졸업장 받아도 갈 곳 없는 중국인들> (연합뉴스 2013.02.01 16:21)

<미국서 졸업장 받아도 갈 곳 없는 중국인들>

중국 취업 '연줄' 필요…미국서도 비자 걸림돌

 

미국의 한 명문 교양 중심 대학에서 경제학과 수학을 전공하는 중국인 4학년생 웨이는 새벽까지 골드만삭스와 매킨지 등 기업의 웹사이트에서 채용 정보를 뒤졌다. 그는 진로 걱정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웨이는 "취업 시장 경쟁이 치열한데다 나는 비자 문제가 있어 미국에서 일자리를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중국으로 돌아가도 갈 데가 없는 건 마찬가지다. 아무도 내가 다니는 학교를 못 들어봤을 텐데 면접 기회도 없을 것 같다"고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에 말했다.

이 신문은 미국에서 공부하는 중국인들이 계속 늘지만, 이들은 중국이나 미국 어느 곳에서도 취업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 졸업장이 있으면 빠르게 성공할 수 있었지만, 지금의 현실은 전혀 다르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국제교육협회에 따르면 미국 내 중국인 학부생은 11년만에 7천500명에서 8만명으로 급증했다. 외국 대학 출신이 이처럼 늘면서 중국 사회는 다시 전통적 네트워크에 눈을 돌리고 있는데, 취업하는 데는 인맥이 최고라는 말이 나온다.

하버드,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같은 최고 유명 학교가 아니라면 외국 대학 졸업장보다는 '콴시(關係)' 즉 연줄이 중요하다. 웨이 역시 중류층 가정 출신으로 중국 명문대 졸업생이라면 있을법한 연줄도 없다.

안정성과 자유 때문에 미국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유학생들이 많지만, 이 역시 힘든 일이다. 미국 이민법에 따라 고용주는 외국인 노동자의 비자에 연간 수백 달러를 내야 하며 이 때문에 수요가 많은 분야를 제외하고 외국인 대학 졸업자들이 미국에서 취업하기는 매우 어렵다.

중국 부모들은 대부분 하나뿐인 자식에 헌신하고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대를 해 자녀는 매우 큰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

진퇴양난에 빠진 중국 유학생들은 미국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원에 진학해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면서 기회를 엿보는 경우도 많다. 적어도 미국에서든 중국에서든 취업하는데 무기가 될 학위를 더 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