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4.13 09:48
“인질 자처해 선원생명 구한 진정한 영웅”
“진정한 영웅들은 저를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준 해군 특수부대 요원들입니다.”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포로가 된 지 닷새만인 12일 극적으로 구출된 미 컨테이너선 머스크 앨라매바호의 리처드 필립스(53) 선장은 자유의 몸이 된 기쁨의 마음을 이같이 전했다.
필립스 선장은 지난 8일 자신의 배가 해적들의 공격을 받자 선원들을 대신해 포로가 되기를 자처, 선원들과 배를 구하고 홀로 해적들의 인질이 됐다.
미 해군은 구명정으로 도피한 해적들이 필립스 선장을 인질로 잡고 육상으로 도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12일 오후 7시19분께 전격적으로 저격병 등 특수부대를 투입, 선장을 구하는 한편 3명의 해적을 현장에서 사살하고 한 명을 생포하는 전과를 올렸다.
특수부대 요원들의 구출 작전 성공이 전해진 순간, 케냐 뭄바사 해안에 정박한 머스크 앨라배마호 상의 19명 선원들은 휘파람을 불고 주먹을 쥔 채 팔을 공중에 흔드는 등 기쁨을 만끽했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선원들은 앨라배마호의 갑판 위에서 선장 구출을 축하하는 두 발의 빨간색 폭죽을 쏘아올렸다.
필립스 선장의 소회를 전한 선주 회사의 존 라인하트 대표이사는 “리처드는 진정한 미국인의 정신을 구현했다”며 “오늘 미국인으로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바레인에서 작전을 지휘한 빌 고트니 해군중장은 국방부 청사의 기자들과 원격 기자회견을 통해 “선장은 별다른 부상 없이 건강하다”고 전했다.
지난 5일 동안 필립스 선장은 구명보트 위에 묶인 채 해적 4명의 감시를 받았으며, 해적들의 위협 속에 생명을 담보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었다.
필립스 선장은 10일 바다로 뛰어들어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총을 쏘고 뒤쫓는 해적들에 의해 다시 포로가 되기도 했다.
버몬트 주(州) 몽펠리에 북서쪽 56km에 위치한 언더힐. 필립스 선장의 자택 인근 주민들도 그의 무사 구출 소식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주민인 테리 아이켄 씨는 흐르는 눈물을 참으며 “더 없이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필립스 선장은 택시기사 출신의 평범한 이력을 지닌 인물이다. 그러나 선원들의 목숨을 구한 용기있는 행동은 최근 허드슨강에 항공기를 무사 착륙시킨 첼시 설렌버거 기장이나 지난 ‘9.11’ 테러 당시 승객들의 저항을 이끈 토드 비머의 영웅적 행동에 비견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한편 미군은 구출작전 과정에서 생포된 해적을 국제법에 따라 처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소말리아와 범 죄인 인도조약을 맺지 않고 있지만 국제법상 해상에서 붙잡힌 해적행위자는 붙잡은 당사국이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최대 종신형 부과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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