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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신아시아구상

<한-아세안> FTA 2년..교역 34% 증가 (연합신문 2009.05.31)

<한-아세안> FTA 2년..교역 34% 증가

한.아세안(ASEAN) 자유무역협정(FTA)이 다음달 1일 발효 2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그동안 한국과 아세안의 교역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특혜관세 활용률이 다른 FTA에 비해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아세안이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한국의 3대 교역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것은 인구 5억8천만명을 보유한 아세안과의 교역증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또 6월 2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서 투자협정 서명이 이뤄지고 앞으로 자동차, 철강 등 우리측 주요 수출품목의 관세가 속속 낮춰지면 양국 간 경제 긴밀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역 증가 두드러져..금융위기로 주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07년 6월 한.아세안 FTA가 발효된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2년 동안 양자 간 교역액은 1천32억달러였고, 이후 교역액은 1천380억달러로 33.7% 증가했다.

이 증가폭은 같은 비교기간에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한국의 전체 교역액이 1조1천961억달러에서 1조4천991억달러로 25.3% 늘어난 것보다 컸다.

발효 첫 1년 간 교역 증가가 두드러졌다. 2007년 6월부터 작년 5월말까지 교역 증가율은 25.0%에 달했다. 발효 전 1년 간 34억달러였던 무역수지 흑자는 이후 1년 간 54억달러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한국과 아세안의 교역 또한 지난해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의 영향권을 벗어나진 못했다.

작년 6월 이후 올해 4월까지 양자 간 교역규모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직전 같은 기간보다 0.9% 줄어들었다. 다만 같은 기간 한국과 세계교역액이 3.3% 감소한 것과 비교해 한.아세안은 그나마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업종별로 수출의 경우 자동차.부품이 발효 후 1년 간 77.3%, 철강이 23.3%, 석유화학이 20.8% 증가해 FTA 체결의 덕을 톡톡히 봤으나 발효 후 2년째에는 자동차.부품 수출이 오히려 33.1%나 감소, 경기침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업종으로 분류됐다.

농림수산물의 경우 국내산업 피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협상 당시 쌀, 바나나, 파인애플 등 주요 농산물을 관세 장기철폐 대상에 포함시키거나 양허 대상에서 제외시켜 생각만큼 수입이 늘지 않았다는 점도 특징이다.

발효 후 2년 간 농림수산물 수입액은 발효 전 2년 간 54억달러에서 15억달러 증가한 69억달러였다.


◇지금은 워밍업..앞으로가 더 기대


재정부는 한.아세안 FTA의 효과가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가 체결한 여타 FTA와 비교할 때 한.아세안 FTA의 경우 관세철폐 시기가 상당히 길고 특혜관세 활용률이 낮아 시간이 지날수록 FTA 체결에 따른 교역액 증가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일례로 관세 철폐 대상인 일반품목군의 경우 한국은 2010년에 100%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지만 싱가포르,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등 선발 6개국은 2012년, 캄보디아, 라오스 등 후발 4개국은 2020년에 관세를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또 지난 2월 상품무역협정에 추가로 서명한 태국의 경우 2018년에야 관세가 철폐된다.

이에 따라 특혜관세 적용 교역량을 전체 교역량으로 나눈 특혜관세 활용률 역시 한.칠레 FTA의 경우 수입 90.5%, 수출 96.9% 수준에 달하지만 한.아세안 FTA는 수입 27.0%, 수출 14.4%에 불과한 실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아세안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선진시장의 침체를 상쇄할 수 있는 중요한 수출시장"이라며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FTA 내용을 적극 홍보하고 대(對) 아세안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통해 경제협력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