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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신아시아구상

아세안 정상 한국CEO와 맞춤형 미팅 (매일경제 2009.05.31)

줄잇는 투자상담…제주는 정상들의 비즈니스 전쟁터

아세안 정상 한국CEO와 맞춤형 미팅


경기회복 빠른 아시아로 자금 이동

◆한ㆍ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지난달 31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한ㆍ아세안 CEO 서밋`에 참석한 인사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기조연설이 끝난 후 박수치고 있다.
한ㆍ아세안 CEO 서밋이 열린 제주도 서귀포 국제컨벤션센터(ICC)는 아세안 각국의 `비즈니스 전쟁터`였다.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아세안 각국 정상들이 직접 국내 기업인들과 만나 `맞춤형 투자상담`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처럼 외국 국가 정상이 우리나라에서 기업인들과 면담하며 사업 관련 논의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외국 정상 중에는 2005년 5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방한 일정 중 조찬간담회에서 국내 기업인들을 만났던 게 전부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지난달 31일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 심규상 두산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투자상담을 했다.

천영길 현대자동차 상무는 이 자리에서 아피싯 총리에게 "태국 정부가 2007년에 에코카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작은 차 생산업체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내용으로 아직까지도 검토 중일 뿐 시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시행되더라도 일본 차에만 유리하다. 한국 차업체도 참여하도록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아피싯 총리는 "소형 자동차와 관련해서는 BOI 위원회가 한국에 있다"면서 "위원회 등을 통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얘기하면 정책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전력공사는 태국에 4000㎿ 규모 원전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두산중공업은 현지에서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 및 담수설비 등을 수주한 바 있으며 도로 및 지하철 공사에 참여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이종상 한국토지공사 사장, 신현규 토마토저축은행 회장, 신종만 캄보시아나 대표,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대표 등과 별도로 만났다.

훈센 총리는 "앞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 캄보디아 경제특구에 대한 투자 유치에 협조해 달라고 할 때 토지공사를 비롯한 한국 기업인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면서 "시아누크빌 임대산업단지 건설은 매우 흥미로운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종상 토지공사 사장은 "시하누크빌 내부에 한국 기업 전용 임대공단 설립을 추진하려고 하는데 캄보디아 정부 부처와 토지공사가 공동 추진팀을 구성해 성공적인 산업단지 건설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는 이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최종석 하나은행 대표 등과 면담했다.

베트남은 금호아시아나와 금호타이어, 효성 등이 사업을 벌이고 있는 곳이며 대우건설은 신도시 및 사회간접자본 관련 사업을 현지에서 추진할 예정이다.

1일에는 나집 툰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김인수 삼성탈레스 사장, 박준형 효성 사장, 이승구 이루온 대표,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부사장 등과 만날 예정이다.

당초에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한국 기업인들과 그룹 미팅을 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됐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국가별 간담회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아세안 국가 정상을 직접 대면하게 돼 아세안 정부와 B2G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해당국에서 사업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세안 정ㆍ재계 지도자들은 이날 한ㆍ아세안 CEO 서밋에서 세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아시아가 나설 때라고 입을 모았다.

첫 번째 세션 발표자로 나선 수린 핏수완 아세안 사무총장은 `세계 경제 전망과 아시아의 역할`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아시아가 타 지역에 비해 세계 경기 침체에서 더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만큼 세계가 경제위기를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온 빈센트 쳉 HSBC 아시아지역 회장은 "아시아 시장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자본이 서반구에서 동반구로 이동하고 있다"며 "앞으로 신흥국 주변으로 많은 자금이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용 어>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 1989년 한국과 아세안의 대화관계 수립 이후 20년 만에 처음 열리는 이번 행사의 슬로건은 `실질적 관계, 영원한 우정(Partnership for Real, Friendship for Good)`이다. 한국과 아세안 관계를 포괄적이고 실질적인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상호 교류 증진을 통해 우정을 돈독히 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엠블럼은 `공동 번영의 동반자`로서 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이 손을 맞잡은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