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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전문가들이 보는 이란 대선결과의 의문점> (연합뉴스 2009.06.16)

<전문가들이 보는 이란 대선결과의 의문점>
(EPA) 이란 대선 불복 데모/
데모대원들이 2009년 6월 13일 테헤란에서 하루전의 대선 결과에 불복, 항의하는 메모중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야당 지도자 미르-호세인 무사비 전(前) 총리가 정부에 대해 부정선거를 저질렀다고 비난한뒤 테헤란 전역에서 격렬한 충돌이 빚어졌다. 현직 대통령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후보가 2009년 6월 12일의 대선에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무사비와 다른 야당 인사들은 아마디네자드와 내무부가 부정선거를 저질렀다고 비난하고 있다(EPA=연합뉴스).(hcs). (paulohan@naver.com).
epa01760388 Demonstrators in a street during clashes in Tehran, Iran, on 13 June 2009. Violent clashes occurred throughout the capital Tehran after opposition leader Mir-Hossein Moussavi accused the government of fraud in the presidential election. Incumbent President Mahmoud Ahmadinejad gained a landslide victory but Moussavi and other opposition figures accuse him and the interior ministry of cheating. EPA/ABEDIN TAHERKENAREH


부정선거 논란으로 얼룩진 이란 대통령선거의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도 일부 석연치 않은 요소들로 인해 이번 대선 결과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개표 과정의 단계마다 이란 내무부가 공개한 개표 결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이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보다 줄곧 2대 1 가량의 표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하는데 이는 아마디네자드의 도시 지역에서의 득표율이나 그가 빈농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농촌 지역에서의 득표율이 줄곧 같은 비율로 나타났다는게 상식적으로 설명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란의 선거 시스템이 공정 선거가 치러지기 위해 필요한 투명성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도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베를린에서 이란의 선거과정을 연구해온 마이클 마이어-리센트는 이란 선거에서는 해외 전문가들의 참관이 배제되며 그렇다고 이란이 자체적으로 신뢰할만한 참관자들을 확보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선거 과정도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기관이 아닌 내무부와 종교지도자, 이슬람 율법학자 등 12명으로 구성된 헌법수호위원회 등이 맡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어떻게 3천920만장에 이르는 투표 용지를 수작업을 통해 개표하고 그 결과를 단 12시간만에 발표할 수 있었느냐의 문제로, 과거 선거에서도 개표를 완료하는데 이보다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었다.

새로운 컴퓨터 시스템이 작은 시골 마을에까지 모두 도입됐다고 하더라도 컴퓨터에 자료가 입력되기 위해서는 먼저 각 투표용지를 일일이 손으로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내무부는 투표가 마감된 지 불과 1시간30여분 만에 첫 500만장에 대한 개표 결과를 공개했고 다음 4시간동안 매 시간마다 500만장씩 개표해 전체 투표용지 절반의 개표를 마쳤다.

이에 대해 수전 하이드 예일대 정치학 부교수는 "만약 이란이 여전히 수작업을 이용해 개표를 하고 있다면 (이번 개표 과정은) 매우, 비정상적으로 신속했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