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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신아시아구상

``떠오르는 아시아`에 관한 불편한 진실`< FP >(연합뉴스 2009.06.25)

"'떠오르는 아시아'에 관한 불편한 진실"< FP >

"아시아의 시대? 과대 포장된 얘기니 아직은 믿지 마라."


아시아가 미국의 패권을 이어 세계를 주도하리란 견해는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비판적 분석이 미국의 격월간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폴리시(FP) 최신호(7.8월)에 실렸다.

중국과 인도가 세계의 주역이 되는 시대는 적어도 수십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FP는 내다봤다. 그러한 시대가 도래한다고 해도 특정 지역이나 국가의 우위보다는 다극화된 형태 속에 유일한 패권국의 출현을 기대하긴 어려우리라고 FP는 지적했다.

현재 아시아는 전 세계 경제생산 규모의 30%를 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1인당 국내총생산 평균은 인구수 과다로 인해 불과 5천800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아시아가 지난해 투입한 전체 국방비용은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현재의 놀라운 성장 속도를 유지한다고 해도 평균적인 아시아인이 미국인의 소득 수준에 버금가려면 77년이 걸리리란 계산이 나온다.

중국인의 경우 47년이지만 인도인이 이같은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선 123년이 필요하다.

아시아가 하나로 섞일 수 없는 다양한 나라로 구성됐다는 것은 이미 해묵은 설명에 해당한다.

미국은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아시아인들이 공유할 수 있는 가치는 현재로선 신(新) 산업화에 성공했다는 '자신감'뿐이라고 FP는 지적했다.

아시아의 성장 속도가 인구 규모와 구성비율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으리란 우려도 존재한다.

2050년이 되면 아시아인의 20%가 장년층이 된다. 일본이 성장의 임계점에 이른 것도 노령화 탓이다.

수자원 부족 등 환경요소의 제한도 아시아의 성장을 가로막을 요인이다.

아시아는 국가의 개입과 기업의 장기전략, 물질적 풍요를 향한 열망 등이 잘 조합된 경제를 보유해 지난 경기침체로부터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질이 높은 경쟁력으로 귀결되는 것만은 아니다.

국가의 개입과 족벌경영 체제는 때때로 혼선을 빚으며 비효율을 야기한다. 높은 저축률은 복지시스템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특허 취득 면에서 한국과 일본을 합친 숫자의 두 배에 이르는 9만2천건을 기록했으며, 중국과 인도는 이들보다도 훨씬 처져 있다.

매년 60만명의 중국인 공학도들이 사회에 진출하며 인도의 공대 졸업생도 매년 35만명에 이른다. 이에 비해 미국의 공대 졸업생은 연간 7만명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 공학도의 절반, 인도 공학도의 3분의 2가 준학사다. 매킨지는 미국 공학도 가운데 81%가 고용 가능한 반면 중국과 인도의 공학도 가운데 각각 10%와 25%만이 고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아시아를 주도하는 국가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은 기껏해야 불투명하다. 중국은 미국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으며 러시아와 인도, 일본과 같은 경쟁국들과 맞서야 한다.

복합적 이유로 중국은 아시아인들의 존경보다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연구기관인 '지구적 문제에 대한 시카고 협의회(CCGA)'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10%, 한국인의 21%, 인도네시아인의 27%만이 중국의 지도국 지위에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

또한 여전히 지역 내에서 미국의 영향력 쇠퇴를 단정 지을 근거가 충분치 않다.

대테러전 이후, 또 달러화의 약세 이후 미국의 실질적 영향력이 상당히 감소하기는 했지만 아시아인들이 느끼는 체감인식은 좀 다르다.

CCGA 조사에 따르면 69%의 중국인과 75%의 인도네시아인, 76%의 한국인, 79%의 일본인들이 지난 10년간 미국의 영향력이 지역 내에서 증대했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아시아 각국이 여전히 미국에 대해 지역 내 평화 정착의 조정자 역할을 기대하고 있기에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기반이 된다고 FP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