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수산물 무한 변신에 도전한다
입력날짜 : 2009. 07.29. 00:00
이인곤 전남도 해양수산환경국장
전국 생산량의 3할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청정해역 전남 수산물이 화려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부분 원료로 유통되고 있던 김, 미역등 해조류와 어패류들이 다양한 가공품으로 제품화되어 부가가치를 높여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 오기까지 시행착오도 없지않았다. 십수년 전만 하더라도 깨끗한 바다와 섬, 갯벌 등 천혜의 환경속에서 전남 수산업은 풍요를 누려왔다. 따라서 이러한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착각속에 빠질 수 밖에 없었고 그동안 바다는 산업·도시화에 따른 무분별한 간척과 매립으로 황금같은 연안어장은 축소되어 버렸고, 생명의 보고였던 갯벌과 잘피밭이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었다.
게다가 어선어업이 성행하면서 자원의 회복속도를 초과한 남획으로 고기씨가 말라버린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바다에 자원은 없고 어업경영비는 증가하는 데다가 세계시장은 개방되어 어업과 어업인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놓여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미래에 대한 대비 없이 오늘에만 급급한데 기인한 것이다.
늦었지만 이러한 현실을 타개해 나가는 방안으로 전남도는 친환경 수산물 생산, 수산자원 회복을 위한 인공어초 투하 등 각종 사업의 확대, 그리고 현대인의 기호에 맞는 가공식품 개발과 현대적인 유통시설확충에 시책의 중점을 맞추어 침체된 수산업에 대반전을 도모하고 있다.
그중 수산물 가공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블루오션 분야다. 아시다시피 수산물 가공은 수산 동식물을 직접원료 또는 재료로 하여 식료, 사료, 비료, 유지, 호료, 가죽을 제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공은 우리 인류 역사와 함께 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고기를 잡아 말리면 건제품이 되고 소금을 뿌려 놓으면 절임식품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수산가공 식품이 오랜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잡는 어업이나 기르는 어업의 비약적 발전에 비하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
굳이 원인을 찾아보자면 예전의 서양 사람들은 새우, 게 등 몇 가지 품종을 제외하고는 수산물을 즐겨하지 않았으며 장기간 보관이 쉽지 않은 생물의 무역 또한 활발하지 못한데 기인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수산물이 건강식품으로 인식되는 지금에는 수산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다만, 언제나 싱싱한 수산물을 연중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가공·저장·유통분야에 눈을 돌려야 한다. 현재 수산물 생산 전국 1위인 전남의 수산물 가공업체는 1천여개가 있으나, 단순가공 등 1차가공이 86%를 차지하고 나머지 14%만이 고차 가공을 하고 있어 부가가치가 매우 낮은 실정이다. 또, 수출업체 역시 93개에 불과하고 그 규모도 작아 기껏 생산·가공한 수산물의 상당량이 인근 타 시도에서 재 가공되어 수출되고 있는 현실이다.
한 예를 들어보자, 전남 산지에서 김 한속은 상품이 5천원을 받고 있는데, 이 김을 조미 김으로 가공해 서울유명 백화점에서 팔릴때는 5만원선이다. 무려 열배가 넘는다 고차(高次)가공이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다.
그래서 전남도에서는 수산물 가공산업 육성계획을 수립하고 2013년까지 1,115억원을 투자하여 가공산업을 중점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낙지도 가공하여 물만 넣고 끓이면 연포탕이 될 수 있도록 하고 미역, 다시마에서 인간에게 유용한 생리 활성물질을 추출하여 면역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후코이단의 제품화와 불가사리에서 콜라겐 추출로 피부미용 물질화뿐만 아니라 해조류에서 바이오 에탄올과 고급 종이 생산까지 다양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자본력 있는 기업체 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질 좋은 친환경 수산물로 고차가공 식품뿐만 아니라 기능성 물질을 활용한 화장품, 의약품 등을 만들어 세계시장을 공략하면 해양생물 가공산업은 분명히 더 큰 발전을 거듭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수산물 가공산업이 세계인이 깜짝 놀랄만한 전남의 미래 신성장 동력원으로 꽃피우기를 기대한다.
'프 로 필 > 칼 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택칼럼]정통-과기부-이공계 없는 나라의 `미래 타령` (지디넷 2009.10.06) (0) | 2009.10.08 |
---|---|
이젠, 바다도 가꾸고 일구어야할 때 (광주매일 2009.09.21) (0) | 2009.09.22 |
천리포 수목원 (문화일보 2009.08.17) (0) | 2009.08.17 |
신안 다도해 생물다양성 보전ㆍ이용 새로운 가치 창출 (광남일보 2009.07.27) (0) | 2009.07.28 |
적조, 결코 달갑지 않은 손님 (전남새뜸 2006.08.22) (0) | 2009.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