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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신아시아구상

<아세안을 뚫어라> ④ 말레이시아 (연합뉴스 2009.10.18)

<아세안을 뚫어라> ④ 말레이시아
지난 7월 열린 말레이시아 메가 세일 카니발

동남아 수출.물류거점 활용도 높아..우수인력.양호한 인프라도 주목

"이슬람권과 아세안 시장 수출거점으로 말레이시아를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말레이시아는 인구가 2천800만여명에 불과해 내수시장은 협소하지만 이슬람국가라는 특성으로 인해 중동과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권으로 진출하기 위한 수출거점으로서 매력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영어 상용화로 해외마케팅 인력을 구하기 쉽다는 이점이 있어 동남아 지역본부와 물류거점 등으로 활용할 여지가 매우 많다.

영어가 통용되고 있어 말레이시아에는 호주나 미국 등 영어권 국가의 다국적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있으며 한.중.일 3국의 경우 일본이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말레이시아 산업개발청(MIDA)에 따르면 일본은 최근 5년(2004-2008) 동안 전기.전자업종 등을 위주로 212억링깃(7조2천990억원)을 투자해 전체 외국인 투자액의 16.2%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전기.전자업종과 철강 등을 위주로 최근 5년간 27억링깃 정도를 투자했지만 전체 외국인 투자액의 2.1%를 차지하는데 그치고 있고 중국은 한국보다 적은 1.7%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TV와 전자레인지, 냉장고, 세탁기 등 전기.전자업종 분야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자동차 시장의 32%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사업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일본 기업은 동남아시아의 다른 국가에 비해 정치 상황이 안정돼 있고 전기, 도로, 수도, 항만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말레이시아를 생산기지로 선호하고 있다.

일본은 제조업 이외에도 백화점과 할인점, 호텔 등 서비스업 분야에도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이는 말레이시아에 일본 교민이 6만여명 정도 거주하고 있어 기본적인 고객기반을 갖춘 상태에서 현지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는데 따른 것이다.

화교가 전체 국민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에는 중국계 기업이 많아 상대적으로 중국 본토 기업의 진출이 적었지만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이 국내의 높은 임금상승률과 운영비용 상승 등의 여파로 말레이시아를 투자처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 제조업과 건설업 등을 위주로 말레이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지난해에는 세계 금융위기로 투자가 크게 위축됐다.

그러나 공업화 수준이 한국보다 한 단계 아래인 말레이시아는 원유와 천연가스, 고무, 주석 등이 풍부한 세계적인 자원보유국으로 우리나라와 상호 보완적인 무역구조를 갖고 있어 양국간 교역확대의 여지가 많다고 현지 기업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양국간 교역규모는 지난 2005년 106억2천만달러에서 작년에는 157억300만달러로 늘어나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기업 관계자들은 말레이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은 말레이시아 자체 내수시장과 이슬람권과 동남아 지역 진출로의 수출거점 확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내수시장 개척을 희망하는 기업체들은 말레이시아에 다양한 인종과 종교, 문화가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현지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현지 기업인들의 조언이다.

말레이시아는 중국계가 상권을 장악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현지 인맥을 구축하고 현지화에 성공한다면 말레이시아 시장을 공략하기가 어렵지만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제품에 대한 말레이시아인들의 인식이 좋은 데다 소득수준이 동남아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 높은 말레이시아인들이 품질이 높은 제품을 점차 선호하고 있어 일본제품과 비슷한 품질이면서도 가격이 싼 한국 제품이 선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을 겨냥하지 않더라도 산업 인프라가 잘 갖춰진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와 이슬람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생산.물류거점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종호 코트라 쿠알라룸푸르 코리아비즈니스센터장은 "이슬람이 국교인 말레이시아는 중동 지역 등 이슬람권 시장을 겨냥한 생산.물류 거점으로 우수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며 "특히 거대 단일시장으로 탄생할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해 말레이시아를 투자처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