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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중 국

보시라이 "미친 개가 짖는다" 수뢰 혐의 전면 부인 (중앙일보 2013.08.23 15:58)

보시라이 "미친 개가 짖는다" 수뢰 혐의 전면 부인

예상 깬 반발, 중국 정계 파장

 

 

 

 

 

 

 

 

 

부패 혐의로 실각했던 보시라이(64·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 서기가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나섰다. 당초 각본에 따른 정치재판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보 서기가 강하게 반발함에 따라 중국 정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홍콩 봉황TV 등에 따르면 보 전 서기는 22일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 중급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이 제기한 뇌물수수·공금횡령·직권남용 등 혐의를 조목조목 따지며 부인했다. 검찰은 보 전 서기가 다롄국제발전공사 총경리 탕샤오린(唐肖林), 다롄스더그룹 회장 쉬밍(徐明) 등에게 특혜를 주고 2179만 위안(약 40억원)의 뇌물을 받고 공금 500만 위안을 횡령했다고 논고했다.

 그러나 보 전 서기는 “탕이 내게 세 차례 돈을 보냈다는 사실을 당 기율위 조사에서 본의 아니게(違心) 인정했다. 법률적 책임을 지려 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 나는 일의 경과를 전혀 몰랐다. 머릿속이 텅 빈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기율위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했다는 의미여서 진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사실일 경우 공산당원의 부패를 책임지고 있는 당 기율위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그는 이어 "탕샤오린은 이 공(거짓 증언)으로 감형을 받을 생각이다. 실제로 그는 미친 개가 짖는 꼴이다”며 거칠게 반응해 재판장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함께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했던 보 전 서기는 지난해 3월 부인의 살인사건이 드러나면서 실각했다.

 

보시라이 "부적절한 압력에 시달려 자백"

 (중앙일보 2013.08.23 15:06)

11시간 동안 열린 '세기의 재판'
뇌물수수·공금횡령·직권남용 혐의
구카이라이가 주장한 내용 부인
보, 공개재판서 검찰 증인 다그쳐

 

보시라이 전 충칭 시 당서기가 22일 중국 산둥 성 지난 시 중급법원에서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공개재판을 받고 있다. 그의 옆에는 1m86㎝ 키의 보시라이가 왜소해 보일 정도로 건장한 법원 경위 2명이 좌우에 서 있다. 보시라이를 상대적으로 작게 보이도록 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 AP=뉴시스]

보시라이(薄熙來·64)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가 뇌물수수·공금횡령·직권남용 혐의를 부인하며 재판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보시라이는 22일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 중급법원에서 열린 공개재판에서 중앙기율위에서의 자술은 정신적 압박 아래 이뤄진 유도 신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쉬밍(徐明) 다롄 스더(實德)그룹 회장과 잘 아는 사이가 아니며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증언은 가소롭고, 증인 탕샤오린(唐肖林) 다롄국제발전공사 총경리는 미친 개가 짖는 꼴이라고 말했다.

 1980년 문화대혁명을 주도하다 실각한 장청(江靑)을 심판한 재판 이래 33년 만의 가장 정치적으로 민감한 ‘세기의 재판’은 보시라이가 압도했다. 저널리즘 석사로 언론의 속성을 잘 아는 그는 중국 정계 최고의 샤오슝(梟雄·야심차고 사나운 영웅)다웠다. 보시라이는 피고인임에도 증인석에 나온 쉬밍을 상대로 20여 개의 질문을 쏟아내며 수뢰 행위가 자신과 무관했음을 주장했다. 아내 구카이라이와 선을 그으면서 재판을 주도했다.

 홍콩 봉황TV 등에 따르면 오전 8시43분(현지시간) 재판정에 들어온 보 전 서기는 그동안 조사에 지친 듯 초췌한 모습이었다. 먼저 검찰은 보 전 서기가 다롄(大連) 시장·당서기, 랴오닝(遼寧)성 성장, 상무부장으로 재직한 1996∼2006년 탕샤오린·쉬밍 등에게 특혜를 주고 2179만 위안(약 40억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논고했다.

 그는 검찰의 논고를 강하게 반박했다. “참 우습고 가소롭다. (아내) 구카이라이가 나와 함께 사용한 비밀 금고에 8만 달러, 5만 위안을 놓았다고 인정했다는 증언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구는 베이징 집에 아주 큰 다른 금고를 두고 엄청난 돈을 넣어 놓고 썼다.” 보의 변호인도 “구는 이미 자신의 재판에서 정신질환자임이 인정됐다. 증인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보와 부인 구카이라이는 돈 문제 등으로 다투다 수년 전부터 별거 상태였다. 이어 계속된 검찰의 심문에도 보 전 서기는 조목조목 반박하며 부패 혐의를 부인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1시간에 걸쳐 진행된 재판 과정을 낱낱이 보도했다. 보는 탕샤오린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자신의 자백은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자백 당시 나는 부적절한 압력에 시달리고 있었다. 당시에는 내가 살아남을 길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석판사는 보에게 자유로운 발언을 허가했고 보는 검찰의 주요 증인 쉬밍에게 직접 반대 심문했다. 쉬는 이날 검찰이 부른 유일한 증인이었다. 쉬가 법정에서 “아프리카에서 (보의 아들) 보과과와 친구들이 휴가를 보내는 비용 1만 파운드를 줬고 2001년 당시 13살이었던 보과과의 신용카드 결제 비용 3만 파운드도 내줬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보는 쉬에게 매섭게 다그쳐 보가 이런 사실을 몰랐을 수 있다는 것을 쉬가 인정하도록 했다. 텔레그래프는 “중국에서 당 고위급 인사가 혐의를 부인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법원이 투명하게 이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당장 웨이보 등에는 검찰이 보의 유죄를 받아내기 어려울 것 같다는 예상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NBC 방송은 법률전문가 등을 인용해 “보의 예상치 못한 강한 저항은 재판을 장악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보의 혐의는 사형이 가능하지만 부인 구카이라이와 마찬가지로 사형 선고 뒤 이를 유예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종신형이나 20년형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보 전 서기는 중국 권력의 최대 파벌인 태자당의 선두주자로 차세대 지도자 후보로 꼽혀 왔으나 부인의 살인 사건에 연루되며 몰락했다. 그는 평등과 사회 보장을 강조하는 좌파 정책을 추진해 마오쩌둥((毛澤東) 추종자 등 보수 세력으로부터의 지지를 받았다. 22일은 덩샤오핑(鄧小平) 탄생 109주년 기념일이다. 중국의 ‘개혁’을 상징하는 날이다. 덩의 개혁·개방이 없었다면 오늘날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국도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지난해 12월 당 총서기 첫 외부 일정으로 선전을 방문해 덩의 ‘개혁’을 강조했다. 개혁·개방의 아버지 덩샤오핑의 생일에 맞춰 보수파인 보시라이를 단죄하는 재판이 열린 게 단순한 우연이 아니란 추정도 나온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법정에 선 보시라이, '손가락 사인' 무슨 의미?... 中 인터넷서 논쟁-정치쇼 비판도↑

 (중앙일보 2013.08.23 15:05)

 

뇌물 수수 등 3대 혐의로 기소된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 시 서기에 대한 재판이 지난 22일 산둥(山東) 성 지난(濟南) 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시작됐다. 지난 법원은 이날 재판을 이례적으로 시나닷컴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중계하면서 중국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이 가운데 보 전 총리가 엄지와 검지를 맞닿게 해 원을 만들고, 나머지 손가락 세개를 활짝 편 사진을 놓고 중국 누리꾼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으며 열띤 논쟁을 벌였다.

한 누리꾼은 “보시라이가 오케이(괜찮다) 사인을 아들인 보과과에게 보냈다”라고 주장했다. 보과과 역시 뇌물 수수 등 아버지의 사건에 연루되면서 중국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어 그와 접촉할 수 없는 보 전 서기가 이같은 수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또 변호사인 왕서(王涉)는 웨이보에서 “보시라이의 손가락 사인은 일종의 아크로스틱(Acrostic)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크로스틱은 앞글자나 앞단어만 따서 읽었을 경우 다른 해석이 되는 암호문이다. 


또 다른 누리꾼은 보시라이 옆에 선 경찰 두 명의 키에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186㎝로 눈에 띄는 큰 키를 가진 보시라이가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일 정도로 건장한 법원 경위 2명이 배치됐다”면서 “재판이 왜 산둥성에서 열리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산둥은 중국에서도 장신 남성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한편, 공정한 재판을 위해 중국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법원이 재판 전 과정을 웨이보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했지만, 중국 지도부가 이미 보시라이에 대해 몇 년 형을 내릴 지 거의 정해놓고 정치 쇼를 하고 있다는 냉소적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보시라이 재판 전 과정, 웨이보로 실시간 중계

 (중앙일보 2013.08.23 15:06)

세계의 눈 쏠린 중 인민법원 안팎
보, 흰 셔츠에 수갑 안 차고 나와
법원 밖에선 지지자들 몰려 시위

 

“법은 귀족을 봐주지 않는다. 먹줄이 굽지 않는 것과 같다. 잘못을 벌할 때는 대신도 피할 수 없으며, 선행을 포상할 때에는 필부도 제외하지 않는다(法不阿貴 繩不撓曲 刑過不避大臣 賞善不遺匹夫).”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은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의 공개재판 하루 전인 21일 저녁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한비자(韓非子)』 ‘유도(有度)’편의 문장을 인용해 ‘법 앞의 평등’을 강조했다.

 웨이보는 재판 전 과정을 외부로 알리는 통로였다. 법원은 이날 오전 8시9분(현지 시간) 1보를 시작으로 중국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재판 전 과정을 웨이보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중계는 재판정 내부의 상황과 검찰 측의 기소문, 관련 법률규정, 재판 대화록을 이미지와 현장 사진, 문자 등 다양한 형식을 동원해 이뤄졌다.

 법원 웨이보는 지난해 3월 전인대(의회) 이후 종적을 감췄던 보시라이의 모습을 17개월 만에 공개했다. 보시라이는 흰색 셔츠에 수갑을 차지 않은 채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중국에서는 부부장(차관)급 이상의 부패 사범은 죄수복을 입지 않는다. 또 사전에 재판 도상연습을 시행하며, 특별 보안조치를 받는 등 ‘잠규칙(潛規則·명문화되지 않은 관습)’의 적용을 받는다고 대만의 ‘중국시보’가 이날 보도했다. 그의 옆에는 1m86㎝ 키의 보시라이가 왜소해 보일 정도로 건장한 법원경위 2명이 좌우에 서있었다. 보시라이를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도록 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조치로 해석됐다.

 이날 법정에는 보시라이의 형제 보시융(薄熙永), 보시청(薄熙成)을 비롯해 가족 5명, 배석 인원 2명, 방청이 허가된 언론 기자 19명 및 각계 인사 84명을 포함해 총 110명이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에서 가장 큰 5호 법정을 빈자리 없이 가득 채웠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보시라이의 형량. 대만 ‘연합보’는 보시라이가 기소된 수뢰·횡령 액수에 비춰볼 때 정치국위원이었던 천시퉁(陳希同) 전 베이징 서기(16년),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 서기(18년)의 형량과 비슷한 15년형 내외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사형 유예선고를 받은 류즈쥔(劉志軍) 전 철도부장의 경우 횡령액수가 6460만 위안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뢰 및 횡령액이 2679만 위안(약 49억원)으로 기소된 보시라이는 15년 정도에 해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의 언론사들이 중앙선전부로부터 소속 기자를 “지난에 보내지 말라”며 오직 국영통신사인 신화사 보도만을 전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쯤 법원 인근에서 3륜 자전거를 탄 시민이 혁명가요 ‘동방홍’을 큰 소리로 틀어 주위를 긴장시켰다. 법원 주위에는 보시라이 지지자들이 수십 명씩 모여 마오쩌둥의 사진을 들고 보시라이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보시라이 재판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될 것을 예상한 베이징의 ‘상팡(上訪·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상경해 중앙에 이를 호소하는 것)’인들이 지난시 법원 주위로 몰려들었다. 한 상팡인은 법원 인근 담장에 올라 바지를 내리며 자신의 억울한 사정을 호소해 사진이 찍히기도 했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