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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신아시아구상

朴대통령 "'새로운 한반도' 만드는 게 시급한 과제" (조선일보 2013.06.29 12:28)

朴대통령 "'새로운 한반도' 만드는 게 시급한 과제"

 


	베이징 칭화대서 연설하는 박근혜 대통령.

베이징 칭화대서 연설하는 박근혜 대통령. /YTN 캡처

 

박 대통령은 “동북아에 진정한 평화와 협력을 가져오려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새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방중 사흘째인 29일 오전 (현지시간) 칭화대(淸華大)에서 가진 ‘새로운 20년을 여는 한·중 신뢰의 여정’이라는 연설에서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한 구성원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안정되고 풍요로운 아시아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한반도가 제가 그리는 새로운 한반도의 모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칭화대는 ‘중국의 MIT’로 불리는 이공계 최고 명문대이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총 20분에 걸쳐 이날 연설에 임했고 처음과 마지막 대목 4분여는 중국어로 진행했다. 중국어 연설 내용에는 칭화대의 교훈과 함께 칭화대가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정치지도자들과 중국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는 내용, 중국 고전 구절 등이 포함됐다.
 
이날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북한은 핵보유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북핵문제의 해결과 북한의 변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또 박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한 구성원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된다면, 동북 3성 개발을 비롯해 중국의 번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북한 문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사라진 동북아 지역은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지구촌의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북아지역 다자간 대화 프로세스인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는 매우 불안정하다. 경제적인 상호의존은 확대되는데 역사와 안보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불신으로 인해 정치, 안보협력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이라고 보는데 평화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다자적 매커니즘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자의 도는 멀리 가고자 하면 가까이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높이 오르고자 하면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중용’의 구절을 인용하며 “동북아 지역도 역내 국가들이 함께 모여서 기후변화와 환경, 재난구조, 원자력안전 문제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연성 이슈부터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과 중국이 신뢰의 동반자가 되어 ’새로운 동북아’를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인연을 들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시 주석과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 대화와 협력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년의 성공적 한중관계를 넘어 새로운 20년을 여는 신뢰의 여정을 시작하고자 한다”면서 “’한중미래비전 공동성명’은 이러한 여정을 위한 청사진이자 로드맵”이라고 설명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양국 경제관계는 더욱 성숙한 단계로 발전할 것이고, 새로운 경제도약을 이뤄가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나아가 동북아의 공동번영과 역내 경제통합을 위한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밖에도 ‘한풍(漢風)’, ‘한류(韓流)’ 등 양국의 문화 교류 및 뿌리 깊은 문화적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두 나라의 강물이 하나의 바다에서 만나듯이 중국의 꿈과 한국의 꿈은 하나로 연결돼있다”며 “한국과 중국이 함께 한다면 새로운 동북아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설 말미에는 젊은 시절 자신의 개인적 역경을 언급하며 대학생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저의 꿈은 전자공학을 전공해서 나라의 산업역군이 되겠다는 것이었는데, 어머니를 여의면서 인생의 행로가 바뀌었고 아버님을 여의면서 한없는 고통과 시련을 겪었다”며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저는 많은 철학서적과 고전을 읽으면서 좋은 글귀는 노트에 적어두고 늘 들여다봤다”고 전했다.
 
이어 기억에 남는 글귀로 제갈량이 아들에게 보낸 ’마음이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마음이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원대한 이상을 이룰 수 없다’는 글을 소개하면서 “인생의 어려운 시기를 헤쳐가면서, 제가 깨우친 게 있다면 인생이란 살고 가면 결국 한줌의 흙이 되고, 100년을 살다가도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보면 결국 한 점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시련을 겪더라도 고난을 벗 삼고, 진실을 등대삼아 나아간다면, 결국 절망도 나를 단련시킨다는 것”이라고 당부해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