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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아프간서 탈레반 등 재소자 500명 탈옥 (연합뉴스 2011-04-25 19:24)

아프간서 탈레반 등 재소자 500명 탈옥(종합)
5개월간 판 320m 지하땅굴 통해 탈출
대통령 대변인, `재앙'으로 묘사.."일어나서는 안될 일"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주(州)의 한 교도소에서 탈레반 조직원 등 재소자 500명가량이 한꺼번에 탈옥해 비상이 걸렸다.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교도소의 굴람 다스타지르 마야르 소장은 25일 재소자 476명이 교도소 밖으로 이어진 지하 땅굴을 따라 탈출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을 탈레반이 주도했다며, 교도소를 탈출한 재소자가 541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탈옥한 이들은 탈레반 사령관 106명을 포함해 대부분 탈레반 조직원들이며, 이미 차량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주한 탈레반 가운데 4명은 지역 사령관급이라고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세프 아흐마디가 밝혔다.

탈레반 측은 조직원들이 5개월 동안 교도소 남쪽 외곽에서 시작해 검문소를 지나 교도소 안까지 320m 길이의 땅굴을 팠으며, 땅굴이 완성된 지난 24일 오후11시부터 약 4시간 반에 걸쳐 재소자들을 대거 탈출시켰다고 밝혔다.

칸다하르 주정부는 이번 사건 직후 '다수의' 탈옥수들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지만 정확한 검거 인원 등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칸다하르 교도소에서는 지난 2008년에도 교도소 입구에서 탈레반의 폭탄테러가 발생하면서 1천여명의 재소자들이 탈옥한 바 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대변인인 와히드 오메르는 "이것은 타격이다"라면서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었다"고 말했다.

오메르는 이어 "칸다하르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번 재앙을 갚아 주기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영화같은 '아프간 탈옥사건' 어떻게 일어났나>
독창성-조직력-정교함.."탈옥이 아닌 침입사건"
전등과 환풍기까지.."서서 도주할 수 있을 정도"

아프가니스탄의 한 교도소에서 일어난 탈레반 조직원 탈옥사건을 두고 뒷이야기가 무성하다.

칸다하르 사르포자 교도소에서 500여명이 함께 도주한 것은 영화에서나 있을법한 일로, 일부에서는 현지 보안 관계자가 이를 돕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각) 이번 탈옥사건을 독창성과 조직력, 정교함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1944년 나치 수용소인 '스탈락 루프트 3'에 갇힌 영국군 포로 76명이 땅굴을 통해 탈출한 사건과 대적할 수 있다고 비교했다.

물론 당시 사건의 의미로 볼때 이번 일이 같을 수는 없지만 그만큼 기발하다는 것이다.

먼저 탈옥사건을 준비하기 위해 이슬람 무장단체인 탈레반 대원 18명이 칸다하르 시내 서쪽에서 교도소 내 정치범 수용소 쪽으로 다섯 달간 흙을 팠다. 그러니 이번 사건은 '탈옥'이 아니라 '침입' 사건이다.

게다가 320m 아래 '땅굴'을 파다보면 생기는 대량의 흙을 감시의 눈을 피해 치울 필요도 없었다. 탈레반은 흙을 화물트럭으로 내다 팔았다.

흙 파기 작업을 시작한 지점은 교도소 정반대쪽에 있는 평범한 건물이었다. 땅굴은 인근 고속도로 구간 바로 아래를 지났는데, 이곳을 지탱하려고 철제와 콘트리트 기둥까지 사용했다.

탈옥자 중 한 명에 따르면 땅굴은 똑바로 서서 도주할 수 있을 정도로 그 폭과 높이가 넉넉했으며 콘크리트 바닥에 전등과 환풍기까지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

3년간 복역 중이던 28세의 이 탈옥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한밤중에 일어나 20분만에 동료들과 함께 땅굴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잘 돼있더라"며 "충분한 공기 공급을 위해 한번에 몇명씩만 땅굴을 지나갔다"고 상황을 전했다.

밤 11시에서 새벽 3시30분까지 재소자들이 도주할때까지 교도소 당국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 나중에 이들이 남긴 죄수복과 신발 등만 발견했다.

정치 전문가인 하로운 미르는 "이번 사건은 탈레반이 아프간 보안당국에 얼마나 잘 침투해있는지를 보여준다"며 내부 협력자가 있을 것이라고 AFP 통신에 말했다.
게다가 최근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추진하고 있어 이같은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탈옥자는 "경비원들은 항상 술에 취해 있거나 마약을 하고 있었다"며 "그들은 당시 잠만 자고 있었고 순찰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칸다하르주는 탈옥자들을 검거하기 위한 대규모 작전을 시작하고 주민들의 정보 제공을 위한 핫라인까지 설치했다.

탈레반은 3년 전인 2008년 6월 이 교도소를 공격, 탈레반 대원 390명을 포함 870명을 탈출시킨 바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군이 오는 7월 아프간 철군 개시를 앞두고 있고 치안권을 점진적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에서 아프간 정부군으로 이양하기로 한 가운데 일어나 현지 치안체계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아프간 탈옥 탈레반 등 500명 중 65명 체포

(칸다하르<아프가니스탄> AFP.AP.dpa=연합뉴스2011-04-26 21:22)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주(州)의 한 교도소에서 탈옥한 탈레반 조직원 등 재소자 약 500명 중 최소 65명이 다시 붙잡혔다고 칸다하르주 정부가 26일 밝혔다.

아프간 군경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산하 아프가니스탄 국제안보지원군(ISAF)은 탈옥 사실을 발견한 직후 대규모 합동 체포 작전에 나서 이들을 체포했으며, 체포 과정에서 저항하던 재소자 2명이 사망했다.

한편 이번 집단 탈옥 사건과 관련해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실은 교도소 '내부로부터 협조와 조장'이 있었던 징후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탈레반 조직원이 대다수인 재소자 약 500명이 칸다하르 교도소에서 지하 땅굴을 통해 집단 탈출했으며, 이 중 106명은 탈레반 지휘관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