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간관계/인물열전

“혼외정사에 올인?” CIA국장 스캔들 美강타 (문화일보 2012년 11월 11일(日)

“혼외정사에 올인?” CIA국장 스캔들 美강타

전쟁영웅 출신 페트레이어스, 자서전 작가와 부적절관계

 

▲ ‘미국을 배신하다’라는 제목과 함께 페트레이어스와 브로드웰의 사진을 소개한 데일리 뉴스.<사진=www.nydailynews.com>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60)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부적절한 혼외정사로 사임한 스캔들이 10일 미국의 미디어들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뉴욕 포스트와 데일리 뉴스 등 타블로이드 매체들은 말할 것도 없고 뉴욕 타임스, 월 스트리트 저널 등 점잖은 미디어들조차 페트레이어스 국장을 낙마케 한 여인 폴라 브로드웰(40)을 비중있게 소개하는 등 이례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4성 대장의 전쟁영웅 출신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 속에 해외국가정보의 총책을 맡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스캔들은 정계와 군부, 정보조직에 이르기까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가 천당에서 지옥으로 급전직하하게 된 것은 2010년 근무지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서전 ‘올인: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장군의 교육’ 출간을 위해 미모의 작가 폴라 브로드웰과 만나면서부터다. 이듬해까지 그는 은밀한 만남을 지속했다.

이번 스캔들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브로드웰이 페트레이어스의 이메일과 고급 정보들에 접속한 사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뉴욕 포스트는 FBI의 다른 취재원을 인용, 지난 봄 이후 페트레이어스와 브로드웰의 이메일 교신을 감청했으며 그가 사무실 책상 밑에서 정사를 가진 내용도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매체들은 존경받는 장군 출신으로 37년 간 모범적으로 가정생활을 유지한 그가 혼외정사를 맺은 사실보다 국가의 최고급 정보를 수호해야 할 위치의 CIA 국장이 제3자에게 이메일 등 정보를 접속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일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데일리 뉴스는 ‘미국을 배신하다’라는 제목을 달아 이번 사건의 충격을 표시했고 뉴욕 포스트 역시 ‘배신(Betrayal)’이라는 단어를 페트레이어스의 이름에 빗대 ‘Petrayal’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와 함께 부인 홀리와 브로드웰의 사진을 나란히 실어 눈길을 끌었다.

뉴욕 포스트는 페트레이어스가 지난해 9월6일 CIA 국장에 취임하면서 비밀 보호의 선서를 한 후에도 브로드웰과 수많은 이메일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 거주하는 브로드웰은 페트레이어스의 웨스트포인트(미육군사관학교) 20년 후배로 스스로를 작가 겸 국가안보 애널리스트라고 소개하고 있다. 방사선 전문의인 남편과의 사이에 두 명의 자녀를 둔 그녀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FBI 합동테러리즘 태스크포스에서 일하기도 했다.

브로드웰이 자서전 취재를 위해 아프간에 체류할 때는 함께 5마일 조깅도 했던 페트레이어스는 이번 스캔들이 있기 전까지 민주 공화 양당으로부터 ‘정직한 인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에서는 한때 그를 잠재적인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페트레이어스의 아내 홀리는 오바마 정부에서 연방소비자보호국의 예비역군인 담당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홀리는 아버지가 교장으로 있던 웨스트포인트에서 당시 생도 페트레이어스를 사귀어 결혼에 골인했다.

한편 백악관은 페트레이어스의 비위를 대선 다음날인 7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페트레이어스의 사임과 관련, “그가 국가에 기울인 헌신과 노고에 감사한다”면서 “페트레이어스와 군인가족들을 위해 도움을 아끼지 않은 아내 홀리가 어려운 시간을 헤쳐나가기를 기도한다”는 간접적인 화법으로 격려했다.

뉴욕 포스트는 최근 브로드웰이 작성한 페트레이어스의 ‘12가지 삶의 원칙’이 뉴스위크에 실렸다면서 제5항을 소개했다.

“우리 모두는 실수를 저지른다. 실수를 두 번 다시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 그것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인생의 교훈으로 삼는 것이다.”

 

"나말고 또 여자 있어?" 유부남의 불륜녀, 결국

 (조선일보 2012.11.12 05:31)

[퍼트레이어스, 본인 傳記 집필한 40대 유부녀와 외도 '낙마']
오바마 대선 위해 수사 조율? -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인물
FBI, 4~5개월 불륜 조사하다 대선 날에야 국가정보국 보고… 하원 정보위원장 "의문 투성이"
불륜, 어떻게 드러났나 - 불륜 상대인 브로드웰이 질투
제3의 여성에 협박 메일 보내… 해당 여성, FBI에 신변보호 요청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을 지휘했던 미국의 '전쟁 영웅'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60)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혼외정사 문제로 9일(현지 시각) 전격 사임했다.

퍼트레이어스는 9일 CIA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어제(8일) 오후 백악관에 들어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혼 생활 37년 만에 혼외정사를 저지르는 극단적인 판단력 부족을 드러냈다. 남편으로서, 조직의 지도자로서 용납될 수 없는 행위였다"며 "대통령은 오늘 오후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적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를 심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너진 美 전쟁영웅…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왼쪽)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 시절이던 2011년 6월 아프가니스탄 남부 헬만드 지방으로 이동하는 군용기에서 자신의 전기를 쓴 폴라 브로드웰과 대화하고 있다. 브로드웰은 이 사진을 자기 홈페이지에 올렸다. 퍼트레이어스는 브로드웰과 혼외정사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 9일 전격 사임했다. /뉴욕데일리

작년 9월 CIA 국장에 임명된 퍼트레이어스는 이라크 주둔 사령관(2007~2008년), 아프가니스탄 사령관(2010~2011년)을 거치면서 뛰어난 리더십으로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 양측 모두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중적인 인기도 높아 올해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됐다. 그는 육사시절 교장이던 윌리엄 놀턴 장군의 눈에 띄어 졸업 2개월 만에 놀턴의 딸과 결혼했고, 현재 1남 1녀를 두고 있다.

불륜의 상대는 육군사관학교 20년 후배이자 자신의 전기(傳記) '올인(All In)'을 쓴 폴라 브로드웰(40)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행정대학원) 연구원이다. 브로드웰은 방사선 전문의와 결혼해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브로드웰은 전기 집필 과정에서 퍼트레이어스가 아프가니스탄 산악 지역에 주둔할 때에는 가까운 곳에 머물며 수시로 인터뷰했다. 군용기를 함께 타기도 했다. 퍼트레이어스가 CIA 국장이 된 뒤에도 그의 집무실을 자유롭게 드나들어 구설에 올랐다. 퍼트레이어스의 한 보좌관은 "국장이 브로드웰과 함께 있을 때면 외부인 접촉에 관한 스스로의 규칙을 완전히 깨고 싶어 안달이 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좌관은 그럼에도 퍼트레이어스가 평소 너무나 신사적이고 가정적인 인물로 보여서 불륜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했다.

둘의 '부적절한 관계'는 퍼트레이어스가 플로리다에 사는 제3의 여성과 사귄다고 의심한 브로드웰이 해당 여성에게 둘의 관계를 캐묻는 협박성 이메일을 보낸 것이 발단이 돼 세상에 알려졌다. 위협을 느낀 해당 여성이 연방수사국(FBI)에 신변 보호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CIA국장의 불륜, FBI가 터뜨렸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60·왼쪽)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9일 본인의 전기(傳記) '올인(All In)'을 집필한 하버드대 케네디 공공정책대학원 연구원 폴라 브로드웰(40)과 혼외정사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 9일 사임했다. 육군사관학교 20년 선후배인 둘의 불륜 관계는 CIA와 경쟁 관계인 연방수사국(FBI) 수사 결과 드러났다. /AFP 연합뉴스·AP 뉴시스
FBI는 협박 메일의 발신처를 추적해 브로드웰이 발신자임을 알아냈다. 브로드웰의 이메일함에서는 퍼트레이어스와 주고받은 여러 통의 은밀한 이메일이 보관돼 있었다. 두 사람이 퍼트레이어스의 책상 밑에서 성관계를 가졌음을 암시하는 이메일도 있었다. FBI는 처음엔 퍼트레이어스의 개인용 이메일 계정이 해킹당했는지를 조사했으며, 2주 전 퍼트레이어스를 직접 면담한 끝에 불륜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FBI는 이 계정으로 국가 최고 기밀이 새나갔는지, 혹은 퍼트레이어스가 브로드웰과의 관계 때문에 적대 세력으로부터 협박당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수사했고 일단 국가 기밀 유출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플로리다 여성의 신원이나, 퍼트레이어스와의 불륜 관계 여부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퍼트레이어스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일각에서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클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이 사건에 대해 "의문투성이"라고 말했다.

외도 사건의 수사 주체가 CIA와 경쟁 관계인 FBI였던 데다, 4~5개월 동안 내사가 진행된 이 사건이 대선 당일인 지난 6일 오후에야 미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제임스 클래퍼 국장에게 보고됐기 때문이다.

미 정보 당국은 이번 사건을 7일에야 백악관에 보고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바마 행정부 핵심 인물의 불륜이 대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수사 일정을 조율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육사·하버드대 석사… 앤젤리나 졸리와 함께 CIA 국장실서 찍은 사진 페이스북 올려 물의도

 (조선일보 2012.11.12 09:46)

불륜 상대 브로드웰은 누구

 

 

폴라 브로드웰. /출처=The Sunday Telegraph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CIA 국장의 외도 상대였던 작가 폴라 브로드웰(40)은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했고 농구 선수였으며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재학 시절엔 피트니스 대회에 나가 우승했고, 하버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기관총 제조업체의 모델로도 활동했다. 현재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행정대학원) 연구원이며, 런던 킹스칼리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브로드웰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재학 중이던 2006년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했던 퍼트레이어스를 처음 만났다. 이후 퍼트레이어스가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요직을 맡으면서 거물로 커가자 브로드웰은 퍼트레이어스에 대한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브로드웰은 평소에도 퍼트레이어스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CIA 국장 면담을 이유로 CIA 본부를 자주 출입했고, 퍼트레이어스의 공식 행사에 초대받아 참석하기도 했다. 지난 1월 한 토크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퍼트레이어스와 함께 포토맥 강에서 달리기를 했다고 말했다. 퍼트레이어스, 배우 앤젤리나 졸리와 함께 CIA 국장실에서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CIA 관리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브로드웰이 CIA 내부 사정을 잘 알아 일부 기자들은 그를 상대로 CIA에 대한 취재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전쟁 영웅’ 퍼트레이어스 美 CIA 국장 혼외정사로 전격 사임

 (동아일보 2012-11-12 16:53:31)

단순 불륜? FBI의 라이벌 때리기? 정치적 음모?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60)이 9일(현지 시간) 혼외정사를 했다고 밝히고 전격 사임했다. 대선 직후 발표된 정보기관 최고 수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미 정가를 강타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


퍼트레이어스는 9일 CIA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37년 동안의 결혼생활 끝에 외도를 저지르면서 극도의 판단력 부족을 드러냈다”며 “이런 행동은 남편으로선 물론이고 조직의 지도자로서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제임스 클래퍼 국장에게서 관련 사실을 보고받았으며 같은 날 사표를 들고 온 퍼트레이어스를 질책한 뒤 하루 종일 고민한 끝에 9일 사표를 수리한다고 발표했다.

퍼트레이어스의 혼외정사 상대는 올해 초 그의 자서전 ‘올인(ALL IN): 퍼트레이어스 장군의 교육’을 쓴 전기(傳記) 작가 폴라 브로드웰(39·여).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공행정 분야 석사를 받았으며 런던대 킹스칼리지 전쟁연구학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방사능과 전문의인 남편 스콧과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둔 기혼자다.

전기 작가 폴라 브로드웰

퍼트레이어스는 2006년 테러 대응교범을 완성하기 위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방문해 학생들과 토론회를 가지다 학생 브로드웰과 처음 만났다. 당시 그는 이라크 과도 보안군 사령관이었다. 이후 브로드웰은 퍼트레이어스가 2010년 7월부터 1년 동안 아프가니스탄 산악지역에 주둔할 때 근처에 머물며 수시로 인터뷰하다 가까워지게 됐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브로드웰이 퍼트레이어스와 가까운 한 여성에게 “퍼트레이어스와 지나치게 가까이 지내지 말라”는 위협적인 e메일을 수차례 보낸 사실을 신고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 여성은 FBI에 브로드웰과 퍼트레이어스 간의 사적인 e메일을 공개했고 FBI는 CIA 국장의 e메일 관리가 허술해 국가안보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조사를 벌이다 불륜 관계를 파악했다.

퍼트레이어스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7년 1월부터 다음 해 9월까지 이라크 주둔 사령관을 지내면서 불안정한 이라크 상황을 안정시키는 등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해 미국에선 ‘전쟁 영웅’으로 불린다. 지난해 8월 예비역 대장으로 예편한 그는 국방장관에 임명된 리언 패네타의 후임으로 CIA 국장이 됐다.

퍼트레이어스는 공화당 대선후보와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도 거론된 인물이어서 일각에선 이번 사퇴에 정치적인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공화당 측에서는 FBI가 4, 5개월 동안 비밀리에 조사를 하다가 대선 당일 DNI 클래퍼 국장에게 조사 결과를 보고한 것으로 보아 정치적인 음모가 깔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CIA와 경쟁관계인 FBI가 정치적인 동기로 조사를 했다는 논란도 있다. FBI는 2주 전에야 CIA에 사건을 알렸고 사임 발표 당일에야 사건을 의회에 보고했다.

미국 언론은 퍼트레이어스가 15일 리비아 벵가지 미국영사관 피습사건 정보 부실 관리 청문회를 일주일 앞두고 사임한 것은 스캔들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한 CIA의 사전 조치라고 분석했다.

후임으로는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담당 선임보좌관, 마이클 모렐 CIA 부국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차기 국방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잭 리드 상원의원(로드아일랜드)과 하원 정보위원회 간사를 지낸 제인 하먼 전 하원의원이 최초의 여성 CIA 국장에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스승’으로 상원 외교위원장을 두 번이나 지냈으며 6월 공화당 예비경선에서 탈락해 올해 말로 의원 생활을 접는 지한파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인디애나)도 공화당 화합 차원에서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


 

FBI, CIA 국장 불륜사실 ‘알고도 쉬쉬’ 왜?

 (한겨레 2012.11.12 22:21)

 

불륜 문제로 미 정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데이비스 퍼트레이어스(왼쪽)와 그의 전기 작가 폴라 브로드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이 사진은 지난해 7월13일 공개됐으나, 둘이 만난 시점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AP 뉴시스

퍼트레이어스 낙마 의혹 확산
‘내부고발뒤 보고’ 두고 음모론
미 상원은 진상조사 실시 방침

미국의 전쟁영웅이자 중앙정보국(CIA) 국장이었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60)가 ‘혼외정사’ 문제로 전격 사임했으나, 이를 둘러싼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의 불륜 수사 문제가 적어도 다섯달간 의회나 백악관에 먼저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정치적 ‘음모론’도 나오고 있다. 상원 정보위원회는 11일 공식 진상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연방수사국(FBI)이 늑장을 부리다 대선날에야 보고한 점과 퍼트레이어스가 ‘연인’에게 기밀을 누설했는지 등이 집중적으로 추궁될 것으로 보인다.

■ FBI는 왜 숨겼나? 미 언론의 보도를 보면, 연방수사국은 지난 5월께 누군가 자신을 위협하는 메일을 보내고 있다는 ‘제3의 여성’의 신고를 받고 조사를 벌인 끝에 이 메일이 전기작가 폴라 브로드웰(40)로부터 발신된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의 메일을 살펴보던 끝에 그가 퍼트레이어스와 불륜 관계였다는 것을 금방 알아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백악관이나 의회에 전혀 보고되지 않았고, 미 대선날인 지난 6일에야 국가정보국(DNI) 제임스 클래퍼 국장에게 보고됐다. 연방수사국과 중앙정보국 두 기관이 오랜 앙숙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또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당)은 사직서가 제출된 9일에야 언론 보도를 보고 이 사실을 알았다며 “청천벽력 같은 일”이라고 표현했다. 공화당 소속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피터 킹 위원장은 “이번 대선에 불리한 사안을 덮기 위해 백악관의 은폐공작 징후가 있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타임>은 연방수사국 내 한 ‘내부고발자’의 보고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10월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하면서, 이로 인해 갑작스레 진상이 폭로된 것임을 암시했다.

■ ‘제3의 여인’은?브로드웰로부터 협박을 받은 여성은 퍼트레이어스 부부와 친한 친구 사이인 질 켈리(37)로 알려졌다. 플로리다에 사는 질과 그의 남편 스콧은 “우리 부부와 세 아이의 사생활이 지켜지길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뒤 침묵을 지키고 있다.

켈리는 탬파 맥딜 공군기지의 사회연락 담당관으로, 무보수 자원봉사로 일하는 만큼 정식 공무원은 아니라고 <에이피>(AP) 통신 등은 전했다. 남편 스콧은 암 전문의로 알려졌다. 켈리가 브로드웰로부터 퍼트레이어스와 가까이 하지 말라는 협박 메일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둘 사이에 친구 이상의 특별한 관계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퍼트레이어스 부부와 켈리 부부는 5년 이상 친구로 지냈으며, 인터넷상에서는 두 부부가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 퍼트레이스는 왜? 퍼트레이어스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에서 주둔 사령관으로 3번이나 파견돼 일하는 동안 한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을 만큼 ‘대쪽 같은 군인’의 표상이자 자신의 평판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인물이었다. 이번 소식은 그를 알고 있는 군 내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브로드웰과 퍼트레이어스는 지난해 7월까지 아프간 주둔군 사령관으로 일할 당시에 급속도로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퍼트레이어스가 항상 부관들로 둘러싸여 있던 당시에는 불륜 상황까지 발전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둘의 관계는 퍼트레이어스가 리언 파네타 후임으로 중앙정보국장이 된 뒤부터 깊어진 셈이다. 또다른 소식통은 평생 몸담았던 군에서 나와 혼자 중앙정보국으로 오게 된 상황이 일탈을 부추겼을지도 모른다며 “그는 부관들을 중앙정보국으로 데려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CIA 국장 불륜수사에서 드러난 놀라운 사실들

 (월스트리트저널 13. November 2012, 16:15:07)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을 사퇴에 이르게 한 사건수사에 처음 착수한 FBI 요원이 올여름 수사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FBI 상부에서 이 요원이 이번 사건에 개인적으로 연루됐다는 사실을 파악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FBI는 페트레이어스 전 국장의 사생활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FBI 요원의 미심쩍은 행동도 밝혀냈다는 사실이 새롭게 공개됐다. 이 요원은 상의를 탈의한 자신의 사진을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한 여성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AP
페트레이어스 사건에 연루된 제3의 여인, 질 켈리.

FBI 측에서 해당 요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인에게 연락을 취해 입장을 들어볼 수 없었다. 이 요원은 현재 FBI 산하 전문직관리단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로써 페트레이어스 전 국장 사건 조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공개됐다. 일각에서는 정부 관계자와 의원들에게 이번 스캔들에 대해 알렸어야 하지 않는가와 FBI가 과연 사건 대처를 잘 했는가를 놓고 의문이 제기됐다.

사건 조사를 시작한 FBI 요원은 질 켈리의 친구였다. 질 켈리는 플로리다 주 탬파 지역에서 군인사들을 위한 지역사회 행사를 주관하는 자원봉사자로, 올 5월에 협박 이메일을 받았다는 사실을 FBI 요원인 친구에게 알렸다. 이 요원은 사이버수사팀에 사건을 이관했고 사이버수사팀은 수사에 착수했다.

FBI 고위 관계자는 사건을 사이버수사팀에 최초로 보고한 요원이 안절부절 못하자 이 요원을 수사에서 제외시켰다.

FBI는 이 요원이 상의를 탈의한 사진을 질 켈리에게 보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AP
페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의 평전을 들고있는 폴라 브로드웰.

이 요원은 사건 수사에서 제외된 후(FBI 관계자가 사건을 세상에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데이비드 라이커트 하원의원(공화당, 워싱턴 주)에게 사건에 대해 알렸다. 이 정보는 의회 관계자에게 전달됐고, 의회 관계자는FBI 본부에 통보했다.

FBI는 이 시점에서 협박 이메일을 보낸 사람이 페트레이어스 전 국장의 전기를 집필한 폴라 브로드웰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수사관들은 브로드웰이 페트레이어스의 내연녀라는 사실과 브로드웰이 켈리에게 협박성 이메일을 보낸 이유는 켈리가 페트레이어스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규명해냈다.

협박성 이메일은 발신자는 익명으로 처리해서 켈리가 남편과 공유하는 이메일 계정으로 보내졌다. 브로드웰은 여러 이메일 계정으로 켈리에게 협박성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협박성 이메일 가운데 하나에서는 켈리의 남편도 불륜 사실을 아는지 묻고 있다. 또다른 이메일에서 익명의 발신자는 켈리가 ‘그 남자’를 테이블 밑에서 도발적으로 만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이 메시지에서 언급하고있는 남자는 페트레이어스 전 국장이나, 당시 수사관들은 남자의 정체를 확실히 알지 못했다. 켈리측 변호인은 FBI 요원이 보낸 상의 탈의 이메일이나 익명의 발신자에게 온 협박성 이메일에 관해 요청한 인터뷰를 거절했다. 브로드웰측 변호인도 응답하지 않았다. 켈리와 브로드웰 모두 이번 사안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려고 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결국 단순 사이버스토킹으로 수사를 시작한 사건은 국가안보수사로 일파만파 확대됐다. 둘 다 기혼자인 페트레이어스와 브로드웰은 서로 연락을 주고받기 위해 개인 지메일 계정을 만들었다. FBI는 CIA 국장의 개인 이메일을 외부인이 사용했을 가능성을 알게 됐다.

FBI 요원들이 브로드웰을 취조하자 브로드웰은 자신의 컴퓨터를 조사해도 된다고 허락했다. 요원들은 브로드웰의 컴퓨터에서 기밀문서 사본을 발견했다. 페트레이어스와 브로드웰 둘 다 페트레이어스가 브로드웰에게 기밀문서를 건넸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FBI는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FBI는 페트레이어스와 브로드웰이 늦여름과 초가을에 깊은 사이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도 국가안보에 구멍이 뚫렸을 가능성은 배제했다. FBI는 페트레이어스가 협박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파악했다.

미국 대선이 치뤄진 바로 다음날인 이달 7일 FBI는 조사 내용을 백악관에 전달했다. 페트레이어스는 8일(목요일) 백악관 관계자와 만났고 다음날인 9일 사퇴 의사를 발표했다.

의원들은 페트레이어스가 사임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의원들은 페트레이어스 전 국장과 관련해 국가안보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백악관과 의회에 좀더 일찍 알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트레이어스 사건은 또 한 번 예상밖의 국면으로 전개됐다. 브로드웰은 올 10월 26일 덴버대학교 강연에서 9월 11일에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과 CIA 부속건물이 공격을 당한 것은 CIA가 감금하고있던 리비아 민병대원을 구출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CIA는 브로드웰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브로드웰은 “여러분이 이 사실을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당시 CIA 부속건물에는 리비아 민병대원 두세 명이 억류돼 있었다”며 “(CIA는) 테러리스트들이 감금된 민병대원을 탈출시키기 위해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을 공격한 것으로 보고있고, 현재 이와 관련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CIA 대변인은 벵가지 CIA 부속건물에 리비아 무장대원이 감금돼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부터 CIA가 무장세력을 억류하는 것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CIA 대변인은 “CIA가 아직까지 포로를 억류한다는 주장은 충분한 지식이나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판 진영에서는 브로드웰의 덴버 강연을 근거로 브로드웰이 기밀문서에 접근했고 페트레이어스가 정보원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의 조사에 따르면 두 사람의 내연관계는 수사가 진행될 무렵 끝났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브로드웰은 첩보가 아닌 뉴스 보도를 통해 그 같은 주장을 했을 것으로 본다. 브로드웰은 덴버 강연 초반에 CIA가 벵가지 부속건물에 리비아 민병대원을 억류하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정보 출처로 폭스뉴스를 언급했다. 브로드웰이 덴버에서 강연한 날 폭스뉴스는 실제로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올 9월 11일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이 습격 받으면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를 포함해 미국인 세 명이 사망했다. 미국 정보기관의 브리핑을 받은 어느 인사에 따르면 브리핑은 벵가지 참사가 발생한 주요 원인 두 가지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한다. 첫 번째 원인은 당일 카이로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발생한 폭력시위로 테러리스트들이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두 번재 원인은 알카에다의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사망한 부사령관의 복수를 하라고 촉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인사는 억류된 민병대원을 구출하기 위해서 영사관을 공격했을 가능성은 브리핑에서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주 의회에서는 FBI가 조사한 페트레이어스와 브로드웰 사건에 대해 비공개 브리핑이 있을 예정이다. 상원외교위원회 브리핑은 13일(화요일), 하원정보위원회 브리핑은 14일(수요일)로 예정돼있다. 숀 조이스 FBI 부국장과 마이클 모렐 CIA 국장 대행이 브리핑을 맡는다. 마이클 로저스(공화당, 미시간 주) 의원이 하원정보위원회 위원장이다. 더치 러퍼스버거(민주당, 매릴랜드 주) 의원은 하원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다.

상원정보위원회도 이와 비슷한 브리핑 일정을 조율하고있다. 상하원정보위원회는 15일(목요일) 첩보당국과 사법당국 고위 관계자로부터 벵가지 참사에 대한 증언을 받을 예정이다. 페트레이어스 외도 사건에 관한 수사도 (비공개이기는 하나) 이번 브리핑에서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당, 캘리포니아 주) 상원정보위원회 위원장은 11일(일요일) 페트레이어스-브로드웰 사건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FBI가 사실을 알게됐을 때 바로 의회에 전달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