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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인물열전

경남고 “대통령 또한번” 부산고 “우리도 한번” (문화일보 2012년 09월 17일(月)

경남고 “대통령 또한번” 부산고 “우리도 한번”

김영삼 배출 경남 동창회 운영진 모임…‘라이벌’ 부산도 꿈틀

 

부산지역 양대 명문고인 경남고와 부산고가 대통령을 만들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야권의 유력 후보인 문재인 민주통합당(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남고를, 출마선언을 준비 중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부산고를 각각 졸업했기 때문이다

먼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학교는 경남고. 지난 8월22일 저녁 서울 시내 모처에서 재경 경남고동창회 기수별 회장과 총무 등 주요 운영진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모임에는 경남고 25회 졸업생(1970년 졸업)인 문 후보의 참석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동문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문 후보는 이날 모임에 불참했다. 다음날(8월23일)로 예정된 민주당 당내 경선 후보들의 방송 토론회 준비를 하던 문 후보가 뒤늦게 모임 불참을 알려왔다고 한다.

이날 모임에서는 문 후보의 동기들을 중심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경남고 출신 대통령을 한 명 더 배출해 보자”라는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문 후보의 동기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건축가 승효상 씨, 예술감독 출신의 이윤택 씨 등이다.

새누리당에도 경남고 출신들이 많다. 동기인 서병수 사무총장을 비롯, 정갑윤·여상규 의원과 박희태·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이 경남고 출신이다.

경남고 출신 한 인사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박희태·김형오 전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등 3부 요인을 모두 배출한 학교가 경남고”라면서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을 두 번 배출한 유일한 고등학교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고 동문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감지되고 있지 않지만 이 학교 33회 졸업생(1980년 졸업)인 안 원장이 대선에 나선다면 활발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학교 동문들의 전언이다.

부산고 출신 한 인사는 “라이벌인 경남고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이웃 부산상고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각각 배출했는데 부산고 출신의 대통령 후보는 안 원장이 사실상 처음”이라면서 “만약 안 원장이 대선후보가 되면 동문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 원장도 지난 5월 말 부산대 강연과 7월 출간한 자신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 자신의 고교 시절 야구 응원 스토리를 소개하면서 부산고 출신임을 은근히 내세우기도 했다.

안 원장 주변에 부산고 출신들은 거의 없다. 보수적 인사가 더 많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의화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 김정훈·나성린 새누리당 의원, 조현오 전 경찰청장,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임채진 전 검찰총장 등이 부산고 동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