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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인물열전

[런던] 기자 울린 양학선 어머니 감동의 응원가 (조선일보 2012.08.07 10:31)

[런던] 기자 울린 양학선 어머니 감동의 응원가

 

올림픽 한 달 전 양학선을 응원하던 아버지 양권관씨와 어머니 기숙향씨. <사진=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양학선이 범접할 수 없는 기술로 금메달을 따기 한 달 전, 스포츠조선 기자는 전라북도 고창군 산골 양학선이 자란 비닐하우스 집을 찾았다.

6일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에 출전한 양학선선수가 금메달획득후 기뻐하고 있다.
20120806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i

방 하나, 부엌 하나가 전부인 컴컴한 비닐집. 테이블을 가득 채운 메달, 상패,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양학선이 자랑해마지 않는 '농부 부모님' 양권관씨와 기숙향씨는 기자와 만나 아들에게 애틋한 응원메시지를 남겼다.

"학선아, 메달도 중요하지만 우리 아들 몸 건강한 거, 안 다치는 게 제일 중요해. 메달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까지 힘들었던 것 맘껏 발산해, 엄마가 좋은 꿈꿔줄게."

이 자리에서 기자는 어머니 기 씨에게 아들을 위한 응원가를 요청했다. 뺄 법도 하지만 어머니는 선뜻 노래를 시작했다.

노라조의 '형'. '삶이란 시련과 같은 말이야, 고개 좀 들고 어깨 펴 짜샤, 형도 그랬단다. 죽고 싶었지만 견뎌보니 괜찮더라.'

양학선이 태릉선수촌 지옥훈련으로 힘들던 무렵, 형 학진씨(22·군인)가 휴대폰으로 불러준 노래라고 했다. 이후 이 노래는 양학선 가족 모두의 OST가 됐다.

"맘껏 울어라, 억지로 버텨라… 젊은 인생아, 져도 괜찮아 넘어지면 어때…."

마치 노동요를 연상케하는 낭랑한 어머니의 노래에 기자도 울컥했고 어머니의 눈가도 촉촉해졌다.

인터뷰에서 기 씨는 "부모로서 돈이 더 있었더라면, 조금만 더 배웠더라면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했다. "그랬으면 '우리 아기'를 더 잘 뒷바라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기씨는 아들에 대한 뉴스 자막 한줄에도 눈이 번쩍 뜨인다고 했다. "런던올림픽에 아들 딸을 보낸 비인기종목 국가대표 선수의 모든 어머니들도 함께 힘을 냈으면 좋겠다"며 덧붙였다.

어머니의 꿈대로 양학선은 지금까지 쌓은 실력을 마음껏 발산했다.

'효자' 양학선은 선수생활 동안 "부모님께 집을 지어드리고 싶다. 편히 모시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의 꿈도 곧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http://www.tagstory.com/video/100442049

 

런던올림픽 남자 체조 도마에서 한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한 양학선(20·한체대)의 비닐하우스 집이 또 한번 국민들을 울리고 있다.

전북 고창에 위치한 양학선의 비닐하우스 집

양학선은 6일 밤(한국시각) 런던 노스그린위치 아레나에서 펼쳐진 런던올림픽 남자체조 도마 결승에서 평균 16.533점으로 짜릿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마에 필요한 달리는 힘, 밟는 힘, 미는 힘 완벽한 3박자의 조화로 양학선은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이자 이번 대회 한국의 11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한국 체조의 역사를 새로 쓴 양학선은 어려운 가정환경과 지극한 효심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들은 평생 미장일을 해온 아버지 양관권씨(53)와 공장일을 해온 어머니 기숙향씨(43)가 비닐하우스에 살면서도 양 선수를 긍정적인 인재로 잘 키워낸 사연해 감동받고 있다.

전북 고창에 위치한 양학선의 집은 비닐하우스 단칸방.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집안 한 구석엔 양학선이 받은 상패와 메달이 잘 정돈돼 있어 어두운 집안을 빛내고 있다.

특히 단칸방 한 켠에 양학선의 아버지가 아들의 체조가 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잘못된 부분만 골라 벽에 걸어놓은 양학선의 체조 연기 사진은 아버지의 애틋한 사랑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올림픽 전 인터뷰마다 "금메달을 따서 부모님께 번듯한 집을 지어드리고 싶다"는 희망을 감추지 않았던 양학선은 이제 그가 그토록 원하던 금메달을 따내며 부모님을 위한 꿈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