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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뉴스/깜짝뉴스

`막가는` 이통시장..`쿠키폰이 공짜` (연합뉴스 2009.05.28)

'막가는' 이통시장.."쿠키폰이 공짜"

LG 쿠키폰(자료사진)

이동통신시장이 유례없는 혼탁상을 보이고 있어 행정당국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는 60만원대의 고가 휴대전화가 공짜폰으로 유통되는 등 보조금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 등을 유심히 살펴보면 출고가가 65만원 상당의 LG전자 디스코폰을 공짜로 파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쇼핑몰마다 조건이 약간씩 차이가 나지만 일부 몰에서는 번호이동, 12개월 약정, 1개월간 데이터통화 요금제만 가입하면 5만5천원의 가입비까지 면제받고 공짜로 디스코폰을 살 수 있다.

요금제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까지 고려하면 기존의 공짜폰이 몇몇 조건을 달고 있었던 데 비해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59만원이 넘는 LG전자의 최신 쿠키폰도 공짜로 파는 사례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이를테면 80년 이후 출생자에 대해 데이터통화 요금제를 2개월간 사용하는 조건으로 가입비를 면제해주고 공짜로 쿠키폰을 살 수 있는 식이다.

출고가 30만~40만원대의 휴대전화는 약정이나 부가 서비스 등 조건이 전혀 없는데다 가입비까지 면제받고 살 수 있는 '완전' 공짜폰이 수두룩하다.

모토로라 페블폰은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할 경우 완전 공짜로 판매되고 있으며, 삼성전자 SCH-W270은 010 신규 가입자에 대해 공짜로 유통되고 있다. LG전자 롤리팝도 특정 요금제만 유지하면 아무런 조건없이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번호이동을 하거나 신규 가입을 하는 식으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새 전화기를 아무런 조건없이 공짜로 쓰고 버릴 수 있게 됐다. 고가의 휴대전화라도 약정 위약금이 비싸야 1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고가라는 의미 자체가 퇴색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

결국 이동통신사를 수시로 옮기거나 휴대전화를 자주 교체하는 소비자만 보조금의 혜택을 볼 뿐 대다수의 평범한 소비자들은 비싼 가입비와 통신요금으로 소수 소비자의 보조금을 부담하는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심지어 유통 현장에서 사전 지식이 있는 소비자에게는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그렇지 않은 소비자에게는 보조금을 줄여 지급하는 등 불균등한 우대 사례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소비자는 복잡한 가입 조건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유통질서가 어지러워진 것에 대해 업계는 KT-KTF 합병을 앞두고 한 명이라도 가입자를 더 확보하려는 이통사간 과잉 경쟁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내달 출범할 통합 KT 그룹의 막강한 영업력을 의식한 SK텔레콤이 4월 이후 막대한 보조금을 풀고 있으며 이에 KTF도 반격에 나서며 혼탁 양상이 극심해지고 있다는 것.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며 우려하고 있다"며 "면밀한 검토를 통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차별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