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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인물열전

<사람들>백혈병 극복 수능 전남수석 `인간승리` (연합뉴스 2009.12.09)

<사람들>백혈병 극복 수능 전남수석 '인간승리'
백혈병 극복하고 수능 전남수석 고태영씨
백혈병으로 5년간 투병을 하다 2010학년 대입수학능력시험 전남지역(자연계) 수석의 영예를 차지한 고태영(22.순천고 졸)씨.<<지방기사 참고>>.2009.12.9.

순천고 출신 고태영씨 5년째 투병..4수 끝에 영광
"공부는 지속적이고 꾸준히 하는 것이 최선의 비결" 조언

백혈병으로 5년간이나 투병 중인 수험생이 4번의 도전 끝에 2010학년 대입수학능력시험 전남지역(자연계)수석의 영예를 차지하며 한 편의 인간 승리 드라마를 연출했다.

주인공은 표준점수 696점으로 전남지역 자연계 수석을 차지한 고태영(22.순천고 졸)씨
고 씨에게 백혈병이라는 병마가 닥친 것은 한참 수능에 매달릴 시기로 3학년인 지난 2005년 8월.

고씨는 "머리가 어지럽고 얼굴이 창백해지는 등 누가 봐도 병색이 완연해 병원을 찾았는데 백혈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도 전교 1,2 등을 놓치지 않아 누가 봐도 부러워할 대학 진학이 확실했지만 병마는 고씨를 비켜가지 않았다.

순천에 살았던 가족은 아들 치료를 위해 전남대병원 암센터가 있는 화순으로 이사를 왔고 이듬해 3월까지 꼬박 8개월간의 힘겨운 투병이 시작됐다.

백혈병과의 힘든 싸움은 고씨에게 대학과 수능은 멀게만 느껴지는 고통이었지만 이를 악물며 참고 견뎠다.

1차 치료가 끝나고 나서 고씨는 2006년과 2007년 수능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암울했다.

고씨는 "항상 피곤함을 느끼고 공부 집중이 어려워 수능에 도전하기까지도 정말 어려운 과정이었다"며 "점수는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특히 발병 후 2년간의 재수생활은 학원조차 다니기 어려울 정도여서 사실상 사회적으로 단절된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수년간을 꾸준히 공부해야 성과를 내는 언어,수리,외국어 등은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이었다.

지난해 시험에서는 서울대 사범대학을 갈 수 있는 점수를 얻었지만 고씨는 또 다른 길을 위해 4번째 수능 도전을 결정했다.

자신처럼 아픈 사람을 돕고 치료하는 의사가 될 결심을 했기 때문이다.

고씨는 "재발 여부를 살펴봐야 하고 의사가 되는 과정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그 꿈을 이룰지는 아직 모른다"며 "하지만 그 꿈을 꼭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고씨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공부 방법도 소개하며 끈기를 강조했다.

수능 공부는 시간이 아니라 효율이며 벼락치기는 없다는 고씨는 "덥다고, 춥다고 해서 하지 않으면 곧바로 무너지는 것이 수능"이라며 "마라톤을 하는 마음으로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의고사 점수 등에 너무 연연해 일희일비(一喜一悲) 해서는 안된다. 가장 잘 본 것을 자신의 점수로 믿기 쉬운데 이는 착각"이라며 자기가 틀린 것에 집중하고 또 꼼꼼히 할 것을 당부했다.

부친은 공기업에 근무 중인 고병석(51)씨이며 누나(24)는 카이스트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