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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인물열전

난 된장녀? 아니다··· 골드미스다 (뉴시스 2008.06.14 21:24)

난 된장녀? 아니다··· 골드미스다

미국에는 알파걸, 일본에는 하나코상, 한국에는 골드미스가 있다.

골드미스란 30세에서 45세 사이에 연간 수입 4000만원 이상의 고학력 미혼 여성들을 지칭하는 마케팅 용어다. 한국고용정보원 통계로 2152명에 그쳤던 골드미스가 최근 10배 넘게 증가하면서 사회적 트렌드로 부상함과 동시에 마케터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전통적 유교관에서 탈피한 한국사회에 결혼을 포기하고 직업적 성공을 선택한 골드미스가 늘어가고 있다며 실제 골드미스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결혼보다는 성공이 우선

연봉 1억의 프리랜서 통역가 김지원씨(31). 그녀는 한국에 기껏해야 한 두 개 밖에 들어오지 않는 이탈리아 고급 펜디 핸드백을 사는데 2400만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난 힘들게 일을 한데 대한 보상으로 고급 디자이너 제품을 산다. 지금의 내 인생에 충분히 만족한다. 굳이 결혼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할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김 씨는 가부장적 전통에 반발하며 결혼을 버리고 일에 대한 열정을 선택한 전형적 골드미스다.

그러나 아직까지 골드미스를 보는 사회적 시선은 곱지 않다. 이들을 된장녀라 부르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1억5000만원 가량의 연봉을 받으며 펜션 업체의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은경씨(36)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외제차 구입을 미룬 적이 있다.

그녀는 "한국에서 미혼 여성으로 살면서 외제차를 몰고 다니려면 비난의 시선을 감수해야만 한다"며 "내가 열심히 일한 만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이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대신 내가 가진 부의 뒤에 뭔가 다른 배경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씨는 10년 만에 부사장까지 오르는 그녀의 고속승진을 용납하지 못하고 남성 상관들이 회사를 스스로 떠날 때가 가장 곤혹스러웠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골드미스들을 남자들과 동등한 전문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골드미스 마케팅 성황

골드미스들은 전체 여성인력의 0.3%에 불과하지만 구매력이 높아 기업들은 이들을 주목하며 발 빠르게 대응해 가고 있다.

국민은행은 외국어 강좌나 헬스클럽에 등록한 여성 고객들에게 0.2%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힐튼호텔은 여성 고객에게 무료 화장품과 피자, 와인 시음회 등을 제공하는 '걸스나이트인' 패키지를 출시해 미혼 여성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배은경 교수는 "골드미스는 더 이상 행복과 안락함을 찾기 위해 남성들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이들은 전통적인 사회 시스템에 진지한 의문을 제기하고 이에 도전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요즘 오락 프로 '된장녀', 도를 넘었다

  • (연합뉴스 2010.06.20 10:02)

tvN 방송화면 캡처

자극적 소재로 활용..“성적 편견 확대”

허영심에 차고 자기 중심적인 여성을 빗댄 ’된장녀’는 케이블 오락프로의 단골 메뉴다.

’된장녀’의 출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에는 정도와 규모가 심해지는 양상이다. 그만큼 여성에 대한 편견을 확대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케이블 오락채널 tvN의 ’화성인 바이러스’에는 ’압구정 패리스 힐튼’으로 불리는 한 여성 출연자가 나와 화제가 됐다.

1억원대 오픈카를 현금으로 사고 일본 우동이 먹고 싶어서 당일치기 일본 여행을 간다는 이 여성은 집에서 경제적 지원을 받지만 명함을 갖기 위해 취미로 일을 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가 극단적 인물들을 소개하는 콘셉트이긴 하지만 방송이 나간 후 관련 기사에는 ’재미 때문에 문제 있는 게스트를 섭외한다’, ’개념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등의 댓글이 잇따랐다.

같은 방송사의 ’러브스위치’는 20~30대 싱글 여성 30명이 1명의 남성을 두고 3단계에 걸친 선택을 통해 데이트 여부를 결정하는 쇼로, 케이블 채널로는 매우 높은 2%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출연자들은 종종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문제성 발언을 뱉어내고 있다.

지난 3월 방송에서는 월세 사는 단역배우가 싱글남으로 출연하자 출연자들은 “월세 사는 남자는 싫다”, “돈이 새는 얼굴이다”, “차가 용달차다”란 이유를 들며 거절했다.

MC 이경규는 “이건 러브스위치가 아닌 러브절단기”라며 “싱글녀들이 데이트를 하는 사람을 한순간에 절단해버렸다”고 호통치기도 했다.

프로그램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는 ’된장녀’를 언급하며 출연자들의 무례한 태도를 지적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는 ’너무 된장녀들만 선별하는 듯..좀 더 다양하고 바른 가치관을 가진 여성 출연자들도 나와 주길’(ID 찰보리빵) ’출연하는 여자들이 진짜 개념 없다’(ID 891122) ’된장녀들의 실체를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ID 롸잇나우) 등의 의견이 잇따랐다.

’러브스위치’ 임택수 PD는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분명한 캐릭터를 가진 출연자를 섭외하다 보니 심하다 싶은 발언이 나오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임 PD는 “소위 말하는 된장녀 캐릭터를 가진 분들도 있지만 소수”라며 “그분들의 자극적인 발언을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07년 시작한 올리브채널의 ’악녀일기’ 시리즈는 젊은 여성들이 원하는 삶을 추구한다는 콘셉트이지만 부유한 부모의 돈으로 명품백을 사고 호화 해외여행을 가는 모습이 방영되면서 ’된장녀 프로’의 대명사가 됐다.

이 프로는 다음달 7번째 시즌 제작을 위해 주인공을 모집하고 있다.

케이블 오락프로에서 ’된장녀’의 인기는 쉽고 자극적인 소재라는 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채널수 확대로 오락 프로가 느는 가운데 제한된 제작비로 쉽게 시청자의 눈길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평론가 탁현민씨는 “된장녀처럼 비호감 여성들은 재미를 위한 좋은 소재”라며 “프로그램 구성상 시청자들이 우월감을 느낄 수 있는 비호감 여성을 등장시키는 것이 대중의 흥미를 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적 편견을 강화하고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한국여성민우회 윤정주 사무국장은 “안 그래도 TV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수도 적고 이미지도 굉장히 제한적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부정적인 이미지의 여성들이 TV에 많이 등장할수록 ’여자들은 당연히 이럴 거야’라는 고정관념이 확대ㆍ재생산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