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앞에 ‘지방대 핸디캡’은 없었다
司試 수석 경북대 김수민씨
TK지역 46년만에 쾌거…“경험 쌓은 뒤 법관 목표”
“서울 수험생들보다 정보가 적어 걱정이 많았는데 참 뜻밖이고 영광스럽네요.”
올해 53회 사법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한 김수민(24·여·사진)씨의 소감이다. 법무부는 22일 사시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며 “김씨가 평균 100점 만점에 58.24점으로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북대 법대 4학년에 재학 중이다. 경북대는 해마다 10∼20명의 사시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지만, 수석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대구·경북지역 대학 졸업생이 수석을 차지한 것도 1965년 영남대 출신 배기원(71·사시 5회) 전 대법관 이후 46년 만이다.
경북 점촌이 고향인 김씨는 2006년 경북여고를 졸업하고 경북대에 진학했다. 경북대가 지역 명문이고 국립대라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김씨 실력에 서울에 있는 학교를 택하지 않은 점은 다소 의외로 여겨진다.
사실 고등학교 때에는 그렇게 공부를 잘하지 못했어요.(웃음) 서울대를 가지 못할 바에야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진학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죠. 서울 소재 사립대를 다니려면 학비며 생활비가 너무 많이 들잖아요.”]
다행히 전공으로 택한 법학이 적성에 잘 맞았다. 김씨는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내가 법률에 소질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3학년이던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시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구는 서울 신림동 고시촌보다 시험에 관한 최신 정보가 부족하고 학습 여건도 열악했다. 김씨는 갑절의 노력으로 지방대의 ‘핸디캡’을 극복하기로 마음먹고 공부에 매달렸다. 결국 그는 숱한 명문대 출신을 제치고 당당히 수석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법이 바뀌어서 이제는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바로 판사나 검사가 될 수 없잖아요. 먼저 변호사로 폭넓은 경험을 쌓은 뒤 법관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그동안 사시 수석합격은 서울대, 고려대 등 서울 몇몇 대학 출신이 독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히 김씨에 대한 법조계의 관심이 뜨겁다. 경북대 법대 79학번인 변찬우(49·사시 28회) 서울고검 형사부장은 “갈수록 인재가 서울과 수도권으로만 몰려드는 탓에 모교가 예전만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웠는데, 후배가 이룬 쾌거에 참으로 기분이 좋다”며 “지방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커다란 격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사시에서는 오세범(56)씨와 서울대 3학년에 재학 중인 박정훈(21·여)씨가 각각 최고령, 최연소 합격의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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