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가 한국 사회에 자리 잡은 지는 오래됐다. 인사 적체가 심한 정부기관은 산하기관에 자리를 만들어 퇴직 관료를 내려보내고, 산하기관은 퇴직 관료를 받아 로비스트로 쓰기 위해 등장한 것이 관피아다. 정부기관과 산하기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인 것이다. 물론 퇴직 관료 개개인이 애초부터 ‘마피아 기질’을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직자로서 수십년간 국가 발전을 위해 일하면서 뛰어난 능력을 기른 사람도 많을 것이다. 문제는 개인적인 자질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일단 마피아 같은 조직에 들어가면 빛을 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피아는 이처럼 정부기관과 산하기관이 ‘누이 좋고 매부 좋다’며 암묵적으로 동의한 데서 비롯됐다. 관피아는 정작 중시해야 할 국민은 제외하고 자신의 사익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 문제다. 퇴직 관료가 관피아에 가담하는 방식은 주로 전관예우 차원의 낙하산 인사를 통해 이뤄진다.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산하기관의 장부터 고위직 관료를 낙하산 인사로 임명하지 말아야 한다. 박근혜 정부도 이미 관피아를 양산했으니 어떻게 할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