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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영유권 분쟁

`中이 시사군도(西沙群島) 점령 땐 육로로 공격 (조선일보 2011.06.16 03:03)

[戰雲 감도는 남중국해] 베트남 軍인사 "中이 시사군도(西沙群島) 점령 땐 육로로 공격하겠다"

베트남 32년 만에 징병 법령 공포… 中에 경고
베트남, 反中감정 고조 - 실탄 사격 무력시위에 이어 내달엔 美와 합동 군사훈련
中 군부는 발끈 - 공수부대 상륙작전 맞불 "베트남 위협적이지 않다"
무력 충돌까진 안 갈 듯 - "베트남, 美 끌어들여 다자 협상으로 해결 전망"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베트남 간의 갈등이 군사 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베트남이 대규모 해상 실탄 사격 훈련을 벌인 데 이어 1979년 중·베트남 전쟁 이후 32년 만에 징병 관련 법령을 발표했고, 중국은 이달 초 남중국해 상에서 공수부대를 동원한 섬 상륙작전 훈련을 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미국도 서태평양을 관할하는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지난 12일 일본 요코스카항을 출발해 남중국해 쪽으로 이동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중국 국내외 전문가들은 당장 양국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은 작게 보면서도, 양국 기세 싸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경한 베트남… 32년 만의 징병 법령

베트남은 지난 13일 중부 다낭에서 동쪽으로 40㎞ 떨어진 해상에서 9시간 동안 대규모 실탄 사격 훈련을 벌였다. 또 이날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는 전쟁시 징병 대상 면제자에 대한 규정을 담은 징병 관련 법령에 서명했다. 오는 8월 1일부터 실시되는 이 규정은 1979년 중·베트남 전쟁 이후 32년 만에 처음 나온 징병 관련 법령이라고 동방조보(東方早報)가 15일 보도했다. 중국측은 베트남 정부의 이번 징병 관련 법령이 내부적으로 베트남 내 군부 강경파를 달래면서, 밖으로는 중국에 대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 12일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서 ‘시사군도·난사군도는 베트남의 것’이라고 적은 현수막과 베트남 국기를 치켜든 시위대가 반중(反中)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중국해를 놓고 중국·베트남이 영유권 갈등을 벌이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 뉴시스

베트남에서는 지난달 말 중국이 두 차례에 걸쳐 남중국해 상에서 작업 중이던 페트로베트남 소속 석유탐사선 탐사케이블을 절단한 이후 반중(反中)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달 초 하노이 주재 중국대사관 앞에서 잇달아 반중 시위가 벌어졌고, 베트남 해커들이 중국 지방정부 홈페이지를 해킹하기도 했다. 베트남 군부 고위인사가 "중국이 시사군도(西沙群島)를 무력으로 점령하면, 우리는 육로로 베이징을 공격할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베트남은 다음 달 초 남중국해 상에서 미국과 함께 합동 군사훈련도 벌이는 등 무력시위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미 7함대 소속 구축함이 다음 달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벌이는 합동 군사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베트남 다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중, 공수부대 남중국해 훈련 공개로 맞불

중국은 일단 평화 공세를 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남중국해 분쟁은 관련 국가 간 양자 협상과 담판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중국은 이 문제 해결에 있어 무력으로 상대방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사국이 아닌 나라는 당사국들의 직접 담판 노력을 존중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베트남측의 공세에 말려드는 것을 피하면서,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군부는 발끈했다. 중국 화메이(華媒)망은 이날 중국의 한 공수부대가 지난 2일 남중국해 상의 모 해역에서 섬 상륙작전 훈련을 실시한 사실을 자세히 공개했다. 화메이망은 "중국군이 이날 훈련에서 2000㎞ 이상을 기동해 남중국해 상의 한 섬 부근 해역에 도착한 뒤, 적의 치열한 저항을 뚫고 섬을 점령하는 훈련을 벌였다"고 전했다. 중국 해군의 한 장성도 베트남의 실탄 사격 훈련에 대해 "대부분 포탄 사격이고, 미사일도 1970~80년대 러시아에서 만든 구식이다. 위협적이지 않다"며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중국 관영 중앙인민라디오는 15일 "중국 해사국 소속의 최대 순시함으로 헬기까지 탑재한 하이쉰(海巡) 31호(배수량 3000t)가 이날 베트남해 방향으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 순시함은 남중국해 상의 시사군도와 난사군도(南沙群島) 등 분쟁 지역을 거쳐 싱가포르까지 항해할 예정이어서 베트남을 향한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무력 충돌까지 갈 가능성은 작게 봤다. 천강(陳剛)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연구원은 "베트남은 미국을 끌어들여 다자간 협상으로 남중국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도"라면서 "내부적으로는 강경하지만, 밖으로는 중국을 의식해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펑(朱峰) 베이징대 교수는 "베트남이 군사적으로 중국의 상대는 아니지만, 미국을 믿고 모험적인 행동을 한다면, 남중국해에서 군사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말싸움만 하던 '남중국해 갈등' 무력시위로 변모

입력 : 2011.06.14 03:02 조선일보

베트남, 실탄 사격훈련… 中 "강경한 조치 할 것"
베트남 해군 전력, 중국의 10%도 안돼
美 끌어들이기 위해 해상서 실탄 사격 훈련
대만·필리핀도 "예의 주시"

중국베트남이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베트남이 13일 오전 해상 실탄 사격 훈련을 감행,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말싸움'으로 시작됐던 영유권 다툼이 이제 무력시위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이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남중국해 상황을 감시할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으며, 필리핀은 오는 28일 미국과 공동으로 해상 합동 훈련을 펼칠 계획이다.

베트남, 국제사회 관심 끌기 전략

베트남 해군은 이날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서 남중국해로 40㎞ 떨어진 무인도 주변 해역에서 실탄 사격 연습을 실시했다. 중국이 지난 9일 태평양 공해상에서 해군이 정기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히자 베트남은 13일 남중국해상에서 실탄 훈련을 하겠다고 맞받아쳤었다. 베트남 해군 관계자는 "이날 오전 4시간 동안 사격 실탄 훈련을 진행했고, 야간에 5시간 동안 사격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베트남의 자제를 촉구했다. 한편에서는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베트남의 실탄 훈련은 중국의 강경한 조치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하는 등 위협도 가했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베트남 중남부 나트랑에서 동북쪽으로 120㎞ 떨어진 남중국해상에서 베트남 석유·가스 탐사선 2호가 탐사 작업을 위해 쳐놓은 케이블선을 중국 측 순시선이 끊으면서 양국 갈등이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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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2009년 러시아제 잠수함 6척과 수호이 전투기 12대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최근 몇 년간 군사력을 늘려왔다. 그러나 베트남의 군사력이 중국을 상대할 수준은 아니다. 중국은 하반기 첫 항공모함을 진수할 예정이며 잠수함·구축함 등 각종 해군력에서 베트남을 압도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베트남의 군사 훈련은 중국을 직접 겨냥한 것이라기보다 미국을 끌어들이고 국제사회의 동정을 얻기 위한 전략"이라고 전했다. 베트남 외교부 응웬 푸엉 응아 대변인은 11일 "남중국해상에서 평화와 안정, 안보를 유지하는 게 이 지역 안팎 모든 국가의 공통 관심사"라며 "국제사회의 모든 노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대만·필리핀도 예의 주시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또 다른 당사국인 대만과 필리핀도 중국·베트남의 갈등 양상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뤄사오허(羅紹和)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난사군도 영유권 분쟁이 격화됨에 따라 남중국해 상황을 감시하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필리핀 국방부는 28일 필리핀 서남부 해역에서 미국과 함께 합동해상훈련을 펼칠 계획이라면서 이 훈련에는 탄도미사일을 적재한 미국의 최정예 구축함 '정훈함'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서태평양에서 있을 다국적 합동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12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 기지를 떠났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4일 "남중국해상에서 선박 운항의 자유를 지키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국방예산이 축소되더라도 미군의 개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남중국해 긴장 국면이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BBC는 "경제 성장을 위해 주변지역의 안정이 필요한 중국은 영토분쟁이 전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남중국해 문제가 외교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라며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어떤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국도 남중국해 문제에 군사적으로 적극 개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