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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무사비 압승 입증할 비밀 문서 논란`(연합뉴스 2009.06.18)

"무사비 압승 입증할 비밀 문서 논란"

인디펜던트 기자 주장..이란 내무장관이 작성한 서한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이란 총리가 지난 12일 치러진 이란 대선에서 압승했다는 사실을 증명해 줄 비밀 문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의 중동 전문 기자인 로버트 피스크는 18일자 인터넷판에 실린 기사를 통해 이란 야권 지지자들로부터 관련 서류의 사본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서류는 사데크 마수리 이란 내무장관이 대선 직후인 지난 13일 작성,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보낸 비밀 편지라고 피스크 기자는 주장했다.

“최고지도자 친전(親展)”라는 제목의 이 서한은 “최고지도자께서 10대 대통령 선거에 대해 관심을 가지신 것, 또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이 (선거에서) 당선됐다고 선언하신 것을 고려, 모든 문제는 이와 부합하는 방향으로 맞춰질 것이며 선거 결과도 (현) 이슬람 체제에 부합하게 나올 것입니다”라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서한은 이어 선거 결과 발표 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야당 지지자들의 물리적 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출 예정이며, 야당 지도자들 및 대선 후보들에 대해서도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뒤 “당신만 보시라”며 ’진짜 선거 결과’를 적시했다.

서한에 따르면 이란 대선의 ’진짜 승자’는 1천907만여표를 얻은 진보진영의 무사비 후보며, 역시 개혁파 후보인 메흐디 카루비 전 의회의장이 1천338만여 표를 받아 2위를 차지한 반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은 569만여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2천400만표를 얻어 1천300만표를 얻은 무사비 후보에 압승을 거뒀다고 발표한 이란 선관위의 공식 발표와 대치되는 것이다.

피스크 기자는 야권 지지자들이 제공한 이 서한이 진짜인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만약 이 서한이 진짜라면 두 가지 의문점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진보진영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무사비 후보와는 달리 뚜렷한 개성을 드러내지 못했던 카루비 후보가 어떻게 그토록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었는지 의문인 한편, 대중적인 인기에서는 무사비에 밀렸다고 해도 빈곤층 및 농촌지역에서의 지지세는 압도적이었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고작 600만표를 얻는 데 그쳤다는 점도 쉽게 수긍하기 힘들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