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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 로 필/칼 럼

전남 수산업 `부자에 이르는 길` (광남일보 2011/07/08 10:09)

[특별기고]전남 수산업 '부자에 이르는 길'
이인곤 전남도 해양수산국장



초여름 태양이 수평선가까이 다가갈 무렵의 순천만과 여자만은 갯벌에 펼쳐지는 석양 풍경도, 만조시 호수처럼 조용히 일렁이는 물결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그 바닷물과 갯벌에는 어업인들의 삶을 이어주는 다양한 생명체들이 숨 쉬고 있고 그중 전국 생산량의 83%를 차지하는 우리도 대표적 특산물인 새고막이 알차게 영글어 가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새고막은 연간 1만7000여t, 돈으로는 450억원이나 된다. 우리지역이 가격과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새고막은 사람의 피와 성분이 비슷한 헤모글로빈을 함유하고 있다. 이 새고막의 양식 역사는 다른 품목에 비해 비교적 길다. 1972년 순천만에서 채묘가 성공된 후 본격적인 양식에 들어갔으며, 지금 그 어장 면적은 1만여 ha에 이르고 있다.

맛이 달고 쫄깃한 새고막은 우수한 영양학적 성분이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일시대량생산으로 가격의 하락을 피할 수 없고 저장시설이 적어 장기보관도 어렵고 유통도 수십년간 중간 상인들이 시장을 지배해 생산자들은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유통업자들에 의해 가격과 시장형성이 되는 구조 속에서 속앓이를 해왔다.

대부분의 수산물이 유통되는 경로가 유사하여 어업인은 제값을 못 받고 소비자는 비싸게 구입하는 왜곡된 유통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전남도는 어업인이 주인이 되어 생산에서 가공ㆍ판매까지를 일원화한 주식회사 설립을 고민하게 되었고 그 결과 새고막이 여섯 번째 어업인 주식회사로 출범하게 되었다.

어업인 주식회사는 영세한 전남수산업의 구조를 벗어나 살아 남기위한 자구책으로 2009년 장흥 무산김을 시작으로 완도 전복, 신안 새우젓과 우럭, 여수 녹색멸치를 대상으로 설립되었다.

완도전복은 설립 첫해에는 45억원의 매출에 불과했으나 1년 만에 15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22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장흥 무산 김과 신안 새우젓, 여수 녹색멸치도 저온저장시설과 가공시설 등을 갖추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으며, 신안 우럭 주식회사도 올 가을 가동을 목표로 친환경사료공장 등을 건립하고 있다.

전남도는 앞으로 전국에서 5할 이상 생산하는 품목에 대하여는 어업인 주식회사를 만들어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천재지변이나 기후변화, 전염병 등으로 육지에서의 수급은 한계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바다에서 찾는 방안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바다면적이 넓고 어족자원이 풍부한 우리도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의 수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실현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규모화, 기업화, 세계화가 필요하다.

수산업이 국민의 식량을 책임지는 생명산업으로 발전하려면 우선 생산을 규모화해야 한다. 우선 원료가 확보되어야 가공도 할 수 있고, 판매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은 기업화이다. 수산업이 2, 3차 산업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하려면 유통ㆍ가공분야 전문성을 가진 업체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수산업이 역동적인 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경영마인드와 자본을 가진 업체가 과감히 참여해 비용을 줄이고 고부가가치의 상품을 생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계화 전략이다. 식량이나 가공식품도 글로벌 경쟁 속에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수산식품개발과 마케팅능력을 배양해 수출시장 개척에 다함께 힘을 모아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