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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 로 필/칼 럼

천일염 산업, 미래는 밝다 (전남일보 2011. 08.19. 00:00)

천일염 산업, 미래는 밝다
입력시간 : 2011. 08.19. 00:00



미네랄이 풍부한 바닷물과 햇볕 그리고 바람의 조화 속에서 생성되는 천일염은 가히 전남의 자랑거리다. 한때 성인병의 주범으로 잘못 알려져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던 소금이 갯벌천일염의 미네랄 성분으로 인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서 생산된 갯벌천일염은 염화나트륨 성분이 대부분인 암염이나 정제염보다는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 미네랄이 풍부해 세계적인 품질로 평가받고 있다.

2004년까지만 해도 소금은 소금일 뿐이라며 소금 수입을 늘리고 염전의 구조조정과 함께 국산 소금의 시설투자를 줄여가면서 갯벌천일염의 가치는 더욱 더 하락해 갔고 염전 환경은 열악해져만 갔다. 이런 결과를 가져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천일염을 광물로 분류해 식품으로 가치를 인정하지 않아서이다.

이러한 제도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전라남도에서는 2005년부터 천일염 식품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식약청에 건의하였다. 3년간에 걸친 연구와 이해관계인의 설득 끝에 2008년 3월28일 마침내 천일염이 식품으로 전환되면서 산업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천일염이 식품으로 되기까지는 행정기관과 목포대학교, 천일염 생산자, 가공기업 대표 등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이다. 당시 소금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정제염 업계의 견제 속에서 학술세미나와 국제심포지엄 개최 등을 통해 천일염 관계자들의 의식개혁을 서둘렀고 식품화 타당성을 인정받으려는 노력을 계속하였다.

우리 도는 2007년 산학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천일염연구회'를 결성해 천일염산업화 5개년 계획을 수립하였다. 여기에서 천일염 생산자에게는 천일염산업의 비전을 제시하였고 정부에 대해서는 천일염산업의 육성과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하였다. 그 결과 2008년 2월에 천일염 업무가 지식경제부에서 농림수산식품부로 이관하게 되고 정부로부터 염전시설 개선사업과 연구개발, 홍보지원 등 각종 지원을 받게 되었다.

천일염을 세계에 홍보하고 염전을 체계적으로 보전하여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하여 문화적인 접근을 추진하였다.

신안 증도의 태평염전 소금창고와 염전 그리고 비금 대동염전을 문화재청에 근대문화재로 등록한 다음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록하였다. 또한, 신안군 증도를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인정받고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받는 등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국제기구에서 전남의 천일염과 갯벌 그리고 해안 생태환경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아울러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한식세계화와 더불어 천일염을 6대 전통식품에 포함시켜 정부 차원에서 명품화ㆍ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천일염 세계화포럼'을 창립하여 법령과 제도개선은 물론 국고예산 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슬레이트 시설물과 바닥재를 친환경 제품으로 개선하기 위해 융자와 보조사업을 지원하는 등 천일염 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가공기업은 천일염 산업화 초기단계엔 5개에 불과했으나 2010년 말에는 4배가 넘는 21개 기업으로 늘어나면서 식용은 물론 미용제품 등이 출시되고 있다. 시장규모 또한 당초 100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늘어나 소득창출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들이 지금까지 주로 사용해 온 정제염이나 수입염 대신 갯벌천일염을 사용할 계획으로 천일염 주산지인 신안군에 투자하고 공장을 가동중에 있는 등 천일염은 날개를 달았다고도 할만하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어야 할 점도 많다. 먼저, 염전 주변의 환경을 말끔히 정리하고 비위생적인 시설이나 자재를 교체하는 등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천일염의 가치를 더 올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소비자에게 좋은 상품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선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나쁘고 불결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은 한 순간에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주변을 살펴보고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산지별로 규모화ㆍ기업화 하여 경쟁력을 갖추고 비용절감을 통해 중간상인들이 가져간 이익을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생산자에게 돌아간다는 당연한 진리를 되새겨야 할 때이다.

이 인 곤 전남도 해양수산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