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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신아시아구상

日하토야마 총리 취임 한 달…일본의 새 역사는 지금부터 (뉴시스 2009.10.15)

日하토야마 총리 취임 한 달…일본의 새 역사는 지금부터
기사등록 일시 : [2009-10-15 10:15:14]

5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오는 16일 취임 한 달을 맞는다. 자민당의 장기 집권에 대한 피로감과 변화를 요구한 일본 유권자들은 지난 8월 말 실시된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지지했다.

그러나 변화를 갈망하는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일본의 새 정권이 풀어야 할 과제는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참의원 선거 당시 민주당은 국내 현안과 관련해, 부처 이기주의를 부추기며 사실상 국정을 장악해 온 '관료 정치'를 타파하겠다고 공약했다. 관료 대신 현역 정치인인 각 부처의 장관과 부대신, 정무관 등이 정책을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전 정부가 마련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수정해 이 가운데 3조 엔을 중학생 이하 자녀 1인당 월1만3000엔을 지급하는데 사용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지원금은 내년 6월부터 지급되며 오는 2011년부터는 지원금이 월 2만6000엔으로 늘어난다.

고속도로 사용료 무료화, 공립학교의 무료 고등교육 실시, 농민생계보조 지급, 최저 임금 상향 조정 및 감세 등의 정책들도 마련했다.

하지만 새 정부가 마련한 서민 정책들이 제대로 실시되기 위해서는 오는 2013년 회계연도에만 총 16조8000억 엔(1790억 달러 상당)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미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일본의 국가채무가 더욱 증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새 정부의 대외정책 구상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점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대신 아시아 국가들과 '우애(友愛)'를 바탕으로 한 동아시아 공동체를 구상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토야마 총리는 취임 후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하기도 했다. 중국과의 협력에도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한·중·일 세 나라가 동아시아 GDP(국내총생산) 규모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3국의 협력 관계가 세계 평화 및 개발에 필수적이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일본은 동아시아공동체 구성국으로 미국을 제외한 한·중·일 3국과 아세안(ASEAN),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을 염두하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는 취임 후 일본 외교의 바탕은 '대미 외교'라며 미국을 달래면서 동시에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주일 미군 지위협정 개정 제기 및 재편 문제 검토 입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또한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를 내년 1월 이후 중단키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미국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가 지난 10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존 V 로스 주일 미국 대사는 최근 요미우리(讀賣)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양국의 관계는 '제로섬 게임' 같은 것이 아니다.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로스 대사는 오키나와 소재 미 해병대 비행장의 이전 문제에 대해 "(자민당 정권 때 합의한) 로드맵은 전략적 동맹의 다음 단계로서 미·일 양국이 합의한 것이며 동맹을 강화한다는 의미이다"라며 "민주당 정권이 결정할 때까지 (미국은)기다릴 것이나 최종적으로는 로드맵이 진전을 보일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16일 총리 취임 직후 열린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하토야마 총리는 "총리에 선출되는 순간 일본의 역사가 바뀐다는 감격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아직 역사는 진정한 의미에서는 바뀌지 않았다. 지금부터 우리가 어떻게 일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바와 같이 진정한 일본의 변화는 그가 총리에 당선된 순간 이뤄진 것이 아니라 앞으로 만들어 나갈 과제이다. 하토야마 정부가 어떠한 모습의 일본을 탄생케 할 것인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최근 아사히(朝日)신문이 하토야마 총리 취임 한 달을 앞두고 전국 성인 20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지난 한 달 간 새 내각의 업무 추진에 대해 응답자의 7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내각 지지율은 65%로, 정권 출범 당시 아사히신문의 여론 조사와 이 달 초 실시된 요미우리신문의 조사에서 조사된 내각 지지율 71%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