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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중 국

`닭고기 다시다` 개발… 중국인 입맛 사로잡아 (주간조선 2010.01.30 02:56)

'닭고기 다시다' 개발… 중국인 입맛 사로잡아

우린 이렇게 뚫었다 / CJ

박근태(朴根太·55) 전 대우 차이나 대표가 2006년 CJ 중국본사 대표로 부임했을 때, CJ 중국법인은 국물 원료 사업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2002년 중국시장에 출시한 쇠고기 다시다 제품의 판매가 4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기 때문. 한국 교포가 많이 사는 동북 3성 지역에서만 팔릴 뿐, 중국인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박 대표는 대규모 시장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중국인들이 요리에 사용하는 국물의 90%가 쇠고기가 아닌 닭고기 국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았던 쇠고기 국물이 중국인들에게도 통할 것이란 그릇된 선입견에 사로잡혀 4년이나 허송세월을 한 셈이었다. 그는 곧바로 '닭고기 다시다(鷄精)' 제품을 개발, 출시했다. 하지만 현지 시장의 장벽은 높았다. 네슬레·유니레버 같은 대형 글로벌 식품업체들이 닭고기 국물 원료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맛에 대한 중국인들의 자존심이 워낙 강해 한국산 국물 원료는 처음부터 내려다봤다.

CJ 중국 본사가 이달 13일 베이징에서 개최한 제품 전시회에서 요리 전문가가 현지 요리사들에게 다시다를 활용한 조리법을 설명하고 있다. / CJ 제공

그는 '바닥부터 파고든다'는 전략을 세우고 베이징의 음식재료 도매시장의 매장 주인들을 대상으로 판촉에 나섰다. 임직원들이 빨간 유니폼을 입고 매일 새벽 도매시장을 찾아 노래를 부르며 닭고기 다시다의 판촉 활동을 시작했다.

도매상과 주요 식당의 주방장을 초청, 닭고기 다시다를 이용해 음식의 맛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설명하고 제품을 나눠줬다. 대형 할인점에 시식 코너를 설치, 늘씬한 여성 점원이 즉석에서 음식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맛을 체험하도록 했다.

박 대표는 "
베이징의 음식 도매상과 수천개 식당을 직접 수차례 방문해 판촉 활동을 편 결과 베이징의 닭고기 국물재료(전체 국물재료의 90% 차지) 시장에서 3년 만에 CJ의 다시다가 30%의 점유율을 달성, 2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점유율 50% 이상인 중국 본토 식품회사 타이타이러(太太樂·1999년 네슬레가 인수)를 제외하면, 순수 해외기업 중에는 1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