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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중 국

中, 한국에 불편한 심기 표출 (연합뉴스 2010.05.06 18:15)

中, 한국에 불편한 심기 표출

연합뉴스 | 입력 2010.05.06 18:10 | 수정 2010.05.06 18:15

김정일 방중허용은 '주권문제'..천안함엔 '선긋기'

한.중 외교전으로 비화되지는 않을 듯

중국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에 둘러싼 우리 정부의 불만 표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어떤 국가 지도자의 방문을 받아들이는 것은 중국의 내부 문제며 주권의 범위에 있는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장 대변인의 이 발언은 한국 정부가 천안함 침몰사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을 허용한 중국에 항의했다는 보도에 대한 입장을 요구받고 나온 것이기는 하지만 대변인이 통상 현안을 둘러싼 예상질문에 대한 '준비'를 하고 나온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준비된 답변으로 읽혔다.

아울러
중국 공산당에서 발행하는 국제전문 기관지인 환구시보도 이날 중문판과 영문판에서 "한국이 중국의 김정일 환대에 불만을 표출했다"는 요지의 기사를 1면 톱으로 보도했다.

환구시보의 이런 보도는 그동안 '김정일 귀국전 보도 불가'라는 관례를 깨면서까지 우리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중국 공산당 수뇌부의 '의지'가 담겨 있어 보인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의 반응 여하에 따라서는 자칫 한중 외교에 중국발 '이상기류'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중국은 북한과 '공산당 대 노동당' 차원에서 이뤄지는 양국 최고지도자간 상호방문의 경우 북한측 요청으로 일정 등이 '초특급 비밀'로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며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서운해할 수는 있으나 이를 외교문제화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은 우리 정부의 신각수 외교통상부 1차관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지난 3일과 4일 장신썬(張흠 < 金 3개 > 森) 주한 중국대사를 각각 외교부 청사와 통일부 청사로 초치해 유감을 전달한데 대해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장 대사와 동행한 싱하이밍 공사 참사관이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 장관의 발언이 길게 이어지자 한국말로 "지금 (언론이) 녹음도 하는 것이냐. 이것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항의한데서도 이미 중국 정부의 기류가 감지됐다고 할 수 있다.

장 대사도 신 차관과 현 장관이 천안함 사건의 진상규명이 진행중인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겨냥해 "중국의 책임있는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유감의 뜻을 전하자 "중국은 늘 책임있는 역할을 해왔다"는 반응을 보임으로써 우리 정부의 불만 제기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비치기도 했다.

나아가 중국 정부가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북한 배후설에 대해 '선긋기'를 하고 나선 분위기도 감지된다.

장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이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는 각국 언론의 보도와 관련, "기자가 제기한(각국 언론들이 북한 소행으로 몰고가는) 문제는 언론의 보도이자 추측"이라면서 이런 기류를 전했다.

그럼에도 한.중 간 이런 이상기류가 외교전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중국 정부도 일단 '절제된' 표현과 방식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고 우리 정부도 서둘러 진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5일 한국과 중국 사이에 외교적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한-중 간에는 외교적 갈등이 없다"고 밝히는 등 이상기류 확산을 경계했다.

이날 장 대변인도 한국 정부가 천안함과 김 위원장 방중 문제와 관련해 항의한 바 없다고 확인했다.

한국 ‘김정일 방중’ 항의에 중국 “주권 문제” 공개반박

한겨레 | 입력 2010.05.06 19:50 | 수정 2010.05.06 20:00

중 외교부, 이례적 수위 발언



한국 정부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받아들인 중국을 비판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어떤 국가 지도자의 방문을 받아들이는 것은 중국의 내부 문제이며 주권의 범위에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태 와중에 김 위원장 방중을 허용한 데 대해 중국에 항의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방중 자체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발언 수위다. 장 대변인은 "두 가지 문제(김 위원장의 방문과 천안함 사건)는 별개의 문제"라며 "내가 듣기로는 아직까지 한국 쪽이 공식 항의를 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 인민일보 > 산하 국제문제 전문 일간지인 < 환구시보 > 도 6일치에서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하는 장문의 기사를 통해 "한국이 중국의 외교정책에 대해 함부로 이래라저래라 하면서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불러) 압력을 행사하기까지 했지만, 한국이 김 위원장 방중에 대해 중국을 비난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포문을 열었다. 중국 관영언론은 당과 정부의 강력한 통제를 받는 선전기구여서, 이 기사는 한국 정부의 이례적 항의에 대한 중국의 반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랴오닝성사회과학원 뤼차오 연구원은 이 신문에 "김 위원장의 방중은 일찍이 정해진 것으로, 한반도 정세, 천안함 사건과는 관계가 없다"며 "천안함 사건에서 중국이 '심판'을 맡아 달라고 희망하는 한국의 생각은 너무 유치하다"고 지적했다.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진린보 연구원도 "한국이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유쾌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렇게 격렬하게 반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 방중을 둘러싸고 한-중 외교 갈등이 드러난 데 대해 "양국(한-중) 간에 갈등이나 균열은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해명에 나섰다.

중, 내정간섭 정면대응…“한국 너무 유치” 맹비난

한겨레 | 입력 2010.05.06 20:00

"천안함 북한 소행 불분명한데 방중 비난" 반발

"천안함-북중관계·
6자회담은 별개" 입장 분명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항의에 대해 중국 정부가 6일 공식 반박하고 나서 한-중 갈등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쪽의 속내는 공산당 기관지 < 인민일보 > 산하 국제문제 전문 일간지인 < 환구시보 > 가 이날 "너무 유치하다"는 자극적 표현으로 한국 정부의 태도를 맹비난한 데서 잘 드러난다.

한국 정부가 최근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
김정일 위원장 방중 사실을 사전에 귀띔해주지 않은 것에 사실상 '항의'한 일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은 전례없이 신속하고 강력했다.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내부 문제"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대목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의 최근 태도는 '내정 간섭'에 다름 아니라는 외교적 수사를 동원한 정면 비판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장위 대변인의 발언이 나온 사실은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최근 태도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특히 < 환구시보 > 기사를 보면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천안함과 6자회담의 관계 △남북관계 등 주요 현안에서 한-중 정부가 전혀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해 진린보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중-조(북) 관계는 역사와 전통이 있고 고위층 교류는 나름의 기제에 따라 하는 것"이라며 "중-북 정상회담은 일찌감치 확정된 좋은 일로 현재의 정세가 어떤지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천안함 침몰 사고와는 무관하게 추진돼 왔다는 얘기다.

천안함 침몰 사고와 김 위원장의 방중을 연관된 문제로 바라보는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중국 전문가들은 강한 거부 반응을 보였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보는 것은 추측일 뿐이고, 북한은 단호히 부인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김 위원장 방중에 대해 중국을 비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김 위원장 방중 동의를 북한에 면죄부를 주려는 외교 행위로 간주하는 일부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염두에 둔 비판이다.

'선 천안함 진상 규명, 후 6자회담 논의'라며 두 사안을 연계시키려는 한국 정부의 방침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진린보 연구원은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현재 여전히 조사가 진행중이며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며 "결론이 나왔다 하더라도 이것은 개별적인 사건일 뿐이며 중-조 관계, 정상 방문, 6자회담 등의 문제에 연계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도 < 인민일보 > 의 서울과 평양 특파원을 지낸 쉬바오캉은 "중국의 목표는 대화를 통해 평화로운 방식으로 한반도의 충돌과 대항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최근의 남북간 갈등 국면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이런 한-중간 갈등과 관련해 외교분야 전직 고위인사는 "국제관계에서 '무책임한'(irresponsible)이라는 표현은 가장 공격적인 언사"라며 "한국 정부가 중국에 '책임있는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중국이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주장과 마찬가지로 매우 비외교적인 언사"라고 지적했다.

中 "방중 참견은 내정간섭"…한중간 이상기류 확산 조짐

노컷뉴스 | 최철 | 입력 2010.05.06 18:21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문을 계기로 불거진 한중간의 이상기류가 청와대의 긴급 진화에도 불구하고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따른 한중 갈등 논란에 대해 "양국 관계에 갈등이나 균열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미 상하이 정상회담 때 우리 정부의 입장을 (중국 정부에) 충분히 전달했다"며 "현재도 긴밀하게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한중 양국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외교부 김영선 대변인도 6일, 지난 3일 있었던 주한 중국대사 '초치'에 대해서 "항의를 전달했다기보다는 최근의 정세와 관련된 우리 정부의 입장, 관심사항을 차분하면서도 명확하게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측의 반발 수위가 심상치 않다.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해 "어떤 국가 지도자의 방문을 받아들이는 것은 중국의 내부 문제며 주권의 범위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김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는 것.

중국 정부가 아직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 대변인의 표현이 자제된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 인터넷판도 6일 한국 정부와 언론이 천안함 사건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연계시켜 중국을 비판하는 것을 반박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신각수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 3일 장씬선 주한 중국대사를 부른 것과 현인택 장관이 인사차 방문한 장대사 앞에서 중국의 책임있는 태도를 촉구한 것,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중국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발언을 소개한 뒤 한국이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방문을 문제삼아 중국의 외교정책에 대해 함부로 이래라저래라하고 있으며 심지어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 중국에 압력을 넣고 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중간 이상기류를 잠재우려는 정부와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가 여당에서는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김정일 방중 소식'에 중국측에 유감을 표시했던 정몽준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에서도 "천안함 침몰이 외부의 어뢰 공격이라는 증거가 확실히 드러났다"며 "북한 도발인 것이 드러나면 중국도 북한을 감싸기만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 도발은 연평해전, 대청해전의 연장선에서의 도발이 아니라 새로운 도발"이라며 "동북아 안정이라는 중국의 목표에도 도전이라는 것을 중국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황진하 의원도 "김 위원장의 방중 뒤 6자회담 복귀 결정으로 천안함 책임을 물타기 해서는 안된다"며 "천안함 해결 없이 6자회담 재개는 의미가 없다"고 정 대표를 거들기도 했다.

이처럼 정부와 여당이 같은 사안을 두고 '엇박자'를 내면서 사그라지나 싶었던 한중간 미묘한 긴장감도 여전히 불씨를 남기고 있는 상태다.

이번 사태가 찻잔속의 폭풍으로 그칠지, 아니면 또다른 불화의 원인이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다만 "중국이 뒤통수를 쳤다, 아니면 말고'식의 한국 태도에 대해 중국이 '내정간섭'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한국이 중국에 대해 천안함 사건의 심판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유치한 발상이며 한국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자신의 관점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한 중국인 학자의 발언이 시사하는 바를 정부, 여당은 곰곰히 곱씹어야봐도 좋겠다.


中 "내정간섭" 공식 항의…한·중 갈등 깊어지나

뉴시스 입력 2010.05.06 19:45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한국과 중국 간 미묘한 외교적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천안함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전격 방중하자 외교부와 통일부는 장신썬(張金森) 주한 중국대사를 잇따라 불러 불만을 표시했고, 중국 외교부는 6일 "이는 주권의 문제"라고 공식 항의했다.

뒤늦게 청와대가 "한중간 갈등과 균열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을 사전에 인지했지만 구체적인 날짜까지는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의 방중 사흘 전인 4월30일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 시점까지도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에 간접적 언질도 없이 김 위원장의 방중을 받아들인 중국에 대한 불쾌한 감정은 외교부·통일부와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와의 만남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외교부는 3일 장신썬 중국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항의했고,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장신썬 대사에게 "신임 인사차 방문한 자리에서 무거운 말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작심한 듯 "중국의 책임 있는 역할"을 요구했다.

'중국의 책임 있는 역할'을 요구하는 모두발언이 길게 이어지자 배석한 싱하이밍
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은 통역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모두발언 공개가 너무 긴 게 아니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현 장관의 이날 '작심 발언'과 외교부의 중국대사 초치는 청와대와의 조율을 거쳤을 가능성이 높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이 한국과 미국의 우려 속에서도 김 위원장의 방문을 받아들였다"며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녕과 평안이라는 중국의 목표에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경 발언을 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중 갈등 기류가 고조되자 청와대는 같은 날 "양국 관계 갈등이나 균열, 그런 문제는 없다"고 단언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과거에도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 김일성 주석이 중국을 방문한다고 할 때, 북·중 정상회담의 경우 우리에게 사전에 통보를 한 경우는 없었다"며 "현재도 긴밀하게 한·중 양국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재빨리 진화에 나선 것은 천안함 조사 결과가 나온 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등에 이 문제를 제기할 때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 중국과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켜야 득이 될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슷한 시각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한 한국 내 부정적 기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어떤 국가 지도자의 방문을 받아들이는 것은 중국의 내부 문제며 주권의 범위에 있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중국과 북한의 외교적 문제니 더 이상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천안함 문제와 북한을 둘러싼 한·중간 갈등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밝힌 천안함에 대한 중국의 공식 입장은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아주 신중하게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것이었다.

그러면서 중국 외교부는 6일
6자회담과 관련, "조속히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천안함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6자회담을 유보해야 한다는 한국 측 입장과는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중국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반영한 천안함 사건이 주변 국가의 공동이익이 걸린 북핵문제 해결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천안함과 6자회담을 별개로 다루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이 북한과의 '혈맹적 관계'를 중시하며 천안함 문제에 접근하는 한 천안함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받아들인 것 자체가 천안함 사태로 궁색해진 북한을 감싸 안아 대북 영향력을 높이고 북·중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김 위원장의 방중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북한과 중국의 전통적 혈맹 관계를 간과하고 중국이 천안함 문제에 우리와 공동보조를 맞출 것이라는 지나친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천안함 문제는 결국 군사·외교 분야의 문제인데, 군사·외교는 북·중 관계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라며 "그럼에도 중국이 천안함 사태와 관련, 전적으로 우리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본 것은 안이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韓·美, 北·中 더 가까이…韓·中, 美·中 멀어지고

매일경제 | 입력 2010.05.06 17:49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ㆍ중, 한ㆍ미 간 미묘한 틈새가 벌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 방북으로 중국은 북한이 미국과 한국보다 앞서는 맹방임을 재확인했다. 반면 한ㆍ미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한 공조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미국은 김 위원장의 6자회담 복귀 의사 공개에도 '선 천안함 조사, 후 6자회담'이라는 한ㆍ미 양국 간 합의를 유지할 것임을 거듭 밝혔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천안함 조사가 마무리되고 난 후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은 분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현재 시점에서 미국은 한국이 예상치 못한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한ㆍ미 간 굳건한 관계를 재확인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이 천안함 사태가 최종 결론 나지 않은 상태에서 6자회담을 수용한다든지, 혹은 북한의 비핵화를 우선해 천안함 사태를 흐지부지 처리한다든지 등의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도 최근 워싱턴포럼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인사들과의 면담에서 "지금 미국의 정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한국이 하자는 대로 따라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한국 정부도 한ㆍ미 간 공조 체제를 강조했다.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천안함 조사 결과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고 그 이후에 6자회담에 대해선 관련 국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대응이나 6자회담과 관련해서는 한ㆍ미 간 공통의 이해와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껄끄럽게 됐다.
달라이 라마의 워싱턴 방문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 등으로 긴장 관계가 풀어지지 않고 있던 두 나라가 이번 김정일 방중으로 또다시 편치 않은 사이임이 증명된 것이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해 일절 공식ㆍ비공식 통보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일 중국이 김 위원장 방북 직전 미국으로부터 전달받은 입장을 북한에 설명하고, 이를 압박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김 위원장의 방북 사실을 미국 측에 사전 통보하지는 않았지만 6자회담 당사국인 미국과의 신뢰는 지켰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크롤리 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과 중국 정상 간 회담을 예상하고 이에 대한 우리 입장을 중국과 공유해왔다"며 중국 측에 북ㆍ중 회담에 대한 미국 측의 입장을 전달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 같은 미국의 입장은 지난달 29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 간에 이루어진 장시간 전화통화에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장관은 통화에서 북한이 그들의 의무를 준수하고 약속을 이행하기를 희망하며, 도발적 행동을 중지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내용을 북한에 분명히 주지시켜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북으로 가장 꼬이게 된 나라는 중국과 한국이다. 두 나라는 수교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불편한 관계로 돌변했다. 그간 중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향하며 경제와 6자회담 재개 문제에서 협력해왔던 우리 정부는 이번 김 위원장의 전격 방중에 대해 불쾌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달 30일
상하이 엑스포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한국 정부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데 대해 평가한다"고 말한 지 사흘 만에 김 위원장의 방중을 받아들인 것은 한ㆍ중 관계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 방중 사실을 사전에 우리 측에 귀띔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 두 나라 관계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급기야 신각수 외교통상부 1차관이 지난 3일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사실상의 항의 표시를 한 셈이다. 4일에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부임 인사차 방문한 장 대사를 만나 "중국 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고 기대된다"고 우회적으로 중국을 압박했다.

반면 북ㆍ중 관계는 천안함 정국에도 불구하고 더욱 굳건해지는 분위기다. 중국이 미국과 한국의 반대에도 김 위원장을 초청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김정일에게 중국 개방경제의 성공 도시를 순회토록 배려함으로써 인내심을 갖고 북한을 설득하는 애정도 과시하고 있다.

“한미 공조 균열될라” 서둘러 진화

세계일보 | 입력 2010.05.06 19:08

美 '先 천안함' 재확인 왜

미국 정부가 5일 '천안함 한미 공조' 입장을 재확인하며 6자회담 추진을 둘러싼 한미 이견을 서둘러 봉합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전날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희망한다"는 자신의 언급이 미국의 '천안함·6자회담 분리 기조'로 해석되며 논란을 빚자 이날 "천안함 조사가 완료됐을 때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6자회담 재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선(先) 천안함 조사, 후(後) 6자회담 재개' 입장을 밝힌 것이다. 미국은 크롤리 차관보의 발언이 한미의 천안함 공조 균열 조짐으로 해석되자 한국 측에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 정부 내부에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하면 천안함 대응과 6자회담 재개를 '투 트랙'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견해가 존재한다. 크롤리 차관보의 전날 언급은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이라고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은 천안함 사태에 북한이 연루된 것으로 추정하는 한국의 입장을 고려,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 결과가 완료될 때까지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한 6자회담 재개 노력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6자회담 의장국을 맡은 중국 측에도 이런 방침을 전하며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이 이런 당부를 일축하고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전격 수용하면서 미국은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외교 소식통은 최근 "'핵 없는 세상'을 추구하는 오바마 행정부에 김 위원장의 방중은 북핵 문제를 해결할 절호의 기회인데 천안함 사태가 맞물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북핵특사도 전날 비공개 만찬 석상에서 '만일 김정일이 방중 기간 핵 포기를 선언하고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 김정일이 그렇게 한다면 그만큼 기쁜 일이 없겠으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지금은 천안함 원인 규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롤리 차관보도 이날 비슷한 취지의 질문을 받고 "북한의 의무 준수, 천안함 조사 결과 등 많은 조건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