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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중 국

中 “이러면 한국 안 좋아” 韓 “우리가 판단할 문제” (중앙일보 2010년 07월 18일)

中 “이러면 한국 안 좋아” 韓 “우리가 판단할 문제”
[중앙일보] 2010년 07월 18일(일) 오전 01:53


“중국의 외교 행태는 거칠었다. 수교 후 18년간 쌓은 교역 규모 1400억 달러,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실체가 무엇인지 되묻게 했다.” 한 고위 외교관의 얘기다. 천안함 피격 이후 북한의 도발을 규탄·응징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넉 달째 계속된 대중국 외교의 현장은 분노에 가깝다. 유엔 안보리의 성명 채택 과정은 물론, 북한 잠수함의 침투를 대비하기 위해 검토한 서해 한·미 합동 훈련 문제에서 중국은 21세기 외교 무대에서 보기 어려운 행태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현장에 있던 외교관들은 “우리가 ‘가겠다’고 하면 ‘오지 마라’, ‘오라’고 하면 ‘안 가겠다’고 했다.” “주중
류우익 대사의 면담 신청은 아예 묵살됐다.”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해 ‘설명하겠다’고 하면 ‘안 듣겠다’는 식의 막무가내였다”고 전한다. 중국은 실체적 진실에 아예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

외교전이 가열되면서 중국은 충고식 태도로 일관했다. 한 외교관에 따르면 협의 과정에서 중국은 “한번의 불행이 또 한번의 불행을 부를 수 있다. 한국이 지혜롭게 처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가 대 국가의 외교 어법에선 있을 수 없는 언급”이라고 했다.

서해의 한·미 합동 훈련을 둘러싼 모습은 더 심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언론에 보도된 검토 내용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다섯 차례나 성명을 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한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이해와 협력 없이는 일보도 내디디기 힘들 것”이라고 협박했다.

유엔 안보리 성명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북한을 일방 두둔했던 중국은
서해 훈련과 관련, 한국측에 “이렇게 하면 한국을 위해 안 좋다”고 발언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 때문에 ‘좋고 안 좋고는 한국이 판단할 일이다. 중국이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는 논쟁까지 벌어졌다”고 소개했다. 중국이 제3국과 대화하면서 ‘미국만 없었으면 한국은 진작에 손봤을 나라’라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는 말이 있다.

한 외교관은 서해 훈련과 관련, “중국 측은 ‘서해엔 공해가 없다’는 발언까지 했다”고 전했다. 서해를 중국의 내해로 본다는 논리다. 정부 소식통은 “공해에서의 항해의 자유는 국제 해양질서를 유지하는 근본”이라며 “12해리 밖은 공해”라고 강조했다. 한 외교관은 “중국이 커지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동안 화평굴기론을 펴면서 평화로운 중국의 부상을 대내외에 표방해 온 중국이 이번 천안함 외교전 과정에서 ‘중국 위협론’의 실체를 각인시켰다”고 말했다. 한 외교관은 “중국에겐 국제사회에서 존경을 받는 징표인 가치외교는 아예 없었고 ‘우리가 컸으니 대접받아야 한다’는 오만함만 보였다”고 했다.

이번 천안함을 통해 국제사회 힘의 축이 중국과 미국 중심으로 변화한 방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도 애초부터 미국과의 파워게임만을 염두에 두고 이 문제를 풀어갔다는 것이다. 지난달
이란 제재 결의안을 낼 때도,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역 구호선 규탄 문제에서도 미국의 주상대는 중국이었다. 외교 소식통은 “냉전 이후까지도 미국의 대립축이었던 옛 소련(러시아)의 자리를 중국이 차지한 현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천안함 외교 과정을 거치면서 정부 내에선 ‘향후 북한의 급변 사태와
북핵 문제 등에서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 확연히 드러난 만큼 어떻게 전략적인 대처를 할 지 재점검해야 한다’는 기류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이 달라이 라마의 방한이나 심지어 경유조차 허용하지 않으면서 중국의 입장을 고분고분 들어준 것이 결국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내부 자성도 일고 있다. 고위 소식통은 “우리는 과거 종주국 노릇을 했던 중국을 잊고 50~70년대 가난하고 약했던 중국만을 기억하고 있었다”며 “이번 사태는 중국의 힘이 발현되면 우리 안보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中, 한미훈련에 아편.청일전쟁 떠올린다"
[연합뉴스] 2010년 07월 18일(일) 오전 11:59
"서해는 중국인에게 치욕의 역사 상징"



중국은 서해(중국명 황해)에서의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제2차 아편전쟁, 청일전쟁 등 과거 서해에서 외국 군대에 참패한 치욕의 역사와 연결지어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서해 훈련에 반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이 한미 양국의 서해 연합군사훈련에 반대하는 이유에는 서해에서 외국 군대가 훈련할 경우 청나라 말기 외국 군대의 침략을 받은 고통스러운 기억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우려도 포함돼 있다고 캐나다에서 발행되는 군사전문잡지인 '칸와아주방무월간'(漢和亞洲防務月刊.Kanwa Asian Defence Monthly)의 안드레이 창 편집장이 주장했다.

창 편집장은 "서해는 중국과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을 뿐 아니라 제2차 아편전쟁, 청일전쟁과 같은 중국의 치욕을 상징하는 바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중국은 과거 200년 동안 서해에서 88차례나 외국 군함의 침략을 받았고, 제2차 아편전쟁(1856∼1860년)과 청일전쟁(1994∼1995년)이 대표적인 중국의 패전 사례로 꼽힌다.

영국은 제1차 아편전쟁(1839∼1842년)에도 불구하고 청나라의 개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1856년 애로호사건을 구실로 프랑스, 아일랜드 등 8개국 연합함대를 구성해 청나라를 공격해 톈진조약(1860년)을 맺어 개방을 확대시켰다.

영국과 프랑스 군대는 특히 서해에서 청나라 해군을 대파한 뒤 베이징(北京)에 입성해 청나라 황제 여름별장인 위안밍위안(圓明園)을 파괴하고 문화재를 대량으로 약탈해 간다.

일본은 청일전쟁 당시 청나라가 자랑하던 북양함대(北洋艦隊)를 서해에서 대파한 뒤 대만을 점령하게 된다.

이와 함께 창 편집장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참가하는 미국 해군이 사거리가 1천600㎞에 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면서 베이징과 톈진(天津)을 비롯한 중국의 주요 도시들이 토마호크 미사일의 사거리 내에 들어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만일 외국의 군대가 북한을 공격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북한의 주요 시설이 중국과의 국경지대에 밀집해 있기 때문에 중국이 개입하지 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안보전문가인 가오하이콴(高海寬)씨는 서해 상에서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불가피하게 중국과 미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SCMP는 전했다.

가오 씨는 "미국은 중국의 현관 계단(서해)에서의 군사훈련이 중국인들의 반미감정을 자극할 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를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해 상에서의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군사적 대결을 떠올리게 하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중국 정부의 신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한국과 미국 정부는 지난 15일 미국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한 가운데 이달 중 동해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실시한 뒤 서해에서도 순차적으로 연합훈련을 실기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미훈련, 한반도에 새위기 초래"<中장성>
[연합뉴스] 2010년 07월 18일(일) 오후 10:08
"美가 中을 보름달형으로 포위했다"
중국 군부가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 잇따라 강경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군사과학학회 부비서장인 뤄위안(羅援) 소장은 18일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체 웹사이트인 인민망(人民網)에서 네티즌과의 대화를 통해 한국과 미국을 겨냥해 "양국의 합동 군사훈련이 주변국에 끼칠 부정적 영향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며 "그 같은 군사훈련이 천안함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한반도에 새로운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근 미국의 전략핵잠수함 3척이 아시아지역에 동시에 출현한 사실을 언급하고 미국이 중국을 동해안을 둘러싸는 '보름달형 방위선'을 이미 형성했다"면서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뤄 소장이 밝힌 전략핵잠수함 3척은 미 제7함대 소속 핵잠수함인 미시간호(號)와 오하이오호, 플로리다호로 아시아 지역 교두보인 우리나라 부산과 필리핀 수비크만,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에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언급하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과 관련해 'C자형' 방어선을 구축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실제로는 서방국가와 공동으로 중국의 동서남북을 봉쇄하는 보름달형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군이 잠수함 전력의 60%가량을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배치하고 괌 기지에 전략폭격기도 배치할 계획"이라며 "중국은 이를 고도로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뤄 소장은 지난 5일 홍콩 TV방송인 봉황위시(鳳凰衛視)의 '오늘의 뉴스 대담' 프로에 출연해 중국은 미 항모인 조지 워싱턴호의 서해 진입을 겁내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문제의 항모가 서해에서 훈련을 하면 중국 인민해방군의 훈련용 과녁이 될 것이라는 강경발언을 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