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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내가 이집트 시위 주도한 웹페이지 운영자` (조선알보 2011.02.08 19:19)

실종됐던 구글 임원 "내가 이집트 시위 주도한 웹페이지 운영자"

와엘 그호님 /LAtimes 웹사이트 캡처

이집트 반정부 시위 참여하던 중 경찰에 연행됐다 풀려난 구글 중동·북아프리카 마케팅 담당 임원 와엘 그호님(31)은 8일 자신이 이번 시위를 촉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페이지의 운영자라고 밝혔다.

그호님은 이날 현지 TV와의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는 인터넷 젊은이들의 혁명이며 이제는 모든 이집트인들의 혁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27일 연행된 그호님은 감금 12일만에 석방됐다.

그는 자신이 지난해 6월 반부패 활동가 칼레드 사이드(29)의 경찰 폭행치사 사건에 항의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우리는 모두 칼레드 사이드다’의 운영자로 활동해왔다고 말했다. 이 페이지는 이번 시위를 주도한 인터넷상의 핵심 거점 중 하나로 꼽힌다.

그호님은 자신을 연행한 경찰들이 자신을 ‘반역자’라고 불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글의 모토인 ‘사악해지지 말라(don’t be evil)’를 인용해 “(무바라크 정권 하에서는) 사악한 것(being evil)이 정상이기 때문에 좋은 뜻을 지닌 사람은 누구나 반역자”라고 강조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구글 지사에서 근무하는 그호님은 “내가 반역자라면 나는 UAE의 내 빌라에 남아서 돈이나 잘 벌면서 남들처럼 ‘이런 나라는 망해버리라고 해’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반역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지친 표정의 그호님은 자신이 48시간 동안 잠을 잘 수 없었으나 고문이나 가혹한 대우를 받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나는 영웅이 아니라 12일간 침묵한 사람에 불과하다”며 “진짜 영웅은 (시위 참가를 위해) 거리로 나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호님은 최근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다 실종됐으며 시위 주최 측이 그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반정부 운동의 상징적 인물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집트 당국은 그의 실종에 대해 함구해 왔으나 지난 6일 경찰이 그호님을 연행한 사실을 확인한 뒤 이날 석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