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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신아시아구상

중국의 야망, '일대일로'① '팍스 시니카'를 향한 중국의 야심…신(新) 실크로드를 꿈꾸다 (한국경제 2015-03-31 10:39:42)

중국의 야망, '일대일로'①

'팍스 시니카'를 향한 중국의 야심…신(新) 실크로드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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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시니카'를 향한 중국의 야심과 '팍스 아메리카나'를 지키려는 미국의 자존심 대결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나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추진은 두 나라 간 첨예한 주도권 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G2의 충돌 사이에서 애매한 상황이지만 대(對) 중국 경제 의존도를 감안했을 때 AIIB 가입은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국이 AIIB를 추진하려는 진짜 목적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차원을 넘어 중국의 위대한 부흥을 꿈꾸는 '신(新) 실크로드'(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자금 조달의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10년 중국의 정치에서 경제, 외교, 산업, 투자 종목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3편에 걸쳐 집중 해부해본다. <편집자주>

중국 하이난성에 위치한 보아오. 2000년대 이전까지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이곳은 2002년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보아오포럼이 시작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는 곳이 됐다.

보아오에서는 올해도 26일부터 나흘 간 16개국 지도자와 고위관료, 글로벌 65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여 포럼을 개최한다.

2년 만에 보아오포럼에 참석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이번 포럼의 주제인 '아시아의 새로운 미래: 운명 공동체를 향해'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특히 '신 실크로드'와 AIIB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 고대 실크로드 재현…팍스 시니카 정점

신 실크로드 개념은 2013년 9월 시 주석이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 행한 국제연설에서 처음 언급됐다. 육상의 실크로드를 일대(一帶), 해상의 실크로드를 일로(一路)라고 해서 일명 일대일로(一帶一路)라고도 부른다.

실크로드의 기원은 고대 한나라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139년경 장건은 한무제의 명령 하에 몽골 일대의 흉노족을 제압하기 위한 임무를 안고 장안을 출발했다.

기나긴 억류 생활을 거쳐 13년 만에 귀국한 그는 비록 임무에는 실패했지만 한나라의 영향력을 당시까진 미지의 땅이었던 서역(넓은 의미로는 중앙아시아와 인도를 포함)에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장건의 서역 출사로 인해 중국은 신장 일대와 내지의 연계를 강화시켰으며 중앙아시아, 서부아시아 및 남유럽의 직접적인 거래관계까지도 건립할 수 있었다.

현재 실크로드의 개념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유럽과 아시아 및 아프리카를 서로 연결하는 동서 교통로에 대한 총체적 개념이다.

그 중 당나라 시기는 정치적 안정을 기반으로 국제화와 개방화를 독려한 덕분에 고대 실크로드의 전성기를 열었다.

특히 남해를 통한 해상 무역을 개방적으로 추진해 베트남과 서구 등의 국가와 해상 무역을 통해 높은 수익을 거뒀다. 이로 인해 당나라 수도 장안은 인구 100만명이 넘는 세계 제일의 도시가 됐고 당나라는 세계 제일의 패권국이 될 수 있었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당시 중국의 GDP는 전 세계 약 23%로 인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신 실크로드는 육상으론 중국의 서안, 우루무치를 관통하고 중앙아시아, 이스탄불을 거쳐 독일 뒤스부르크까지 이어진다.

해상으로는 중국 동부 해안에서 출발해 동남아시아와 몰디브 드 인도양을 거쳐 유럽에 이른다.

박인금 동부증권 연구원은 "시 주석은 신 실크로드를 통해 대외 개방은 물론 주변국가와의 협력을 이뤄 글로벌화를 주도하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중국이 글로벌화에 동조하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강력한 국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꿈'을 이루겠다는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 AIIB 설립, 신 실크로드 자금 조달 창구

중국 시진핑 지도부는 네가지 관점에서 강력하게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독려하고 있다. 우선 중국 중서부와 남부의 취약한 고속철도·에너지·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과 유로, 아프리카 지역의 경제플랫폼의 리더로 부상한다는 전략이다.

중장기적인 에너지 안보망을 구축고, 산업적 성장도가 낮은 중서부 아시아국가에게 과잉제조업을 수출하겠다는 의도도 숨겨져 있다.

신 실크로드 계획은 포괄적인 글로벌 프로젝트다. 시진핑 지도부는 신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해 5대 기초인프라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정부는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해 철도(운송)·무역·통화·정책·문화 커뮤니티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각론적인 추진전략을 살펴보면 거점개발과 이들 거점을 연결하는 자본·상품(기업)·인적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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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실크로드는 지난해 5월 20일, 중국이 롄윈강 항구에 철도 물류센터 건설에 나서면서 본격화됐다.

작년 12월 28 일에는 신 실크로드 일환으로 인프라 건설 시작의 신호탄을 알리는 신장 'KUERLE-GEERMU' 구간 철도건설이 착공됐다.

철도와 항만, 물류센터 같은 인프라 건설이 신 실크로드의 핵심이라면 금융 지원은 필수 조건 중 하나. AIIB 설립은 이 두가지를 합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10월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는 AIIB 설립 양해각서 체결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시 주석과 AIIB 참여 의사를 밝힌 20개국 대표가 참석했다. 올해 말 출범 예정인 AIIB에는 현재까지 독일과 영국 등을 포함한 31개 국가가 참여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AIIB는 향후 각국의 도로, 철도, 교량 등 인프라 건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회원국들은 각국의 GDP를 기준으로 지분을 배분하는 데 동의했다. 중국은 지분 50% 를 차지하고 있지만 향후 회원국 증가에 따라 중국의 지분도 줄어들 전망이다.

AIIB의 자금 조달은 은행 간 대출이나 회원국의 국가 신용을 기준으로 한 채권 발행을 통해 진행된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AIIB를 통해 조성한 자금은 신 실크로드에 투입될 것"이라며 "7%로 성장 목표를 낮춘 중국으로서는 신 실크로드가 가장 중요한 장기 성장 전략"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야망, '일대일로'②

한국, 장고 끝 AIIB 폭풍 속으로…속도내는 신(新) 실크로드

(한국경제 2015-03-31 10: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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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시니카'를 향한 중국의 야심과 '팍스 아메리카나'를 지키려는 미국의 자존심 대결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나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추진은 두 나라 간 첨예한 주도권 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G2의 충돌 사이에서 애매한 상황이지만 대(對) 중국 경제 의존도를 감안했을 때 AIIB 가입은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국이 AIIB를 추진하려는 진짜 목적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차원을 넘어 중국의 위대한 부흥을 꿈꾸는 '신(新) 실크로드'(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자금 조달의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10년 중국의 정치에서 경제, 외교, 산업, 투자 종목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3편에 걸쳐 집중 해부해본다. <편집자주>


618년 세워진 당나라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세계 제일의 패권국이었다. 당시 당나라의 핵심 기치였던 '국제화'와 '개방화'는 21세기 시진핑 정부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시진핑 정부는 국제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G2'(미국·중국)의 위상을 확고히 하려 하고 있고,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과거 당나라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중국의 야심찬 의도가 담겨있다.

◆ 중국, G2 위상 강화…글로벌 영향력 확대

한국 정부는 26일 고심 끝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결정하고 중국에 서한으로 통보했다. 이로써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가입 의사를 밝힌 나라는 인도, 파키스탄, 독일, 영국 등 35개국에 이른다.

중국은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국제 사회에서 자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주요국의 AIIB 가입을 독려해왔다. 한국 역시 지난해 7월 중국 정부로부터 가입을 권유받은 지 8개월 만에 참여 결정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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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의 참여 결정으로 주요국의 AIIB 가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만큼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IB는 신 실크로드의 자금 조달 역할을 하는 기구로써, 중국 보아오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을 통해 구체적인 계획이 드러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이 신 실크로드를 추진하려는 이유는 정치·군사, 사회 경제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미국은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력을 강화하며 군사와 경제 양 측면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아시아 문제를 주관하고 해결하며 안보를 책임지는 건 아시아 국가들이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또 올해 1월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열어 국가 안보 강화에 초점을 맞춘 '국가안전(안보) 전략요강'을 채택했다. 중국에서 국가 안보에 관한 공식 지침이 제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지도부는 전략 요강 시행을 통해 총체적인 국가안보관 수립, 핵심적이고 중대한 국가 이익 수호, 국가 안보 의식 교육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자국을 위협하는 안보 불안이 크다는 시 주석의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이를 통제하고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박준금 동부증권 연구원은 군사·안보적 측면에서도 중국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는 만큼 시진핑 정부가 신 실크로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경제 측면에서 중국과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해 무역 질서의 패권 다툼을 하고 있다. TPP는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국 간에 진행 중인 광역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미국, 일본을 포함한 12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고 지적재산권, 노동권, 관세율 등 각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기준과 개방도를 정해 중국이 가입하기 어려운 문턱을 제시하고 있다.

TPP에 속한 국가들은 전 세계 GDP에서 약 40%, 글로벌 교역에서 3분의 1을 차지한다. TPP에 가입하지 않은 중국은 미국에 대응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아세안 10개국을 포함해 이들과 함께 FTA를 체결한 6개국(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이 공동 협정을 맺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박 연구원은 "중국은 원조와 투자를 통해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늘리고 중앙아시아 에너지 자원에 대한 접근권을 갖고자 한다"며 "신 실크로드는 이와 맞물려 중국의 투자와 지원 기반을 더 확실히 다져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택 아닌 필수…지역 불균형 해소

중국 내부 문제만을 놓고봐도 신 실크로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중국은 개혁 개방 이래 30여년 동안 거대한 성과를 이뤘지만 각종 불균형이라는 후유증을 남겼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지역 불균형이다.

연해, 연변(邊), 연강, 연선이라는 '4연전략'을 통해 매년 4조 위안의 수출입 교역액을 달성하고 있지만 이 중 약 80%가 연해 도시에 집중돼 있다.

지금까지 무역과 투자협력 대상도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이었고, 공업 및 인프라 시설은 동부연해 지역에 편중됐다.

반면 서부 지역의 교통 운송, 수력, 전력 등 보조 설비는 상대적으로 낙후돼 서부 대개발의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속적 안정적인 성장을 해야 하는 게 신 실크로드를 추진하는 이유다.

중국은 신 실크로드 구축을 통해서 서북과 서남 지역의 개발·안정을 추구할 계획이다. 신 실크로드는 낙후된 이 지역에 중앙아시아로 통하는 인프라투자와 물류망을 구축,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어서다.

특히 서북부 5개성은 신 실크로드의 거점 지역으로 육상 실크로드가 서부 지역을 관통하기 때문에 서부 대개발에 이어 또 한번 발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무조건적인 투자 확대로 인해 중국 내부에서 생산 과잉이 날로 심해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상품거래플랫폼 100PPI에 따르면 2013년 중국 생산 능력 과잉 상품은 48%를 차지한다.

이와 달리 신 실크로드 주변 국가는 최근 몇 년 동안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인프라 시설도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 철도를 예로 들면 베트남, 태국 등 주변 국가 대부분의 국토면적대비 철도선로의 길이는 2%를 밑도는 수준이다.

중국이 다양한 인프라 건설 경험과 제조업 생산력을 이용해 신 실크로드 주변 국가에 인프라 투자를 진행한다면 과잉 투자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건설에 필요한 철강, 시멘트 등의 과잉 생산이 심각한 산업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남경철강은 작년 1월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과 협력해 1조7000억 달러를 들여 메단 지역에 철강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향후 5년 간 100만톤의 철강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어 과잉 생산에 시달렸던 남경철강의 경영부담을 해소시켜줄 전망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 실크로드는 중국의 4차 인프라 투자 사이클을 의미한다"며 "1980년 특구개발 붐과 1990년 동해벨트 투자 붐, 2000년도 서부 대개발에 이어 대형 프로젝트인 신 실크로드로 중국의 향후 3년간 인프라 투자 증가율은 20%대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또 "중국은 신 실크로드를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와 경기 부양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며 "시진핑 정부가 2020년까지 도시화 비율을 60%까지 끌어올리려하는 만큼 이때까지 강력한 인프라 투자 재정집행이 진행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주변국과 교역 증대이해관계 일치

신 실크로드는 '팍스 아메리카'를 넘어 중국에 의한 평화를 의미하는 '팍스 시니카' 시대를 열기 위한 행보다. 그만큼 신 실크로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변국과 동반자적 관계를 맺는 것이 중국 정부의 목표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은 신 실크로드 주변 국가와의 무역 활동을 활발히 했다. 수출 비중으로 볼때, 미국과 유럽 및 일본과의 무역 총액은 2005년 48%에서 점차 감소해 2014년 37%까지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남아, 인도, 러시아 및 몽골 등 신 실크로드 주변 국가로의 수출 비중은 10%에서 16%로 상승했다.

이런 무역 구조상의 추세적인 변화는 신 실크로드 전략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올해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리적, 경제적 측면에서 인도는 신 실크로드 전략에 중요한 나라다. 현재 인도의 경제 성장은 취약한 제조업 기반으로 인해 느린 편이다. 중국의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32.2%이지만 인도의 GDP대비 제조업 비중은 중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5%에 불과하다.

하지만 니렌드라 모디 총리의 당선 이후에는 에너지와 도로, 항만, 교통 등 사회간접시설(SOC) 인프라 확충을 10대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료, 교육, 제조업 육성을 통해 대규모 경제 혁신을 꾀하고자 한다.

박 연구원은 "인도 제조업은 외국 자본 유치 시 생산 규모 확대와 생산성 향상이 가능할 것"이라며 "낙후된 제조업 기반과 인프라 투자의 수요는 중국을 포함한 외국 기업에 자본 및 수출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중앙아시아는 육상 실크로드의 핵심지역이고 중국에서 유럽으로 갈 때 꼭 거쳐야 하는 통로다. 현재 중국은 석유와 천연가스 및 광산 자원을 해상 통로를 통해 수입하고 있으며 자원의 해외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반대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이 필요로 하는 각종 광산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에게는 이 국가들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중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 지역협력기구)의 교역액은 4800억 달러에 달한다. 해상 실크로드와 관련한 중국의 1차적 목표는 아세안 10개국과의 교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해상 실크로드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은 미얀마의 스트웨항, 스리랑카의 함반토타항, 파키스탄의 과다르항, 탄지니아의 바가모요항 등에 자금과 기술을 투입했다.

또한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고 아세안 국가와의 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화교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전 세계 화교 중 80% 이상이 동남아에 거주하는데, 아세안 회원국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그들의 주요 활동 무대다. 화교는 이들 국가의 상장기업 중 적게는 50%, 많게는 80%까지 소유하거나 지배하고 있다.

중국- 아세안 간의 FTA 외에도 중국 정부가 이러한 화교들을 잘 포섭한다면 국가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신 실크로드 의지와 주변국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중국으로선 대내 경기부양과 대외적 영향력 확대를 꾀할 수 있고 인도와 아시아 등 주변국 입장에서는 열악한 인프라 투자 유치를 통해 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야망, '일대일로'③

신(新)실크로드서 찾는 '새 먹거리'…국내 증시 수혜주는

(한국경제 2015-03-31 10: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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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시니카'를 향한 중국의 야심과 '팍스 아메리카나'를 지키려는 미국의 자존심 대결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나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추진은 두 나라 간 첨예한 주도권 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G2의 충돌 사이에서 애매한 상황이지만 대(對) 중국 경제 의존도를 감안했을 때 AIIB 가입은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국이 AIIB를 추진하려는 진짜 목적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차원을 넘어 중국의 위대한 부흥을 꿈꾸는 '신(新) 실크로드'(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자금 조달의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10년 중국의 정치에서 경제, 외교, 산업, 투자 종목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3편에 걸쳐 집중 해부해본다. <편집자주>


정부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결정으로 국내 증시에서도 중국 '신(新) 실크로드' 수혜의 기반이 마련됐다.

AIIB 가입을 통해 자금 공여국이 되는 한국은 향후 중국 주도의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에서 참여 지분에 상응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증권가는 내부적으로 성장 한계에 부딪힌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게 됐다며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AIIB 가입에 따른 단기적인 영향보다는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얻게 될 장기적인 수혜에 주목하고 있다. AIIB의 한국 지분 등 향후 지켜봐야할 변수가 남아있지만,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 참여에 따른 일부 업종의 수혜는 분명하다는 시각이다.

◆국내 건설·상사株, 수주 회복 기대

국내 증시에서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는 건설주가 꼽힌다. 그동안 부진했던 해외 수주가 아시아지역 인프라 투자 확대로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신 실크로드와 관련된 인프라 수요는 향후 5년간 5조달러에 달한다. 2020년까지 매년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건설 수요가 발생돼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의 아시아지역 진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 등에 힘입어 아시아지역의 인프라 투자가 향후 10년간 연평균 7%대의 높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0년대 중반에는 아시아지역이 전세계 인프라 투자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다.

특히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아시아지역 인프라 관련 경험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어 수요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는 의견이다. 실제 국내 건설사의 아시아지역 수주 비중은 2010년~2014년 연평균 32.3%에 달한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지역은 중동 다음으로 국내 건설사의 수주 비중이 높은 지역"이라며 "그동안 자금조달 문제로 지연됐던 인프라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발주 규모가 증가하고, AIIB 지분율 만큼 국내 건설사의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 참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원자재 공급과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종합상사업체들과 화학 석유 철강업체들도 수혜주로 거론된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정부지출에 대한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화학 석유정제 철강 등 전통산업에 우호적인 재료로 인식될 것"이라며 "사회간접자본 투입은 건설 제조업 운송 등의 성장도 유발해 이들 산업의 센티멘털(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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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철도주 好好…소재·금융도 호재

중국 증시에서는 이미 일대일로 관련 수혜 종목들이 테마주로 엮이며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교통운수 해양공업 원전설비 건자재 에너지업체 등이 일대일로 테마주로 주목받으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부터 중국철도건설과 중국남차 등 철도 관련주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중국 정부가 현재 10만km 수준인 국내 철도망을 2020년 15만km, 2030년 20만km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철강 화학 시멘트 등 소재 관련주도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소 연구원은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한 인프라 확충은 과잉생산 부담에 시달리는 중국의 철강, 화학 등의 산업에서 관련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신 실크로드 구축에 소요되는 자금지원과 역내교역 확대 등으로 위안화 국제화의 밑그림을 그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대일로는 중국자본의 글로벌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중국 금융사들에게 타국가 경쟁사 대비 큰 이점을 제공한다"며 "향후 중국 금융사들은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 확대에 따른 B2B 형태의 전방위적 금융서비스 제공 등으로 존재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설]중국의 경제야망, AIIB 넘어 '일대일로'

(한국경제  2015.03.30 11:1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주말 보아오포럼 폐막 연설에서 '아시아 운명공동체'를 선언했다. 시 주석은 '운명공동체'를 아시아의 미래상으로 내세우고 그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더불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ㆍ해상 실크로드)를 제시했다. 시 주석의 연설 직후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 구상의 보다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AIIB 창립이 기대 이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자 그 기세를 몰아 일대일로의 추진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일대일로는 중국 시안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북유럽으로 이어지는 육로(일대)와 중국 푸저우에서 남태평양ㆍ아라비아해ㆍ홍해를 거쳐 지중해의 유럽쪽 연안으로 이어지는 해로(일로)를 합친 개념이다. 일대는 과거의 육상 실크로드를 부활시키는 것과 같고, 일로는 명나라 때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원정 갔던 정화(鄭和)의 항로와 겹친다.

두 길이 통과하거나 두 길에 인접하게 되는 나라들이 아시아뿐만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에도 많이 있다. 일대일로 사업의 계획기간은 2049년까지 30년 이상이다. 장기간에 걸쳐 석유 등 자원 수급은 물론 군사ㆍ안보의 측면에서도 국가 간 이해관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국제적인 사업에 중국이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관련국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정책ㆍ인프라ㆍ무역ㆍ자금ㆍ민심 등 5가지 분야의 교류나 연결을 통해 시너지를 도모하겠다는 뜻이다. 시 주석이 '일대일로는 독주가 아닌 합창'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중국이 아무리 소통을 강조하고 개방적 태도를 내보인다 해도 그 밑바탕에 패권적 야망이 깔려있음을 숨길 수 없다. 미국을 상대로 한 중국의 세계적 패권 경쟁이 바야흐로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우리에게 기회인 동시에 위기 요인이다. 우리는 내수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서라도 AIIB와 일대일로가 열어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서 해외진출을 크게 확대해야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전통적 한미 동맹관계와의 마찰이 빚어지지 않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국가 운영의 장기 전략을 다시 가다듬고, 기업은 글로벌 경영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