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제관계/신아시아구상

AIIB 흥행에 고무된 시진핑, 연일 '一帶一路 마케팅'(조선일보 2015.03.30 07:20)

AIIB 흥행에 고무된 시진핑, 연일 '一帶一路 마케팅'

[보아오포럼서 줄기차게 강조… "일대일로는 독주곡 아닌 합창곡"]

-중화주의 부활 본격화
투자은행·400억弗펀드 통해 19세기 이전 영광 재현 노려
AIIB 참가 신청 내일 마감… 창립국가 42개국 달할 듯

-주변국들 중화주의 경계
중국과 합의한 항만 개발… 스리랑카, 인도 뜻 따라 중단

 

중국은 26~29일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하이난(海南)성 보아오(博鰲) 포럼에서 육·해상 신(新)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줄기차게 강조했다. 지난 2013년 '일대일로'를 처음 제시했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8일 기조연설에서 "일대일로는 공허한 구호가 아니다"라며 "가시적인 계획이 될 것이며 동참하는 국가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를 통해 "아시아는 운명 공동체를 향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 주석이 '아시아 운명 공동체'를 강조하며 중국의 구체적인 역할(일대일로)을 제시한 것은 아시아 패권, 즉 아시아 일극(一極)을 위한 행동에 돌입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과거 중국이 자신을 천하의 중심(中心)에 놓고 주변국을 다뤘던 '중화(中華)주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하이난성 보아오포럼 행사장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와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빌 게이츠와 함께… -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하이난성 보아오포럼 행사장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와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29일 폐막한 이 행사에는 세계 16개국의 정상을 비롯해 정치인·관료·기업인 등 2700여명이 참석했다. /AP뉴시스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는 2012년 한 인터뷰에서 "중국(中國)은 '중앙 왕국'이란 의미가 있다"며 "중국인의 마음 깊은 곳에는 반(半)식민지로 전락했던 19세기 이전의 세계가 있다"고 말했다. 수천년 동안 동아시아를 주도하며 주변국의 조공(朝貢)을 받았던 기억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일대일로' 구상도 그 뿌리는 과거의 영광에 있다. 중국은 2100년 전 육상 실크로드를 열고 비단·향신료 등의 무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았다. 지금 중국은 낙타가 다녔던 길에 철도와 도로를 깔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신(新)해상 실크로드는 600년 전 명나라 정화(鄭和)의 남해 원정대가 개척했던 남중국해~인도양~아프리카의 바닷길을 다시 장악하는 게 목표다. 일대일로와 중화주의 모두 주변국을 끌어들이려는 대외 팽창적 특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화주의가 총칼을 동원했다면 일대일로는 금융(金融)이 중요한 무기다. 중국이 설립을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400억달러 규모의 신(新)실크로드 펀드 등이 일대일로의 실탄이 될 전망이다. AIIB의 참가 신청 마감일(31일)을 앞두고 호주·러시아·브라질·대만 등이 추가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중국신문망은 이날 "AIIB 창립 회원국이 42개국쯤 될 것"이라고 했다.

일대일로에 군사적 성격이 약한 것은 현재 군사·경제 패권국인 미국 때문이다.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는 "중국 지도부는 미국과 군비 경쟁을 벌이면 반드시 진다는 사실을 안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미국을 앞서는 게 우선이란 뜻이다. 중국이 동·남중국해에서 군사력을 빠르게 확충하고 있지만, 미국과는 아직 전력 차가 크다는 평가다.

일대일로도 결국 태평양 쪽에서 밀고 오는 미국의 힘을 피해 서쪽(육상 실크로드)과 남쪽(해상 실크로드)으로 달려가려는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일대일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중화주의 부활'에 대한 주변국의 우려를 잠재우는 것도 중요하다. 시 주석이 보아오에서 "일대일로는 독주곡이 아니라 합창곡"이라고 말하고 "문명 사이에 우열은 없다(夫物之不齊, 物之情也)"는 의미의 맹자 구절을 인용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그러나 주변국은 '중화주의 부활'에 대한 의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인도양의 해상 실크로드 거점인 스리랑카 콜롬보항에 1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스리랑카 측과 합의했다. 그러나 올해 초 스리랑카에 친(親)인도 성향 정권이 들어서면서 중국의 공사를 일시 중단시켜 버렸다. 중국 팽창을 견제하려는 인도 목소리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一帶一路

일대일로에서 '일대(一帶)'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를, '일로(一路)'는 동남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의미한다. 시진핑 주석이 2013년 9~10월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각각 순방하면서 처음 제시한 '신(新)실크로드 구상'을 말한다.

 

 

‘AIIB 추진’ 시진핑, 내킨 김에 ‘아시아공동운명체’ 구축까지

(이투데이  2015-03-30 10:26)

 

‘일대일로’ 5개 분야 세부 행동계획 공개…인민은행 총재 디플레 경고에 추가 부양책 기대

 

 원본보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발판으로 동아시아경제공동체 구축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29일(현지시간) 나흘간의 일정을 끝으로 폐막한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중국 보아오포럼에서 시 주석은 ‘아시아는 공동 운명체’라고 거듭 강조하며 아시아경제공동체 구축의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

전날 시 주석은 보아오포럼 2015년 연차총회 개막 기조연설에서 “아시아가 공동 운명체를 향해 나아감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한국ㆍ중국ㆍ일본 등 3국이 오는 2020년까지 동아시아경제공동체 건설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연설 이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와 외교부, 상무부 등은 공동으로‘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의 세부계획을 공개했다.지난 2013년 시 주석이 처음으로 제안한 ‘일대일로’ 정책은 중앙아시아ㆍ러시아ㆍ남아시아 등 과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를 현대화된 철도와 항구 그리고 기타 인프라로 다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정책에 대한 세부 계획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당국은 정책ㆍ금융ㆍ무역ㆍ인프라ㆍ문화 등 5개 분야의 구체적인 행동 계획도 공개했다. 이 가운데 무역 분야에서의 각종 제도적 장벽 제거와 통관 절차 간소화 등의 계획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 원활한 무역활동을 위해 자국 기업의 주변국 인프라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자유무역지대, 투자 무역협력대상도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디플레이션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새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29일 보아오포럼에서 저우 총재는 “중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하락하고 있고 이 추세가 디플레이션으로 심화할 것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우 총재의 이 같은 발언에 따라 인민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고자 추가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인민은행은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린 바 있다. 지난 2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1.4% 상승했다. 이는 전월의 0.8%보다 오른 수치이나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구정)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인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