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희토류 국제갈등 확산…팽팽한 맞서기 (연합뉴스 2012/03/13 22:27)

中희토류 국제갈등 확산…팽팽한 맞서기

美ㆍ日ㆍEU, WTO에 수출제한 분쟁중재 공동 요청

中 "환경보호 차원에서 수출관리 정책 편다"

중국의 희토류(稀土類)의 수출 제한을 둘러싼 국제적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은 중국이 세계적으로 희귀자원인 희토류를 '독점'하며 자의적으로 수출을 제한하는 등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분쟁 중재를 요청했다.

이에 중국은 수출제한은 자국 환경보호 등을 위한 당연한 조치로 WTO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반박,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3일 "중국의 희토류와 관련 제품 수출 제한은 국제 무역 규정에 위배되는 것으로 철폐돼야 한다"면서 미국, 일본과 함께 WTO에 분쟁 중재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워싱턴 현지시간으로 13일 중국의 희토류 정책과 관련해 WTO 제소 사실을 밝힐 예정이다.

EU는 이미 한 차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과 관련해 WTO에 제소한 바 있으나 미ㆍ일과 공동으로 제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를 데 휘흐트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WTO가 EU의 첫 제소에서 분명한 중재 판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수출 규제들을 없애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데휘흐트 집행위원은 이에 따라 EU 기업들이 수십억 유로의 피해를 보고 있어 "중국 수출 당국이 우리 기업들에 희토류에 대한 공정한 접근을 보장토록 하는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희토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평면 텔레비전,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컴퓨터, 미사일 등 주로 군사와 기술 분야에 폭넓게 쓰이는 물질로 중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다.

세계 17개 희토류 생산량의 97%를 차지하는 중국은 지난 몇 년간 희토류 수출 한도를 크게 줄였다.

이 때문에 각국 기업은 중국 기업들보다 비싼 가격에 희토류를 살 수밖에 없어 경쟁에서 불이익을 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WTO 규정상 중재 요청이 있을 경우 중국은 60일 안에 미, 일, EU와 협의를 가져야 한다.

여기서 합의가 되지 않으면 제소국은 분쟁패널 설치를 WTO에 요구해 패널의 조사와 결정을 기다리게 된다.

미국의 제소는 미국 기업들의 `피해'라는 이유 외에도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선거운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을 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EU는 중국과의 교역액이 급증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가 신발에서 철강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업체들에 보조금을 주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또 EU가 올해부터 EU 역내를 드나드는 모든 항공기에 이른바 `탄소세'를 부과하자 이에 중국은 보복조치를 취하는 등 양측 간에 긴장이 팽팽한 상태다.

중국은 올해 수출 쿼터로 지난해와 비슷한 3만t을 책정했지만, 수출업자들은 지난해에도 쿼터의 절반 밖에 채우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것은 국제 가격을 높여 외국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중국으로 이전하게 하려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이 주요 교역 파트너들의 비판이다.

그러나 중국은 국내 수요를 맞추고 지나친 채취로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막으려면 수출 물량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지난 13일 정례브리핑에서 "희토류는 재생 불가능한 자원으로 개발과정에서 환경에 영향을 끼친다"며 "그런 탓에 중국은 환경보호 목적과 지속가능한 발전 도모 차원에서 수출관리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류 대변인은 이어 "그런 중국의 정책은 WTO 규정에 들어맞는다"면서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은 전 세계의 36.4%에 불과하면서도 수출 점유율은 90% 이상인데 이런 상황은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희토류 관리 정책을 취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며 "다른 희토류 매장국들도 개발노력을 기울여 중국과 함께 희토류 공급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