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폭언땐 전화 끊어라" 대기업 파격실험
현대카드, 과잉친절 추방운동 '악성고객에도 친절' 강요 않자 상담원 이직률 절반으로 뚝
포스코에너지 임원의 항공기 여승무원 폭행 사건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던 지난 20일,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이 자기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손님이라고 (무조건) 친절하게 대하니 착각을 심하게 한다. 얼마 전 현카(현대카드) 시설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어 '문 닫아도 좋으니 단호하게 대하라' 했다."
사정을 알아보니 이런 사건이 있었다. 올 초 현대카드가 연회비 60만원 이상 VIP카드 회원들을 위해 운영하는 서울 청담동의 한 멤버십 레스토랑에서 고객이 종업원에게 행패를 부렸다. 단 2명이 와서 10인용 넓은 자리를 달라고 떼를 쓰다 직원이 곤란하다고 하자 고함을 지르고 급기야 폭력을 행사한 것. 현대카드 측은 즉각 경찰에 신고했고, 해당 고객은 입건돼 사법처리 단계로 넘겨졌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몰지각한 고객의 민원보다 직원 보호가 앞서야 하고, 악성 고객 때문에 선의의 고객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판단했기에 단호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의 이런 대응은 작년부터 무조건 고객 비위를 맞추는 '과잉 친절 문화'를 추방하자는 색다른 실험을 해온 데 힘입은 바 컸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2월부터 전화 상담원에게 성희롱이나 폭언을 하는 고객에게 2차례 경고한 후 그치지 않으면 상담원이 먼저 전화를 끊으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러자 2011년 13.3%에 달했던 상담원 이직률이 지난해 6.5%로 줄었다. 폭언과 성희롱을 일삼는 고객이 1시간 이상씩 전화통을 붙들고 있는 일도 줄어, 월평균 총 상담 시간이 582시간 단축됐다. 이는 상담원 6명의 1개월치 상담 시간에 해당한다.
현대카드는 전문 카피라이터 출신을 채용해 상담원들의 과잉 존대 어법도 대폭 뜯어고쳤다. 예를 들어 "이자가 나가십니다"는 "이자가 부과됩니다" "인출되실 예정이시며"는 "인출될 예정이며" "신용도에 영향은 있으세요"는 "신용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로 각각 고쳤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고객을 받든다면서 어법에 맞지도 않는 말을 남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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