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첫 회의서 한말이…
靑 첫 수석비서관회의 첫발 뗐지만…朴 "정말 걱정스럽다"
안보실장 없고 `장관급` 경호실장은 차관급으로 참석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공석`, 장관급 경호실장은 `차관급 경호처장` 자격….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가 정부조직법 처리 문제에 발목이 잡혀 결원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급기야 새 정부에서 장관급으로 격상된 청와대 경호실장조차 지난 정부의 청와대 직제인 차관급 경호처장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 취임 사흘째인 27일 오전 청와대 집현실에서 열린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박 대통령 왼쪽엔 이정현 정무수석이 배석했지만 오른쪽 첫 자리는 빈 의자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바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장관급) 내정자가 착석해야 할 자리지만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정부조직법 개편안 때문에 회의 참석이 불가능했다.
정부조직법 개편안은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 부처와 함께 제1장 총칙에서 국가안보실(15조), 대통령경호실(16조)을 규정하고 있다. 국가안보실과 실장을 장관급 조직으로 신설하고 대통령 경호실은 기존 청와대 경호처에서 장관급 경호실장 조직으로 확대 개편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개편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현행 정부조직법상 국가안보실장은 존재하지 않는 직제인 셈이다.
박근혜 정부의 안보 컨트롤타워를 총괄하는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이날 수석회의에 아예 참가할 수 없는 `그림자` 실장에 불과했다.
장관급 예우를 받는 박흥렬 경호실장도 원칙적으로는 이날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할 수 없었다. 정부조직법이 통과가 안 된 만큼 경호실장이라는 직제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고민 끝에 이날 박 실장을 사실상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직제인 차관급 경호처장 자격으로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여시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안보가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안보 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셔야 할 분이 첫 수석회의에도 참석을 못했다. 정말 걱정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라는 게 다 국민을 위한 건데 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아쉬워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한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도 지금 통과가 안 되고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국회에서 통과시켜 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앞으로 매주 한 차례씩 정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해 국정 현안을 챙기기로 결정했다. 이와 별도로 비서실장이 여는 수석회의도 매주 두 차례씩 열어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점검하고 새 정부 국정과제 추진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당장 이날 박 대통령이 회의에서 지시한 물가 부담 등 민생 현안에 대해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별도 현안 보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청와대가 첫 수석비서관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가동에 들어갔지만 새 정부 첫 국무회의는 다음주 개최 여부조차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다음주 화요일에도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첫 국무회의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조직법 처리 장기화에 따른 국정 운영 차질을 염려했다. 윤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처음 주재하는 국무회의가 세종시에서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마친 박 대통령은 오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朴, 수석비서관회의 첫마디 `물가안정`
"공공·민간 경쟁하듯 물가 올리면 서민은…"
"MB때 눌렀던 물가 상승폭 클것"
28일 긴급 물가차관회의 열기로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물가안정`을 새 정부가 역점을 기울일 첫 과제로 들고 나왔다. 정부조직법 개편, 장관 청문회 지연 등에 따른 국정 공백 때문에 나라 경제에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 `물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틀간 축하행사와 외교사절단 접견을 한 데 이어 내치(內治)에 대해서는 첫 언급이 `물가`였다. 국내에서는 민생현안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회의 모두발언에서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가격 인상으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 서민층의 부담감이 더욱 가중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서민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가격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고 부당편승 인상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등 관계 당국이 물가안정을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덧붙였다.
`물가` 발언이 먼저 나온 것은 국정공백 최소화라는 현안에서 최우선 과제가 물가이기 때문이다. 전 정권에 비해 물가상승폭이 큰 데다 기존 대책들도 국정공백으로 지연될 우려가 제기돼 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국회에서 표류하면서 국정공백이 발생한 데 대한 염려에서 나온 것"이라며 "국정공백으로 인해 물가가 치솟는 등 민생 현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주의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날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경제수석실이 맡을 물가안정 과제에 대한 토론 외에도 각 수석들이 돌아가며 국정공백기에 발생할 수 있는 민생 현안 점검에 대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이날 꼭 챙겨야 할 정책사안, 또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사안, 혹은 조속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사안을 발제하라고 해서 토론했다"면서 "수석회의 이후 수석실별로 각 부처에 과제가 내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물가 상승은 서민 차원에서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최근에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등 인상 요인이 누적됐던 가공식품 가격과 공공요금 등이 한꺼번에 인상되는 경향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 말대로 정권교체기를 틈타 지난달부터 도시가스, 전기ㆍ교통 등 공공요금이 잇달아 올랐다. 지난달 전기요금은 평균 4%, 광역상수도요금은 평균 4.9% 오른 데 이어 이달에는 도시가스요금도 평균 4.4% 인상됐다. 다음달부터는 전국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요금도 각각 5.8%, 4.3% 인상될 예정이다. 실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식품값 인상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12월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소주 가격이 8% 이상 오른 것을 시작으로 간장과 고추장 등 장류도 7~8% 올랐다.
이달에는 신세계백화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김치 품목인 3.7㎏ 종가집 포기김치값이 2만6500원에서 2만8500원으로 8.8% 오르기도 했다. 특히 밀가루값(8~9%) 인상은 과자와 라면값 인상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식품업체들은 원재료값 인상 등으로 그동안 자제해온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단체들은 일부 식품은 원재료값 인상폭보다 더 가격을 올렸다고 지적하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식품가격 인상은 정신없을 정도"라며 "이명박 정권에서 물가를 너무 억눌렀기 때문에 반작용으로 급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가 인상에 대한 여론이 들끓자 농림수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는 지난 21일 뒤늦게 롯데, CJ, 농심, 풀무원 등 주요 식품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식품값 인상 자제를 당부했다. 기획재정부, 농림부, 지경부, 공정위, 행안부, 방통위, 중기청 등은 관계기관 합동으로 유통구조개선 TF를 구성해 물가상승의 근본원인인 유통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원래 상반기 안에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목표했지만 5월 안에 1차적 성과를 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28일 긴급 물가관계 차관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ㆍ금융연구원ㆍ조세연구원ㆍ국제금융센터가 공동으로 발간한 거시금융안정보고서는 "소비자물가는 2013년 1월까지 1%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기상악화에 따른 농산물가격 상승과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원료비 인상으로 식품 및 공공요금 중심 상승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특히 2012년 낮은 물가상승률로 인한 역기저효과가 2013년 3월부터 나타나면서 2분기 이후 물가상승률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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