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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신종플루 바이러스 (멕시코발 돼지독감)

SI 얼마나 위험하기에(매일경졔 2009.04.29)

SI 얼마나 위험하기에…
전문가들 과잉공포 경계

◆국내서도 SI추정환자◆

돼지 인플루엔자(SI)의 발병 국가가 하나둘 늘어가면서 이에 따른 공포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유행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면서도 "SI가 다른 인플루엔자에 비해 특히 위험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인플루엔자의 위력을 가늠하는 양대 척도는 전파 속도와 증상 자체의 위중 정도(중증도)다. 이번에 발생한 SI의 경우 신종 바이러스가 원인이 됐다. 그동안 사람에게 노출되지 않은 만큼 사람과 사람 간 전염력이 강한 것으로 관측되며 실제로 빠른 전파 속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증도와 관련해서는 양면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초 발병 지역인 멕시코에선 100명 넘게 사망해 사망률이 6%에 이른 반면, 다른 나라에선 사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2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한 미국에선 지금까지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한 명밖에 없었다. 멕시코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선 상대적으로 열악한 보건의료 수준과 초기 대응 실패가 1차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와 함께 사망 원인이 SI인지조차 불투명하다는 견해가 많이 나온다.

이환종 서울대병원 소아과 교수는 "제대로 된 역학조사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사망 원인을 SI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북반구에 인플루엔자가 만연할 시기며 일반 인플루엔자를 잘못 치료해 대거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플루엔자의 중증도는 바이러스 성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 교수는 "완전히 새로운 유형(H1N1)의 바이러스 출현으로 촉발된 1918년 스페인 독감은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반면 기존 바이러스에서 유전자 일부가 변형됐던 1957년 아시아 독감 및 1968년 홍콩 독감은 파괴력이 훨씬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만약 SI의 중증도가 미국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수준이라면 이에 대해 공포 반응을 보일 이유는 없다.

오히려 SI 위험성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1976년 미국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1976년 뉴저지주에 위치한 군부대 내에서 SI가 발생해 100~200명이 감염됐다. 당시 미국 정부는 1억5000만명분의 SI백신을 긴급 제조해 약 4500만명의 미국민이 이 백신을 맞았다. SI는 자연소멸한 반면, 하반신 마비 등 백신 접종 부작용 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미국 사회가 큰 홍역을 치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