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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부 동 산

재테크 트렌드 큰 변화…인구줄어 부동산 인기 시들 (매일경제 2009.05.11)

연금ㆍ평생펀드 관심 높아져

◆ 經世濟民의 틀이 바뀐다 ⑥ ◆

과거 부자들은 대부분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다.

매일경제신문이 2008년 초 자산 50억원 이상 자산가 7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꼴로 부동산 투자 덕분에 부자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경제위기와 인구 통계 전망치를 감안하면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과거 신규 주택을 구입하거나 중대형 아파트로 옮겨 타는 과정에서 집값을 견인해왔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은퇴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규 주택을 구입하거나 중대형 아파트를 구입하는 30~55세 인구 비중 변화와 주택가격지수 상승률을 비교하면 최근 20년 새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에 따라 2011년 30~55세 인구가 줄어들면 전체 부동산 가격도 점차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방 아파트를 중심으로 미분양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2011년은 재테크가 부동산 중심에서 벗어나는 대격변기를 예고하고 있다. 물론 부동산시장에도 틈새시장이 있다. 고령화 시대와 맞물려 아파트보다는 노인들이 머물기에 아늑한 고급 빌라나 타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 인구 감소 때문에 외곽 신도시보다는 접근성이 뛰어난 도심 재개발이, 1인 가구 증대에 따라 도심 상가나 오피스텔이 각각 주목 받게 된다.

하지만 추세적으로 볼 때 부동산의 빈자리는 금융상품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침체되면 주식과 채권투자 수익률이 마냥 좋을 수 없지만 딱히 눈을 돌릴 데가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을 대신해 투자상품으로 활용할 만하다.

노인 증가에 따라 투자 방식도 바뀐다. 주식이나 채권에 대한 공격적인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를 선호하게 된다. 정보력이 뛰어난 자산설계사에게 돈을 맡겨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전략이다.

투자기간은 길어져 평생 펀드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연령별 맞춤형 펀드인 라이프 사이클 펀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스템에 따라 초창기에는 고수익 상품에, 노년기에는 보수적이면서 유동성이 높은 투자 대상을 찾아 알아서 투자한다. 1~3년마다 만기가 도래해 펀드를 갈아타는 번거러움을 덜 수 있다. 이 밖에 배당주 펀드나 인플레이션 연동채권도 장기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예금보다는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위한 연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필수로 가입하는 국민연금을 배제하더라도 개인연금이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장기 보험상품이 꾸준히 인기를 끌게 된다.

주택담보대출에도 역발상이 적용될 수 있다. 역모기지론이 그런 것이다. 상당수 전문가가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는 형태에서 이제는 집을 파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 게 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노인 부양 부담이 큰 상황에서 역모기지론은 노후 소득에서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정은숙 신한은행 방배지점 PB팀장은 "인구 변화를 고려한다면 현재 자산 중 70%에 달하는 부동산 비중을 앞으로 50%까지 낮출 필요가 있다"며 "이를 대신해 개인연금이나 보험 등 장기 금융상품이 각광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별기획팀=이진우 차장(팀장) / 김태근 기자 / 박만원 기자 / 한예경 기자 / 박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