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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치/법

<美서 협박받는 판검사 늘어> (연합뉴스 2009.05.25)

<美서 협박받는 판검사 늘어>
미국 애리조나주(州) 지방법원의 존 롤 판사는 지난 2월 불법 이민자들이 목장 주인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받아들였다가 수백 건의 협박을 받았다.

이 가운데는 그의 가족을 몰살하겠다는 내용까지 있었다.

보안관 데이비드 곤잘레스는 롤 판사에 대한 협박 글이 오른 웹사이트에 그의 집 주소까지 명기된 것을 보고 롤 판사와 가족을 한 달 동안 24시간 경호했다.

오하이오주의 마이클 시코네티 판사도 조세사건 피고인으로부터 그의 집을 폭파시켜버리겠다는 협박을 받고는 가족과 함께 일주일 동안 집을 떠나 지인들의 집에서 신세를 져야 했다.

이 일을 계기로 시코네티 판사는 자택에 무인경비시스템을 설치했으며 만일에 대비해 법정에 있을 때에도 스턴총을 곁에 두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재판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판.검사들에게 협박을 가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미 연방법원보안국에 따르면 지난 6년 동안 연방법원 관계자들에 대한 협박은 592건에서 1천278건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극단적인 경우 판검사들이 직접적인 폭행을 당하기도 해 지난 2005년 시카고에서는 조앤 레프코우 판사의 남편과 어머니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사건 11일 뒤에는 애틀랜타주에서 강간 용의자가 판사를 살해했다.

지난 3월에는 캘리포니아주 법정에서 살인 용의자가 판사를 공격하다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으며 지난해 뉴욕에서는 피고인이 연방검사에게 면도날을 휘두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24시간 경호를 받아야 하는 판검사의 수는 수백명에 달한다고 연방법원보안국은 밝혔다.

연방법원보안국은 대부분의 연방판사들의 집에 무인경비시스템을 설치했으며 이들의 사진과 주소 등이 웹사이트에 오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미 연방사법회의도 안전 지침을 담은 `프로젝트 365'라는 이름의 DVD를 각급 법원에 배부할 예정이다.

DVD 제작에 참여한 헨리 허드슨 판사는 "최근 판사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신변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도 "안전에 대한 우려가 공정한 판결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