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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뉴스/정이 있는 삶 안타까운 이야기

<`한지붕 5가족`‥다세대 제비집 화제> (연합뉴스 2009.05.28)

<'한지붕 5가족'‥다세대 제비집 화제>

다세대 둥지에 사는 제비가족
충북 보은군 탄부면 임한리의 한 주유소 건물에 나란히 둥지를 튼 5쌍의 제비부부 중 2쌍이 둥지 옆 전깃줄에 앉아있다.

충북 보은의 한 주유소 건물에 5쌍의 제비가 나란히 둥지를 틀어 화제다.

다세대 제비집이 지어진 곳은 보은군 탄부면 임한리 세일주유소의 1층짜리 콘크리트 건물 처마 밑.

이 곳에는 지난 4월 8~18일 5쌍의 제비 부부가 날아들어 보금자리를 꾸몄다.

가장 먼저 살림을 차린 부부가 지난달 28일 5마리의 새끼를 부화한 뒤 2세 탄생이 잇따라 현재 둥지 3곳에서 15마리의 새끼 제비가 자라고 있다.

이 곳에는 5년 전 제비 1쌍이 처음 둥지를 튼 뒤 해마다 찾아오는 제비식구가 늘고 있다.

일부 부지런한 '입주자'들이 매년 새로 둥지를 지으면서 현재 처마 밑에 매달린 제비집이 7채에 달하고 2채는 건축 중이다.

길조인 제비 출현을 첫해부터 반겼던 주유소 주인 박춘식(61) 씨는 매일 아침 둥지 아래 떨어진 배설물을 치워주는 등 정성껏 제비를 돌보고 있다.

박 씨는 "주유소 맞은 편에는 전국에서 가장 넓은 155㏊의 친환경 쌀 생산단지와 6㏊의 청보리밭 등이 조성돼 있어 사냥터가 넓고 먹잇감도 풍부한 편"이라며 "올해 많은 새끼가 태어나 내년에는 제비가족이 지금보다 훨씬 불어날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그는 또 "동튼 뒤 날이 저물 때까지 새끼를 위해 쉼 없이 먹이를 물어 나르는 제비의 모습에서 지극한 모성애를 느낀다"며 "이웃 주민과 주유소 손님들도 부지런한 제비들을 보며 즐거워한다"고 덧붙였다.

"여러 해 제비 가족과 동거하면서 자연스럽게 습성과 생태 등을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그는 "올해 가장 먼저 날아들어 4월 말 새끼를 부화한 부부는 오는 7~8월께 새둥지를 짓고 한 차례 더 번식한 뒤 다른 제비보다 늦은 11월 초 동남아시아로 날아갈 것"이라고 전문가 같은 전망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