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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뉴스/세계가 놀란 한국

차세대 2차전지 新성장동력 급부상 (매일경제 2009.06.10)

전지입국 한국…차세대 2차전지 新성장동력 급부상
日보다 늦었지만 신기술로 승부수

차세대 2차전지인 리튬폴리머전지가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을 앞장서 개척하고 있는 기업은 LG화학삼성SDI다. LG화학은 10일 충북 오창에 세계 최초로 전기자동차용 중대형 리튬폴리머전지 공장을 착공했다. 2013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배터리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LG화학은 GM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후발주자인 삼성SDI도 세계적 자동차 전장부품회사인 독일 보쉬와 손잡고 지난해 합작사인 SB리모티브를 설립한 뒤 하이브리드카(HEV)용 2차전지 양산을 준비 중이다. 삼성SDI는 미국 애플이 만드는 노트북PC `맥북에어`에 리튬폴리머전지를 대량 공급하기로 계약도 맺었다.

차세대 2차전지 시장이 다시 주목받는 것은 각국 정부의 친환경 산업정책이 본격화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15년이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연간 1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에 따르면 전 세계 2차전지 시장은 연평균 6% 성장해 지난해 276억달러에서 2012년 352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강희일 정보통신연구진흥원 팀장은 "IT 융복합화, 자동차용 시장 확대, 에너지 저장기술 개발 경쟁 등 최근 트렌드는 2차전지가 한국 산업의 새로운 희망으로 부상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용 배터리뿐 아니라 일반 IT기기에도 리튬폴리머전지 탑재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올해 노트북컴퓨터용(넷북, 울트라모바일PC 등 포함) 2차전지 수요는 연간 13억5000만개로 휴대폰용 수요(12억5000만개)를 앞지를 전망이다.

강 팀장은 "노트북은 2차전지의 가장 큰 수요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에는 노트북용 수요가 전체 2차전지의 24~25%를 차지했으나 40%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앞으로 2차전지 산업에서 주도권을 쥘 가능성에 대해선 긍정적인 견해가 많다.

과거 반도체나 LCD산업에서 그랬던 것처럼 한국은 장치산업에 강하다. 초기 진입은 다소 늦더라도 특유의 기술력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

실제로 2차전지 시장에서도 한국 업체의 경쟁력이 최근 들어 크게 향상되고 있다는 평가다. `절대 강자`로 불렸던 산요 등 일본 업체 점유율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현재 국가별 시장점유율은 일본 50%, 한국 24%, 중국ㆍ대만ㆍ프랑스 등을 합해 26% 등으로 `1강 1중 3약` 구도가 형성돼 있다.

특히 2차전지 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던 산요는 2005년부터 3년간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파나소닉에 합병됐다. 산요의 입지 약화는 한국 업체들엔 호기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2차전지 업계가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점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산업 특성상 긍정적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산업이 진짜 먹을거리가 되려면 부품소재 부문도 키워야 한다"며 "취약한 원천기술이라는 문제도 여전히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