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움직이는 사무실` 시대 | |||||||||
SDSㆍ증권직원에 `모바일데스크` 보급 스마트폰 이용해 어디서든 업무 OK | |||||||||
여자친구와 주말 데이트를 즐기던 삼성SDS 김 모 대리(30). 전날 밤 마무리한 소프트웨어 테스트가 마음에 걸려 스마트폰을 꺼냈다. 회사 인트라넷(내부 전산시스템)에 접속했더니 시스템상 작은 오류가 발견됐다. 즉시 스마트폰으로 사내 메신저에 들어가 당직 근무자를 확인한 뒤 시스템 점검을 부탁했다. 팀장에게는 이메일로 간단히 보고를 해뒀다. 1시간 뒤 스마트폰이 울리더니 문제가 해결됐다는 당직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날 저녁 메일 보관함을 열었더니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다음주 업무에 큰 차질이 있었을 것"이라며 "수고했다"는 팀장의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삼성이 `움직이는 사무실` 시대를 앞당긴다. 삼성SDS는 지난달 말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데스크`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공급했다. 모바일 데스크란 삼성그룹 인트라넷인 `마이 싱글(mySingle)`을 스마트폰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월 삼성SDS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수시로 업무를 처리하자는 차원에서 개발했다. 지금까지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삼성전자 주요 임원, 삼성SDS의 팀장급 이상만 시범적으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삼성SDS는 `모바일 데스크`가 안정성이나 활용도에서 검증을 마쳤다고 판단하고 일반 직원들에게 보급을 시작했다. 삼성SDS는 직원들이 T옴니아, 미라지 등 삼성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모바일 데스크를 사용하는 데 드는 데이터 이용요금은 회사에서 지원해 주기로 했다. 이를 통해 총 2800여 명이 `움직이는 사무실`을 갖게 됐다. 삼성증권도 업무상 필요한 직원들에게 모바일 데스크를 탑재한 미라지폰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갖는 상징성은 작지 않다. 물론 프로그램 개발 주체인 삼성SDS가 일반 직원들에게 먼저 보급을 시작한 것이지만 향후 삼성그룹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마이싱글은 삼성그룹 전 계열사를 통틀어 20만여 명의 직원이 사용하는 국내 최대 규모 인트라넷이다. `모바일 데스크`를 통해 장소의 제약이 사라지면 삼성이 강조하고 있는 `현장 경영`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미 IBM이나 브리티시텔레콤(BT)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비슷한 프로그램을 광범위하게 도입해 재택 근무를 늘리고 있다. 회사로서는 비용절감 효과가 있고 직원들은 스스로 생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보안 문제도 이미 검증을 마쳤다. 삼성SDS 관계자는 "통신사를 경유만 할 뿐 정보 서버는 회사가 관리하기 때문에 기밀 유출 염려가 없다"며 "인트라넷 접속시 반드시 암호 로그인도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데스크가 일반 직원들에게까지 확산되면 최근 실시한 자율출근제 정착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데스크가 삼성전자에 적용되면 이동할 때나 집에서도 간단한 업무나 보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 제약을 덜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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