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검찰 강압수사 공방 (뉴시스 2009.10.29)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검찰 강압수사 공방

2009년 10월 29일 (목) 22:14

전국적 관심이 쏠리고 있는 '순천청산가리 살인사건'의 3번째 공판이 29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 가운데 검찰의 강압수사에 대한 진실 공방이 이어졌다.

또 검찰은 지난 15일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변호인이 주장한 청산가리의 유독성 여부에 대해 반박했다.

이날 공판에서 존속살해와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59)와 A씨의 딸 B씨(26)의 변호인들은 각각 검찰이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B씨의 두자매에 대해 강압수사를 펼쳤다고 주장했다.

B씨의 두자매들은 변호인 측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들도 이웃주민 C씨에게 성추행당한바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같은 주장에 대해 검찰이 받아들이지 않고 되레 '수갑을 채우겠다, 교소도 보내겠다'말로 강압한 바 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2회의 증거조사 과정에서 자매들의 진술에 대한 영상녹화 자료가 있다"며 재판부에 당장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변호인들이 검찰이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제출하지 않았다며 검증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 재판부의 인정을 받았다.

재판부는 "우선 증인의 증언을 끝까지 듣고 필요하면 다음기회에 검찰이 확인을 요청한 영상녹화자료 검증하는 것이 좋겠다"며 변호인 방어권을 인정했다.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이웃주민 C씨는 B씨에 대한 성추행및 성폭행 사실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이 과정에서 변호인은 B씨가 그려놓은 C씨의 집 구조를 증거로 제시하며, B씨가 자신의 집에 온적이 한번도 없다고 진술한 C씨의 말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6시간동안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B씨의 언니들이 C씨의 과거 행적에 대해 진술하려는 순간 B씨가 고성과 함께 말하지 말라고 소리치자 재판부는 B씨를 일시퇴장시킨 뒤 진술을 청취하기도 했다.

검찰은 앞선 두 번째 공판에서 변호인들이 청산가리의 유독성은 공기 중에 수년간 노출되면 사라지기 때문에 10년 이상 보관한 청산가리의 유독성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검찰은 관련 분야 대학교수의 분석결과를 제시하며 청산가리를 오래 놔둔다고 해서 유독성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청산가리의 유독성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하겠다는 변호인이나 대학의 분석을 들고 나온 검찰의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다음공판은 11월13일 오전 10시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다.

한편 A씨 부녀는 지난 7월초 둘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가 탄로 나면서 갈등을 빚어온 A씨의 아내 최모씨(59.여)를 살해하기로 결심한 뒤 지난 7월초 청산가리를 탄 막걸리를 최씨에게 전달, 최씨를 비롯해 4명의 사상자를 유발한 혐의로 지난달 14일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