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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뉴스/세기의 사건사고

아이티 강진… 한인 7명 연락두절 (한국일보 2010.01)

아이티 강진… 한인 7명 연락두절

수천명 사망·매몰 추정… 통신 끊겨 피해집계 안돼

중남미 최빈국 아이티에서 12일 오후 4시 53분(현지시간)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 수많은 가옥은 물론 대통령궁을 비롯해 유엔 평화유지군사령부, 병원 등 주요시설까지 대부분 붕괴됐다.

사망자는 수천명에 이르고 수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으나 지진 피해로 통신마저 두절돼 13일 새벽까지 대체적인 피해집계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지진으로 한국인 피해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13일 오후 5시 현재(한국시간) 수도 포르트프랭스에서 붕괴된 호텔에 투숙했던 한국인 사업가 일행 4명과 교민 3명이 연락두절 상황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교민과 현지 체류자를 포함, 70명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소재를 확인한 결과 7명과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봉제업체 대표인 강모씨를 비롯한 4명은 12일 오전 아이티에 입국, 붕괴된 카리브 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모씨 등 현지 교민 3명의 행방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아이티에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된 이선희 소령과 나머지 교민 등 63명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현지에 영사 등 대응인력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 알랭 주아양데 협력담당 국무장관은 1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포르토프랭스의 몬타나 호텔이 붕괴돼 200여명이 실종됐다고 말했다.

피해 규모와 관련, AP 통신은 포르토프랭스에 거주하는 가톨릭 빈민구호단체 직원이 통신두절 전에 미국의 친지에게 "수천명이 사망한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고 전했고 AFP 통신은 "수백 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현지 의사의 말을 보도했다.

이것이 13일 새벽까지 희생자 수와 관련된 보도의 전부이고 통신이 두절되고 밤이 깊어지면서 피해 상황 집계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에 따르면 포르토프랭스 도심 슈퍼마켓에서 약탈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등 지진 이후 상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규모 7.0의 지진이 포르토프랭스에서 서쪽으로 15㎞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으며, 몇 분 뒤 규모 5.9, 5.5의 강한 여진이 수차례 이어졌다고 밝혔다.

USGS 관계자는 1770년 이후 아이티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지진이라고 말했다. 주멕시코 아이티 대사관은 대통령궁의 붕괴에도 르네 프레발 대통령과 부인은 무사히 대피했다고 밝혔다.

아이티 인구는 대략 900만명이고 면적은 2만7,750㎢로 남한의 3분1에 못 미친다. 오랜 정정불안으로 현재 20개국 7,000여명으로 구성된 유엔 평화유지군이 주둔하며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